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Y란 작자는 세상일에 관심이 없다. 남들과 다르고 싶어 안달난 별종이다. 2012년 12월 19일 <BR></P> <P>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날이다. 이 때문에 세상은 시끄럽고 흡연장에 담배라도 꼬나물고 <BR></P> <P>앉아 있으면 어김없이 정치이야기였다. 하지만 아무도 그에게 정치이야기를 묻진 않는다. <BR></P> <P>물어도 정상적인 이야기가 되지않을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는 21세기 첨단과학시대에 미신을 <BR></P> <P>믿는다. 1997년 10월 어느날 소크라테스가 예언한 지구멸망을 믿고 2층옥상에 올라가 뛰어내린<BR></P> <P>적도 있다. 다만 그게 그의 집이 2층이었기에 망정이지 63빌딩 꼭대기 옥탑방을 빌어 살고있었다면<BR></P> <P>현재 그는 좋은 흙이 되었을것이다. 그는 19일에 7번을 투표하고 출근하는길에 곰곰히 생각했다. <BR></P> <P>어차피 12월 21일이 되면 지구가 멸망할텐데 출근해서 뭐하겠는가? 그는 곧장 그 허무맹랑한 생각<BR></P> <P>을 실행으로 옮겨 근처 놀이터 벤치에 앉았다. Y는 특별하게 죽고 싶었다. 어차피 지구가 멸망하면<BR></P> <P>외계인들이 보기엔 자기는 '지구멸망사'라는 흔한 사망자중 한명이 될테니까 말이다. <BR></P> <P>낙사는 싫었다. 7살때 한 경험을 다시하고 싶지 않았거나, 떨어지면 무지 아픈걸 알고 있을 것이다.<BR></P> <P>손목을 긋고 욕조에 들어가 따뜻한 물을 틀고 싶었다. 밀린 공과금으로 수도가 끊긴 걸 생각하니 <BR></P> <P>곧장 다른 방법을 모색했다. 음악프로 방청객으로 들어가 잘생긴 남자 아이돌이 밴에 탈때 몰릴<BR></P> <P>여고생 사이에서 압사 당하고 싶었다. 근데 여고생에게 압사당하기엔 Y는 너무 튼튼했고 더 중요한건<BR></P> <P>제주도에 사는 그는 여의도로 갈 비행기 값이 없었다. 한 숨을 쉬었다. 2일 밖에 남지 않았다.<BR></P> <P>2일안에 특별하게 죽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막막했다. 많고 많은 죽음 중에 2일안에 죽는 방법은,<BR></P> <P>현재 그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 깔끔하게 골로 가는 방법은 너무 적었다. <BR></P> <P>두 손을 어색하게 모으고 신에게 기도했다. <BR></P> <P>"신이시여 당신에게 가는 방법은 너무도 힘들군요. 당신 곁으로 가게 백만원만 뚝 하고 떨어트려 주십시오"<BR></P> <P>되도 않는 기도를 마친 그는 손이 추워 패딩잠바 주머니로 손을 넣었다. 주머니에 꾸깃꾸깃한 오만원짜리 <BR></P> <P>한 장이 있었다. 아마 작년 겨울에 넣어놓고 까먹고 있었나 보다. 그는 오만원으로 근처 식당으로가 <BR></P> <P>게걸스럽게 밥공기를 비웠다. 아마 때깔 좋은 귀신이 되려고 하나보다. 남은 3만 7천원을 주머니에 쑤셔넣고<BR></P> <P>곰곰히 생각하다,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5분도 못가 벽에 기대 헥헥대고 다시 달리고 다시 헥헥대고...<BR></P> <P>그러기를 반복하다 달리기로 사람이 죽기 힘들다는걸 깨달았다. 그는 근처 마트로 가서 농약을 사서<BR></P> <P>마트 뒷편 벤치에 앉아 농약 뚜껑을 열려고 안간힘을 썻다. 손이 땀때문에 미끄러운건지, 달리기로 힘을 <BR></P> <P>다 써서 인지 농약 뚜껑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지나가는 고등학생을 붙잡고 뚜껑을 따달라고 부탁하자<BR></P> <P>고등학생은 뚜껑을 따서 바닥에 부엇다. 22살 Y는 17세 고등학생 두명에게 삼십분동안 혼이 났다. <BR></P> <P>그리고 그는 깨달았다. 죽을 것같이 쪽팔려도 죽지 않는다는걸. 점점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길거리 간판들은<BR></P> <P>하나 둘씩 불이 켜져도 그는 눈 앞이 깜깜했다. 그냥 눈이 침침해서 눈 앞이 깜깜했다.<BR></P> <P>그렇게 곰곰히 생각하던 Y에게 뜻밖에 기회가 찾아왔다. 그냥 봐도 험상궃고 자세히봐도 험상궃은 깡패 세분이<BR></P> <P>그에게 걸어왔다. 그는 무섭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기뻤다. 깡패에게 저항하다 두들겨 맞아 죽은 사람이 있단<BR></P> <P>소리를 그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당연히 그는 뉴스도 안보고 신문도 안보고 하물며 인터넷도 야한동영상을 <BR></P> <P>볼 때아니면 건들지 않는 그가 그런 소식을 접할리 만무했다. 예상대로 깡패들은 그에게 돈을 같이 나눠쓰자는<BR></P> <P>제안을 했고, 그는 그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거부했다. 그리고 십분 뒤 그는 '딱' 죽기 전까지만 맞았다.<BR></P> <P>그는 주머니에 있던 31,700원을 모두 그들에게 기부했고, 그는 그들이 원망스러웠다. 하늘을 보니 별이 유독<BR></P> <P>빛났다. 돌이켜보면 자기도 그냥 저 별들중 북극성이 되고 싶었던거 뿐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됬나 생각하니<BR></P> <P>자신이 너무 웃겨서 웃음을 멈출 수 가없었다. 그리고 집까지 걸어가야 된다는 생각에 눈물도 흘렀다.</P> <P>----------------------------------------------------------------------------------------------------------</P> <P>문득 생각나서 적었는데 어떤가요?</P> <P>미리미리 과거 준비중인 선비입니다.</P> <P>테클환영</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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