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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rria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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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56355
    작성자 : 열파참치
    추천 : 3
    조회수 : 1186
    IP : 182.208.***.146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08/21 19:38:24
    http://todayhumor.com/?panic_56355 모바일
    (자작소설) 뱀
    엎드려 자는 호수의 머리 위로 분필이 날아왔다. 따악 하는 소리가 교실에 퍼지자 모두들 자지러지게 웃음을 터뜨렸다. 호수는 벌떡 일어나 놀란 눈으로 두리번거렸다. 그러한 호수의 모습을 보고 같은 반 아이들은 더 신나게 웃어 대었다.
    “수능이 한 달 남았다. 이 한심한 자식아.”
    호수에게 분필을 던진 남자는 그에게 뚜벅뚜벅 걸어 왔다. 남자는 호수의 머리를 강타하고 두 조각 나버린 분필을 주워들었다. 그리고 다시 한 조각을 호수의 머리에 던졌다.
    “뭘, 멍하니 있어, 빨리 앉아서 공부나 해.”
    호수를 제외한 반 모두가 웃음이 터졌다. 분필을 던진 김 선생마저도 웃고 있었다. 갑자기 선생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반 아이들의 얼굴도 일그러지며 구불구불하게 뒤틀렸다. 눈에는 안개가 낀 듯 멍해지며 웃음소리도 메아리치면서 호수의 머릿속을 흔들어 놓았다. 일그러진 웃는 얼굴들 속에서 이빨이 돋아났다. 그들의 웃음소리에도 가시가 돋아난 건지 귀속으로 파고들며 귀를 찢어 놓았다. 피가 날것만 같았다.
    호수는 다시 벌떡 일어났다. 이불까지 땀에 젖어 있었다. 아직도 머리가 조금 어질 거렸다.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나오려 했지만 몸이 마음대로 되지 않고 이윽고 굴러 떨어졌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면서 혈액을 날뛰게 했다. 호수는 비틀대며 일어나 침대 옆 책상에 쓰러지듯 앉았다. 호수는 심호흡을 내쉬었지만 호흡은 마라톤을 전력질주를 한 것 마냥 거칠고 불규칙하게 나왔다. 그는 책상 밑에 손을 넣어 열쇠를 꺼냈다. 책상서랍의 열쇠였다. 검붉은 줄들이 호수의 손목에 그어져 있었다. 커터 칼을 꺼내 줄 위에 선명한 붉은 줄을 만들었다. 피가 손목을 타고 흘렀다. 호수는 칼을 집어 놓고 수면제를 한통 꺼냈다. 한 번에 한 알만 복용 하라는 경고문구가 커다랗고 붉은 글씨로 쓰여 있었지만 호수는 세알을 꺼내 입에 넣었다. 물을 마시고 싶었다. 문을 열고 주방의 냉장고로 향했다.
    호수의 눈을 깨운 것은 문 넘어 서도 선명하게 들리는 알람소리였다. 눈을 떠보니 생수 페트병을 손에 잡은 채로 쓰러져 있었다. 페트병에서 흘러나온 물이 호수의 머리를 적시고 있었다. 호수는 손목에서 흘러나온 피가 물과 섞여 비릿한 냄새를 풍겼다. 토할 것만 같았다.
    날씨가 쌀쌀했다. 호수는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신입생 환영회가 오늘 이었다. 드디어 2학년이 되고 후배들이 생긴다. 처음으로 생길 후배들을 생각하니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메식 거리던 속도 낳아지는 듯 했다. 전공 강의실을 빌렸다. 구석에는 소주와 맥주 막걸리들을 잔뜩 쌓아 놓았다. 안주로 치킨을 40마리 시켜놓고 각종 과자들과 음료수들도 준비해 놓았다. 신입생들은 아직 강당에서 설명회를 듣고 있는 듯 했다.
    “왔냐?”
    “응.”
    과대표인 승욱이가 먼저 호수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말하려다 이내 고개를 저었다.
    “재밌게 놀자 임마.”
    신입생 환영회는 꽤 재미있었다. 후배들도 호수와 승욱을 비롯한 선배들에게 핸드폰 번호를 등록 했다. 호수는 취해서 비틀 거리며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벽 너머로 술기운이 담긴 왁자지껄한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호수는 칸막이 화장실로 들어가서 자신의 번호에 등록된 남자후배들의 번호를 전부 지웠다. 호수가 술자리로 돌아가려 할 때 여자 화장실에서 한여자가 나왔다. 규희라는 신입생이었다.
    “호수 오빠 맞죠?”
    규희가 취해서인지 자신이 취해서인지 규희의 양쪽 뺨이 발그레해 보였다. 화장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머리가 어지러웠다. 자신이 술에 취한건 확실했다. 그리고 어지러운 것은 싫었다.
    “어, 이름 알고 있네. 술 많이 마셨는데 괜찮아?”
    규희는 미소를 지으며 괜찮은 듯 웃었다. 뺨의 정확히 발그레한 부분에 보조개가 찍혔다. “너 많이 취한 것 같은데?”
    “오빠가 더 많이 취해 보여요.”
    시야가 어지러운 와중에도 그녀의 보조개가 정확하게 보였다. 어느새 호수는 그녀와 같이 비틀 거리고 있었다. 취하기도 했을 뿐더러 눈 때문에 빙판길이 되어 걷기가 쉽지 않았다. 호수가 술 좀 깰겸 근처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이라도 사가자고 한 것이다. 그래도 차가운 밤공기 덕분에 술이 많이 깨는 느낌 이었다. 하지만 규희는 아닌 것 같았다. 그녀는 다시 한 번 비틀거리며 넘어졌다. 호수가 그녀를 잡았지만 이내 같이 넘어지고 말았다. 넘어지고 웃는 규희의 뺨에 다시 보조개가 파였다. 호수와 규희가 아이스크림들을 사왔을 때는 벌써 온갖 술게임들을 하는 중이었다. 남녀가 같이 걸리면 좋아라 하며 난감한 벌칙들을 주었다. 호수와 규희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술에 취한 몇몇 신입생들이 둘을 보며 환호성을 질러 대었다. 아이스크림 때문은 아닌 것 같았다. 신입생중 하나가 리듬을 타면서 말했다.
    “아, 분위기~분위기~분위기~.”
    그러자 모두가 술에 취한채로 둘을 보며 ‘분위기’라는 말에 은근한 리듬을 넣어가며 합창했다. 호수는 얼어붙은 채로 가만히 있었다. 규희는 반쯤 녹은 아이스크림을 입에 문체로 아직 조금 취한 얼굴이었다. 신입생중 하나가 말을 멈추었다. 이윽고 하나둘씩 멈추기 시작했다. 술에 취했지만 정말 분위기를 느꼈다. 그 둘을 보고 ‘분위기’라며 열광했던 사람들은 신입생들 뿐 이었다. 과대표인 승욱이가 적막이 너무 오래가기 전에 말을 꺼냈다.
    “아 이제 우리 너무 취했으니까 술 좀 깨야지 아까는 어색해서 자기소개 제대로 못했지 한명씩 재미있게 다시 해보자.”
    동그랗게 둘러앉은 그들은 대표인 승욱이 부터 시작해 다시 소개를 했다. 호수의 차례가 되었다.
    “잘 부탁해, o학번 이호수야.”
    앞의 사람들은 ‘여자 친구를 사귀고 싶다거나 농담을 섞어 가며 재밌게 했던 모습과 달리 호수는 바로 한마디만 하고 자리에 앉아 버렸다. 승욱이 호수를 쳐다보았다. 호수도 승욱을 보다 이내 딴청을 피우기 시작했다. 어쨌든 다음 자리에 앉은 신입생이 일어나 소개를 했다.
    “안녕 하세요 x한번 신입생 김도철 입니다. 모두 재밌는 이야기 하는데 이런 말을 꺼내서l 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대학교 까지 와서 숨기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저는 남자가 좋아요. 게이입니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 호수가 규희와 들어왔을 때나 호수가 자기소개를 했을 때 보다 더한 정적이 흘렀다. 승욱 조차도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입만 헤 벌리고 있었다. 이 정적을 깬 건 호수 였다. 그는 벌떡 일어났다.
    “난 별로 여기 있고 싶지 않다.”
    호수가 문으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자 승욱이 호수를 붙잡았다.
    “뭐야, 네가 그렇게 행동 하면 쟤는 어떻게 되냐. 그게 사람이 할 짓이야.?”
    “그딴 건 잘 모르겠고 나는 갈테니까 놔라 나 누가 잡는 거 싫어.”
    승욱은 기가 막힌 듯 웃음을 터뜨렸다. 신입생들도 재학생들도 모두 둘을 쳐다보았다. 그 때 도철 이 별안간 문을 박차고 뛰쳐나갔다.
    “야, 도철이 잡아, 무슨 짓 할지 몰라.”
    그제 서야 우르르 몰려가 도철이를 붙잡으러 갔다. 방안에는 나뒹구는 술병과 안주 쪼가리 그리고 승욱과 호수만이 있었다. 호수는 승욱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자 승욱이 호수를 발로 찼다. 호수는 술안주위로 나뒹굴었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술 때문이 아닌 것 같았다. 물속에서 보는 것마냥 시야가 일렁였다.
    “진짜 보다보다 니같은 쓰레기는 처음보네.”
    승욱이 호수의 멱살을 잡고 끌어 올렸다. 호수는 힘없이 승욱의 손에 딸려왔다. 호수의 어지러워서 죽을 것만 같았다. 어서 집에가 수면제를 먹고 칼로 손목을 긋고 싶었다. 손목의 상처들이 욱신거렸다.
    “너 작년에 사겼던 인혜, 너랑 사귀고 바로 자퇴 한 거 알지 두달도 안됐어, 그리고 걔랑 사귀기 전에도 너 우리과 여자들한테 엄청 들이미는거 우리가 모르는 줄 알았어?”
    승욱이 뭐라고 하는지 잘들을 수가 없었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글자들이 호수의 귀에 들어가기도 전에 구겨지고 찌그러져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시야도 구겨져서 승욱의 얼굴이 괴물처럼 보였다. 그리고 이빨도 승욱의 몸 여기저기에 돋아나는 것 같았다. 무서웠다.
    “그리고 또 남자동기들 이랑은 한 마디도 않하 더라. 여자가 그렇게 좋아. 보면 좋아 죽어서 미치겠냐. 오늘도 신입생, 규희인가 하는 애한테 좋다고 들이 대더라.”
    토 할 것만 같았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온몸에 가시 같은 이빨이 돋아난 괴물이 자신을 잡아먹으려고 하고 있었다. 생명이 위험했다.
    “인혜랑 해어진 것도 아니지 네가 차버린 거지. 한 달 전에 만나서 얘기 다 들었다. 모텔 한번가고 다음날에 네가 그만만나자고 했다며 미친놈아. 왜 인혜가 자퇴를 해야...”
    호수는 승욱의 손에 토를 했다. 그리고 승욱을 밀쳐 버렸다. 어지러워서 죽을 것만 같았다. 방금 토하고 다시 토할 것 같았다. 승우는 다시 한 번 입안의 술들과 안주를 게워 냈다. 알콜들을 뱉어냈지만 오히려 더 어지럽고 죽을 것만 같았다. 호수는 미친듯이 달려가 소주병을 잡고 냅다 내려쳤다. 깨진 조각을 잡았다. 손목을 긋자 피가 흘러 나왔다. 몸속의 어지러움도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편해졌다.
    “승욱아 일단 도철이는 근처에 사는 신입생들이랑 우리 동기들이랑 있다. 진짜 꼴이 말이 아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승욱의 동기인 승우는 손목에서 피를 흘리며 기절해버린 호수를 보고 들고오던 도철이의 가방을 떨어 뜨렸다. 승우는 멍하니 승욱을 쳐다보며 말했다.
    “네가 그런 거 아니지?”
    호수는 엎드렸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펜이 사각거리는 소리, 책장 넘어가는 소리 희미하게 들려오는 잡담소리 아무것도 의미가 없는 듯 했다. 어떻게 학교에 나왔을까? 자신이 생각 해도 신기한 일이었다. 어제 모의고사 꽤 많이 떨어졌었다. 친구인 모세도 많이 떨어졌다. 둘이 편의점에서 캔맥주 몇 개를 사서 공원에서 마셨었다. 평소 하던 농담 따먹기가 아니라 꽤 진지한 얘기 했던 기억이 난다. 호수가 먼저 집안이 형편이 안좋다는 고백을 했는데 모세도 고백했다. 모세의 고백은 집안 형편이 아니었다. 모세는 호수를 사랑한다는 말을 고백했다. 모세는 힘이 세다. 자신의 입안으로 들어오는 모세의 혀를 깨물어 버리고 싶었지만 못했다. 공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모세가 모든 것을 끝낼 때 까지 호수는 반항한번 하지 못했다. 엎드려 있는데 누군가 머리를 쳤다. 모세! 호수가 소리치며 일어나자 분필은 던졌던 선생님과 같은반 아이들이 웃는다. 같은 반 학생인 모세는 안 웃는다. 선생님이 농담을 날린다. ‘너희 둘 사귀냐’ 같은 반 친구들이 거든다. ‘쟤네들 사실 게이 에요.’ ‘혼인신고 했어요.’ 농담들은 금세 부담이 되는데 부담은 금세 또 부담을 넘어서 독처럼 변한다. 아이들과 선생님의 눈이 뱀처럼 세모났게 변한것 같다. 갈라진 혀를 날름 거리는 것을 본것 같기도 하다. 모세와 눈이 마주쳤다. 모세대신 커다란 뱀 한마리가 있었다. 분명히 혀를 날름 거렸다. 반에서 유일하게 뱀이아닌건 호수인 자신 같았다. 자신은 먹히기 좋은 새의 알같은 것이다.
    눈을 뜨자 혜진이 품안에 안겨 있었다. 내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먹이가 자신의 몸 속안에 들어온 것이다. 사냥에 성공 한 것이다. 거울을 보자 얼굴에 난 조그마한 흉터가 마치 뱀의 비늘처럼 보였다. 호수는 거울에 가까이 간뒤 혹시 혀가 두 갈래로 갈라졌나 확인해보았다.
    눈을 뜨니 병원에 있었다. 승욱이 와 있었고, 엄마와 아빠도 와 있었다. 엄마가 호수의 손목을 부여잡고 울음을 터뜨렸다. 승욱은 자퇴를 했다.
    승욱은 뱀의 비늘 같은 자신의 군복을 보고 감탄했다. 드디어 군대를 가게 되었다. 훈련소에 도착하자마자 보인 것은 수많은 뱀들 이었다. 자신은 그저 한 마리의 여린 새끼 뱀에 지나지 않았다.
    X월X일
    남자들이 무섭다. 그리고 남자들 밖에 없다. 주위에는 총과 남자들 밖에 없다. 무서운 것 밖에 없다. 그리고 나는 실수를 너무 많이 해서 남자들이 나를 싫어한다.
    X월X일
    동기인 녀석들은 나보다 더 실수를 하지 않는다. 나보다 강하다. 내가 제일 약하다. 나는 먹잇감이다. 여전히 무섭다.
    X월O일
    병장이 나를 격려 해준다고 같이 목욕탕에서 같은 식구들 끼리 때를 밀자고 한다. 나를 걱정해서 이러는 거였을까. 아니면 먹잇감인 나를 안심하게해서 방심하게 하려는 것 이었을까. 나는 싫다고 했는데 나 때문에 하는 거라며 억지로 시켰다. 후자임에 틀림이 없다.
    X월O일 추가
    경황이 없어 적지 못했는데 뒤에서 김 상병이, 그리고 앞에서는 조병장이 앞뒤로 포위해 내 때를 밀고 내 떄를 밀어줄 때 무서웠다. 그래서 기절을 하고 말았다.
    X월X일
    목욕탕 사건 이후 나를 건드리지 않는다. 기절은 훌룡한 방어시스템 같다. 또 그동안 손목에 자해를 한 것 까지 들켜 버렸는데 그 때문에 더욱 날 건드리지 않는 것 같다.
    X월X일
    동기 녀석들과 김상병이 PX를 갔다 왔다. 또 김상병이 야간에 보초서고 나서 뽀글이나 끓여 먹자고 한다.
    X월X일
    이놈들은 매일 뽀글이나 쳐먹는다.
    X월X일
    일병이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힘들다. 주변에 친구들이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남자들 밖에 없다.
    X월X일
    나도 남자랑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가만 보니 매일 같이 생활하지만 날 해치진 않는다.
    X월X일
    초코파이를 동기인 김A에게 주었지만 괜찮다고 나보고 먹으라고 한다. 그러고 나서 김상병과 같이 PX에 갔다 왔다. 나는 PX가본 적이 없다.
    X월X일
    내일 신병 한명이 온다고 한다. 김상병과 조병장 그리고 동기 놈들도 어떻게 신고식하고 골탕 먹일지 회의를 하루 종일 했다.
    문이 벌컥 열렸다. 일기를 쓰던 호수는 쓰던 것을 멈추었다. 신병이 온 것이다.
    “이병! 김!모!세!.......”
    호수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그 뱀같은 놈이 왔다. 다시 시야가 어지러워지는 것 같았다. 한바탕 신고식을 치뤘고, 딱딱하게 굳은 뱀 같은 신병은 뱀 같은 옷을 입고 있는데도 전혀 뱀 같지가 않았다. 어지럽고 토할것 같은 속이 조금씩 진정 되었다. 무슨 일이 일어 난걸까?
    조 병장은 건들거리며 호수의 동기 중 한명에게 말했다.
    “앞으로 네가 이놈 교육 시켜라.”
    그 때 호수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었다. 왜 그랬는지는 자신도 알 수가 없었다.
    “일병 이호수! 제가 신병을 교육 시키겠습니다!”
    정말 우렁찬 소리였고 게다가 소리친 사람이 아무 말 없이 구석에 처밖혀 있던 놈이라서 인지 다들 놀란 눈으로 호수를 보았다. 조 병장도 놀란 듯 가만히 있었다. 그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골똘히 있더니 얼굴을 몇 번 찡그리기도 했다.
    “그래, 네가 해봐라.”
    모세는 호수를 기억 못하는 듯 했다. 자신의 몸속에 혀를 집어넣었던 놈이 자신을 기억 하지 못한다. 호수는 당장에라도 자신의 옆에서 삽질을 하고 있는 모세의 머리를 삽으로 내려치고 싶었다. 몇 번이나 모세를 어떻게 하고 싶었지만 호수 자신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다.
    호수와 모세가 불침번을 섰다. 호수의 생각을 알지 못하는 조 병장은 호수가 생각보다 신병을 잘 교육시키자 이전과는 다르게 자신을 꽤 믿어주고 가끔 농담도 던져주곤 했다. 호수는 일기장을 가져왔다. 그리고 라이터로 일기장에 불을 붙였다. 일기장은 밝게 타오르더니 이내 소멸했다. 모세는 군기가 든 채로 앞만을 바라보았다.
    “이거 끝나고 뽀글이나 해먹자.”
    모세는 라면을 자기 입으로 가져가기 바빴다. 모세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호수는 모세를 물끄러미 보았다. 이제 자신이 뱀이고 모세가 먹잇감이 아닐까. 호수가 계속 물끄러미 보자 모세는 콜록 거리며 기침하며 뽀글이를 토했다. 이젠 선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무서워하는 놈이다. 아니면 뭔가 자신을 보고 찔리는 것이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나를 못 알아본다고?
    “아깝게 흘리면 어떡하냐.”
    호수는 자신의 라면을 모세에게 주었다. 그리고 먼저 자러 들어 갔다.
    “내일 같이 목욕이나 하자.”
    모세는 조심스럽게 호수의 등을 밀었다. 마치 왕을 대하는 듯 했다. 그의 손길에는 복종과 긴장이 가득 담겨 있었다. 호수가 갑자기 뒤돌아 앉았다. 갑자기 뒤도는 바람에 모세는 깜짝 놀라 때타월을 떨어뜨렸다.
    “저번에는 이렇게 안 쓰다듬었잖아 모세야. 엄청 거칠게 하고 그랬잖아.”
    “예?”
    “네가 날 기억 못 하는 게 이상하지. 그치 공원에서 같이 맥주도 마시는 사이인데.”
    모세는 말을 더듬었다. 그의 눈동자가 호수의 시선을 피해 미친 듯이 회전 했다.
    “무, 무슨 말이세요. 이 일병님.”
    호수는 확신했다. 뱀은 먹잇감이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뱀이 되었다. 입가에 미소가 피어 올랐다.
    “왜, 기억이 안나? 내 혀 맛이라도 보여주면 기억나려나?”
    모세는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호수의 발목을 부여잡았다. 눈에서는 물이 엄청나게 쏫아졌다.
    “미안해, 호수야 내가 모른 척 한것 그 전에 것 전부다 용서 안 해줘도 된다. 죽여 도 되. 아니 차라리 죽여줘.”
    모세는 오열하며 호수에게 매달렸다. 분명히 단지 먹잇감일 뿐인데 눈물이 났다. 호수는 목욕탕의 거울을 보았다. 뱀 같은 것은 없었다. 그저 한사람의 다리에 매달린 사람이 보일 뿐이었다. 자신은 뱀이 되는것 말고도 선택이 하나 더 있었다. 호수는 모세를 일으켜 세웠다.
    “뽀글이나 먹으러 가자.”
    호수는 제대했다. 고향으로 향하는 버스 앞에서 모세가 계속 제대하면 찾아간다고 소리를 치고 있었다.
    모세는 푹 자고 일어났다. 손목을 보니 깨끗했다. 더 이상 죄책감으로 손목을 긋는 일이 없었다. 오늘은 귀한 손님이 온다. 모세는 깨끗이 단장을 했다. 머리를 말끔하게 빗고는 손도 연거푸 씻었다. 모세는 의자에 김박사님과 함께 호수를 기다렸다. 문이 열리고 호수가 들어왔다.
    “호수야!”
    모세가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호수는 흘러내린 소매로 말끔한 손목을 보았다. 호수는 차분하게 건너편 의자에 걸터앉았다. 둘 사이 에는 유리벽이 있었다.
    “이제 자해는 않하는 구나.”
    호수는 별안간 유리벽을 주먹으로 쳤다. 모세는 깜짝 놀라 반가운 표정을 지웠다. 그리고 당황스러워 하는 표정으로 호수를 보더니 이내 다시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나도 반가워, 임마.”
    동성에게 성폭력 당한 사실이 알려 졌을 때는 호수가 신입생 환영회 때 병원에 실려간 후 였다. 엄마는 손목의 상처를 독촉 했었다. 메스컴 에서 이 사건을 취재 했고 꽤 이슈가 되었다. 몇 년전 일을 파해 치고 파해 쳐 모세를 찾았을 때는 모세는 죄책감으로 반은 미쳐 이미 정신병동에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모세를 미치게 했던 죄책감의 원인이 밝혀지자 자신이 연구 중인 정신치료 법을 연구 하던 김박사라는 사람이 모세에게 치료를 해주겠다고 했다. 호수는 격렬하게 반대 했지만 결국 치료를 해내었다. 최면을 걸어 자신이 직접 피해자가 된 후 최면 속 환상 에서 가해자인 자신을 용서하는 방법이었다. 효과는 뛰어났다.
    “ 네가 뭔데 너를 용서해!”
    호수는 유리창을 주먹으로 두들겼다. 주먹에서 피가 났다. 아물지 않은 손목에서도 피가 터져 나왔다.
    “니가 뭔데 이 개새끼야.!”
    모세는 하나의 호수처럼 평온한 눈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호수를 보았다. 그리곤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 같이 목욕탕이나 또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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