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프로게이머들이 괜히 10대후반~20대초반에 제일 잘하는게 아니였다.</div> <div> </div> <div>괜히 나이들면 코치로 전향하고 해설로 전향하고 감독으로 전향하는게 아니였다.</div> <div> </div> <div>진짜로 이제 게임플레이가 내 맘대로 안된다.</div> <div> </div> <div>중딩 때, 그러니까 지금으로 부터 10여년 전,</div> <div> </div> <div>나는 교내에서 내노라하는 스타고수였다.</div> <div> </div> <div>오죽하면 친구들끼리 팀플을 할 때 머릿수가 홀수면 항상 내가 인원이 적은 팀에 속했고,</div> <div> </div> <div>스타 좀 한다하는 놈들도 웬만해선 나와 1:1을 잘 하지 않았다. (지금도 아주 간만에 친구들끼리 모여서 스타를 한다치면, 나를 같은팀으로 데려가려고 난리를 피운다. 1:1은 절대로 하지 않고.)</div> <div> </div> <div>그리고 난 내가 진짜 스타에 있어선 천잰 줄 알았다.</div> <div> </div> <div>남들보다 게임 시간이 훨씬 적고 몇 게임 안했음에도, 한판 한판 할 때마다 실력이 정말 급상승했었으니까.</div> <div> </div> <div>배틀넷에서 몇천승을 거둔 상대도 곧잘 이기곤 했다. 고작 200승 밖에 못한 풋내기가.</div> <div> </div> <div>스타라곤 임요환, 홍진호 밖에 모르시던 어머니께서도 내가 스타하는걸 뒤에서 보시면 프로게이머를 하라며 혀를 내두르시곤 하셨다.</div> <div> </div> <div>어머니 입장에선 한시도 고정되지 않는 화면이 잘하는 것 처럼 보였겠지만 말이다.</div> <div> </div> <div>하지만 고2 때 쯤 스타를 끊었다. 수능은 쳐야하니까.</div> <div> </div> <div>대학교 1학년이 끝나고 유즈맵이나 찔금찔금 하다가 군대를 갔다.</div> <div> </div> <div>제대하고나서, 알바를 갔다오면 항상 접속이 안되는 개같은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디아블로3를 했다.</div> <div> </div> <div>재밌었다. 그런데 그뿐이었다.</div> <div> </div> <div>몬스터 잡고, 스킬올리고, 보스 잡고, 아이템 줍고...</div> <div> </div> <div>게임의 판도를 바꿀 디아블로3니 이거 산다고 줄선다느니 별의별 난리를 피웠지만 결국 고리타분한 RPG 게임일 뿐이었다.</div> <div> </div> <div>그리고 두달만에 디아블로3를 끊었다.</div> <div> </div> <div>복학 전 아주 무덥던 작년 여름, 무심코 집에서 TV 채널을 돌리다 온게임넷에서 스타크래프트2가 나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div> <div> </div> <div>스타크래프트2... 출시 전에는 배타 정보를 싸그리 꿰고 있었지만 입대하고 나서 잊은 게임이다</div> <div> </div> <div>자유의 날개가 하필 입대 한달 후 나올건 뭐람...</div> <div> </div> <div>어쨌든 그날로 집 근처 (사실 버스타고 30분 걸리는 곳까지 갔다. 집 근처 롯데마트에선 안팔더라.) 홈플러스로 달려가 스타크래프트2를 샀다.</div> <div> </div> <div>정말 재밌었다.</div> <div> </div> <div>틀에 맞춰져 있는 여느 게임들과는 달랐다.</div> <div> </div> <div>매 게임마다 다른 양상을 보여줬고 특히 메카닉이라는 체제가 너무 맘에 들었다.</div> <div> </div> <div>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결국 나는 이아몬드까지 올라갔고, 하늘을 날아갈 듯 기뻤다.</div> <div> </div> <div>하지만 이제 스타크래프트2가 잘 안된다.</div> <div> </div> <div>분명 미니맵에 상대방이 견제 오는게 보이는데 손이 내 맘대로 안움직인다.</div> <div> </div> <div>내 앞마당까지 상대방이 진격하는데도 그것을 캐치해내지 못하고</div> <div> </div> <div>건설로봇을 가스2개에 6기 씩 나누는 컨트롤만 해도 3초는 넘게 걸리는 거 같다.</div> <div> </div> <div>나는 메카닉이 좋아서 테란, 저그, 프로토스 가리지 않고 메카닉을 시전하지만, </div> <div> </div> <div>사실 바이오닉 운영을 하면 산개를 못해 맹독, 고위기사, 거신에게 일순간에 병력을 다 잃어버리기에 어쩔 수 없이 메카닉을 한다.</div> <div> </div> <div>나보다 나이가 많은, 20대 후반, 30대 분들은 이 글을 보면 코웃음을 치겠지만</div> <div> </div> <div>나는 이제야 프로게이머들이 20대 중반 쯤 되면 은퇴를 하거나 다른 분야로 전향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div> <div> </div> <div>(그래도... 언젠간 마스터 꼭 가고 만다 진짜...)<br /></div> <div> </div> <div>ㅋ... 그냥 푸념글 적어봤습니다ㅎㅎㅎ</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