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하아.. 오늘 하루도 고달펐다.</P> <P> </P> <P>학교에서 팀플 과제를 마치고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다.</P> <P> </P> <P>매일 반복되는 일상... 과제... 시험... 벌써 다음주가 시험이다.</P> <P> </P> <P>휴, 수능끝난 수험생들은 얼마나 좋을까. 지금쯤 펑펑 놀고 있겠지.</P> <P> </P> <P>내이름은 정수빈. 23살 졸업반이다.</P> <P> </P> <P> </P> <P>수능을 본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대학을 졸업할 나이라니... 나이먹는게 서러워진다.</P> <P> </P> <P>나는 웬만한 데에선 꿇리지 않는 외모, 몸매를 가지고 있지만, 스펙과 학점관리, 토익, 토플 시험 등등 바쁜 나날을 보내느라 </P> <P> </P> <P>대쉬가 들어와도 남자친구 사귈 기회가 없었다. </P> <P> </P> <P>내겐 남자보단 자기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P> <P> </P> <P> </P> <P>(딩동 1층입니다.)</P> <P> </P> <P>엘리베이터에 타고 16층을 누르고 닫힘 버튼을 누르고 거울을 보는데 </P> <P> </P> <P>철커덩.</P> <P> </P> <P>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교복입은 한 남학생이 탔다.</P> <P> </P> <P>적당히 마른 몸에 하얀 피부와 준수한 외모.</P> <P> </P> <P>"죄송해요;"</P> <P> </P> <P>땀을 뻘뻘 흘리면서 수줍어하는 모습이 귀여웠다.</P> <P> </P> <P>나는 간단하게 고개만 끄덕이고 닫힘 버튼을 눌렀다.</P> <P> </P> <P>그 학생이 사는 층은 18층.</P> <P> </P> <P>7층...8층...9층... 11층 쯤에서 </P> <P> </P> <P>우당탕.</P> <P> </P> <P>엘리베이터가 멈췄다. </P> <P> </P> <P>그 학생과 나는 당황하며 비상버튼을 누르고 도움요청을 했지만 경비실에서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P> <P> </P> <P>그 남학생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숨도 제대로 못쉬고 있었다.</P> <P> </P> <P>"하아...하아...저기요...경비실에서 대답 없나요?"</P> <P> </P> <P>평소에 잘만 운행되던 엘리베이터가 왜이럴까.</P> <P> </P> <P>비상버튼을 눌러도 소용이 없고 그 남학생은 쭈구리고 앉아서 헉헉대고 있었다.</P> <P> </P> <P>정말 위급해보여 다가가 괜찮냐고 물어도 대답은 않고 거친 숨만 몰아쉬고 있었다.</P> <P> </P> <P>그 남학생은 결국 주저앉아버렸다. 그래서 나도모르게 팔을 내 어깨에 걸고 부축하는 자세로 같이 앉아있엇다.</P> <P> </P> <P>"하아..하아..정말 죄송해요... 어릴때 이런 경험이 있어서.. 그이후로...하아..."</P> <P> </P> <P>그 남학생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고 땀이 나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 땀냄새에서 향기가 느껴지고 있었다.</P> <P> </P> <P>그리고 이렇게 부축하고 있는 이 순간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P> <P> </P> <P>"그랬엇구나. 다시 벨 눌러볼게 잠깐만"</P> <P> </P> <P>역시나 묵묵부답. 여기를 나가면 경비아저씨랑 담판을 지어야겠군.</P> <P> </P> <P>점점 남학생의 몸이 차가워지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하지... </P> <P> </P> <P>나는 패딩을 벗어 그 학생에게 덮어주었다. 그리고 부축하는 자세로 그 남학생을 안고 30분이 흘렀을까... </P> <P> </P> <P>엘리베이터문이 열리면서 119 아저씨가 보였다. </P> <P> </P> <P>학생의 어머니가 연락도 안되고 12시가 다되도 집에 오질 않아 나와봤다가 엘리베이터가 고장난걸 보고 신고한 것이었다.</P> <P> </P> <P>한밤중의 엘리베이터 해프닝이 끝난 후 그 남학생은 응급실로 가고 학생과 인사할 겨를도 없이 헤어졌다.</P> <P> </P> <P>뭐... 같은 아파트니 앞으로 자주 보겠지.</P> <P> </P> <P>왠지 지켜주고 싶은 남동생이 생긴 기분이 들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