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술부의 여선배를 좋아한다. <div><br></div> <div>학교에 편입을 해서 학과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돌던 시절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친구들을 만들어주고 조언을 해주기도 하며 가끔씩 보여주는 미소에 어느 순간 빠지고 말았다.</div> <div><br></div> <div>시간이 지나 나도 대학을 졸업하고 선배는 작지만 자신의 개인 작업실을 만들만큼 유명한 화가가 되었다.</div> <div><br></div> <div>처음으로 찾아가본 선배의 작업실은 그림은 그리 많진 않지만 생동감 넘치는 그림이 여기저기 걸려있고 좋은 냄새가 났다.</div> <div><br></div> <div>갑자기 찾아온 나를 본 선배는 깜짝 놀라며 그리고 있던 그림을 숨기면서 완성되지 않은 그림을 보여주긴 싫다면서 수줍은듯이 말하였다.</div> <div><br></div> <div>언뜻 보기엔 빨간 머리의 여자가 장미꽃을 들고 환하게 웃는것 처럼 보였다.</div> <div><br></div> <div>개인적인 생각이었지만 왠지 여자의 얼굴이 선배를 닮았던것 같았다.</div> <div><br></div> <div>가끔씩 선배를 찾아가 정리를 도와주거나 밥을 사는등 점점 사이가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div> <div><br></div> <div>오늘도 여느때 처럼 정리를 도우려고 할때 쯤 창고를 정리하던 선배가 배고프지 않냐면서 사양함에도 불구하고 조금 거리가 있는 편의점으로 갔다.</div> <div><br></div> <div>그 사이 정리가 끝난 나는 내친김에 선배가 정리하던 창고도 정리하려고 들어갔다.</div> <div><br></div> <div>창고라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비린내가 풍겼다.</div> <div><br></div> <div>선배는 아마도 이런 냄새를 맡게 하기 싫어서 나를 창고에 들여보내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div> <div><br></div> <div>하여튼 안 좋아할 수 없는 선배라니깐.</div> <div><br></div> <div>그런 생각을 하며 둘러볼때 이젤위에 가려져 있는 그림이 눈에 띄었다.</div> <div><br></div> <div>호기심이 발동해 덥개를 치우고 그림을 보니 예전에 선배가 완성하지 않았다면서 숨긴 그림이었다.</div> <div><br></div> <div>비릿한 냄새가 더 심해진것 같지만 그것도 잊혀질만큼 그림은 아름다웠다.</div> <div><br></div> <div>검붉은색머리의 여자와 장미가 잘 어울리는것 같았다.</div> <div><br></div> <div>적어도 내 눈엔 그랬다.</div> <div><br></div> <div>그림을 넋 놓고 감상할 쯤에 돌아온 선배는 나를 데려와 어느새 차려놓은 음료수와 삼각김밥이 있는 테이블에 앉혔다.</div> <div><br></div> <div>안 그래도 정리하느라 힘을 많이 소모한터라 배가 고팠던 나는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배가 부르고 나니 노곤해져버려서 휘청휘청 거리니 선배가 웃으며 근처 소파를 가리키며 한숨자라고 했다.</div> <div><br></div> <div>곧 소파에 누워 눈을 감고 잠에 들려고 할때에 선배의 기쁜 목소리가 얼핏 들린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마침 물감이 필요했는데 잘 됐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새 물감이라도 도착했으려니하며 조그마한것에도 기뻐하는 선배에 마음속으로 웃으며 깊은 잠에 들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