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font-family: sans-serif"><table class="wiki" cellspacing="0" style="border-collapse: collapse"> <tbody> <tr id="line-292"> <td style="border-collapse: collapse; padding-top: 1px; padding-right: 1px; padding-bottom: 1px; padding-left: 1px; border-top-width: 1px; border-right-width: 1px; border-bottom-width: 1px; border-left-width: 1px; border-top-style: solid; border-right-style: solid; border-bottom-style: solid; border-left-style: solid; border-top-color: #cccccc; border-right-color: #cccccc; border-bottom-color: #cccccc; border-left-color: #cccccc"> <p class="para">맨 첫발 <br />딱 한발띠기에 목숨을 걸어라 <br />목숨을 아니 걸면 천하 없는 춤꾼이라고 해도 <br />중심이 안 잡히나니 <br />그 한발띠기에 온몸의 무게를 실어라 <br /></p> <p class="para">아니 그 한발띠기로 언 땅을 들어올리고 <br />또 한발띠기로 맨바닥을 들어올려 <br />저 살인마의 틀거리를 몽창 들어엎어라 <br /></p> <p class="para">들었다간 엎고 또 들었다간 또 엎고 <br />신바람이 미치게 몰아쳐 오면 <br />젊은 춤꾼이여 <br />자네의 발끝으로 자네 한 몸만 <br />맴돌라 함이 아닐세그려 <br /></p> <p class="para">하늘과 땅을 맷돌처럼 <br />이 썩어 문드러진 하늘과 땅을 벅,벅, <br />네 허리 네 팔뚝으로 역사를 돌리시라 <br /></p> <p class="para">돌고 돌다 오라가 감겨오면 <br />한사위로 제끼고 <br />돌고 돌다 죽엄의 살이 맺혀 오면 <br />또 한 사위로 제끼다 쓰러진들 <br />네가 묻힐 한 줌의 땅이 어디 있으랴 <br />꽃상여가 어디 있고 <br />마주재비도 못 타 보고 썩은 멍석에 말려 <br />산고랑 아무 데나 내다 버려질지니 <br /></p> <p class="para">그렇다고 해서 결코 두려워하지 말거라 <br />팔다리는 들개가 뜯어 가고 <br />배알은 여우가 뜯어 가고 <br />나머지 살점은 말똥가리가 뜯어 가고 <br />뎅그렁, 원한만 남는 해골 바가지 <br /></p> <p class="para">그리되면 띠루띠루 구성진 달구질 소리도 <br />자네를 떠난다네 <br />눈보다만 거세게 세상의 사기꾼 <br />협잡의 명수 정치꾼들은 죄 자네를 떠난다네 <br /></p> <p class="para">다만 새벽녘 깡추위에 견디다 못한 <br />참나무 얼어 터지는 소리 <br />쩡,쩡, 그대 등때기 가른 소리 있을지니 <br /></p> <p class="para">그 소리는 천상 <br />죽은 자에게도 다시 치는 <br />주인놈의 모진 매질 소리라 <br /></p> <p class="para">천추에 맺힌 원한이여 <br />그것은 자네의 마지막 한의 언저리마저 <br />죽이려는 가진 자들의 모진 채쭉소리라 <br />차라리 그 소리 장단에 꿈틀대며 일어나시라 <br />자네 한사람의 힘으로만 일어나라는 게 아닐세그려 <br />얼은 땅, 돌뿌리를 움켜쥐고 꿈틀대다 <br />끝내 놈들의 채쭉을 나꿔채 <br />그 힘으로 어영차 일어나야 한다네 <br /></p> <p class="para">치켜뜬 눈매엔 군바리가 꼬꾸라지고 <br />힘껏 쥔 아귀엔 코배기들이 으스러지고 <br />썽난 뿔은 벌겋게 방망이로 달아올라 <br />그렇지 <br />사뭇 시뻘건 그놈으로 달아올라 <br /></p> <p class="para">벗이여 <br />민중의 배짱에 불을 질러라 <br /></p> <p class="para">꽹쇠는 갈라쳐 판을 열고 <br />장고는 몰아쳐 떼를 부르고 <br />징은 후려쳐 길을 내고 <br />북은 쌔려쳐 저 분단의 벽 <br />제국의 불야성, 왕창 쓸어안고 무너져라 <br /></p> <p class="para">무너져 피에 젖은 대지 위엔 <br />먼저 간 투사들의 분에 겨운 사연들이 <br />이슬처럼 맺히고 <br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 들릴지니 <br /></p> <p class="para"><strong>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br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br />싸움은 용감했어도 깃발은 찢어져 <br />세월은 흘러가도 <br />굽이치는 강물은 안다 <br /></strong></p> <p class="para"><strong>벗이여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라 <br />갈대마저 일어나 소리치는 끝없는 함성 <br />일어나라 일어나라 <br />소리치는 피맺힌 함성 <br />앞서서 가나니 <br />산 자여 따르라 산 자여 따르라</strong></p> <p class="para">노래 소리 한번 드높지만 <br />다시 폭풍은 몰아쳐 <br />오라를 뿌리치면 <br />다시 엉치를 짓모고 그걸로도 안 되면 <br />다시 손톱을 빼고 그걸로도 안 되면 <br />그곳까지 언 무를 쑤셔넣고 아...... <br /></p> <p class="para">그 어처구니없는 악다구니가 <br />대체 이 세상 어느 놈의 짓인줄 아나 <br /></p> <p class="para">바로 늑대라는 놈의 짓이지 <br />사람 먹는 범 호랑이는 그래도 <br />사람을 죽여서 잡아먹는데 <br />사람을 산채로 키워서 신경과 경락까지 뜯어먹는 건 <br />바로 이 세상 남은 마지막 짐승 가진자들의 짓이라 <br /></p> <p class="para">그 싸나운 발톱에 날개가 찢긴 <br />매와 같은 춤꾼이여 <br /></p> <p class="para">이때 <br />가파른 벼랑에서 붙들었던 풀포기는 놓아야 한다네 <br />빌붙어 목숨에 연연했던 노예의 몸짓 <br />허튼 춤이지, 몸짓만 있고 <br />춤이 없었던 몸부림이지 <br />춤은 있으되 대가 없는 풀죽은 살풀이지 <br />그 모든 헛된 꿈을 어르는 찬사 <br />한갓된 신명의 허울은 여보게 아예 그대 몸에 <br />한오라기도 챙기질 말아야 한다네 <br /></p> <p class="para">다만 저 거덜난 잿더미 속 <br />자네의 맨 밑두리엔 <br />우주의 깊이보다 더 위대한 노여움 <br />꺼질수 없는 사람의 목숨이 있을지니 <br /></p> <p class="para">바로 그 불꽃으로 하여 자기를 지피시라 <br />그리하면 해진 버선 팅팅 부르튼 발끝에는 <br />어느덧 민중의 넋이 <br />유격병처럼 파고들어 <br />뿌러졌던 허리춤에도 어느덧 <br />민중의 피가 도둑처럼 기어들고 <br />어깨짓은 버들가지 신바람이 일어 <br />나간이 몸짓이지 그렇지 곧은 목지 몸짓 <br /></p> <p class="para">여보게, 거 왜 알지 않는가 <br />춤꾼은 원래가 <br />자기 장단을 타고난다는 눈짓 말일세 <br />그렇지 <br />싸우는 현장의 장단 소리에 맞추어 <br /></p> <p class="para">벗이여, 알통이 벌떡이는 <br />노동자의 팔뚝에 신부처럼 안기시라 <br /></p> <p class="para">바로 거기선 자기를 놓아야 한다네 <br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br />온몸이 한 줌의 땀방울이 되어 <br />저 해방의 강물 속에 티도 없이 사라져야 <br />한 춤꾼은 비로소 굽이치는 자기 춤을 얻나니 <br /></p> <p class="para">벗이여 <br />저 비록 이름없는 병사들이지만 <br />그들과 함께 어깨를 쳐 <br />거대한 도리깨처럼 <br />저 가진 자들의 거짓된 껍줄을 털어라 <br />이 세상 껍줄을 털면서 자기를 털고 <br />빠듯이 익어가는 알맹이, 해방의 세상 <br />그렇지 바로 그것을 빚어내야 한다네 <br /></p> <p class="para">승리의 세계지 <br />그렇지, 지기는 누가 졌단 말인가 <br />우리 쓰러졌어도 이기고 있는 민중의 아우성 젊은 춤꾼이여 <br />오, 우리굿의 맨마루, 절정 인류 최초의 맘판을 일으키시라 <br /></p> <p class="para">온몸으로 디리대는 자만이 맛보는 <br />승리의 절정 맘판과의 <br />짜릿한 교감의 주인공이여 <br /></p> <p class="para">저 폐허 위에 너무나 원통해 <br />모두가 발을 구르는 저 폐허위에 <br />희대를 학살자를 몰아치는 <br />몸부림의 극치 아, 신바람 신바람을 일으키시라 <br /></p> <p class="para">이 썩어 문드러진 놈의 세상 <br />하늘과 땅을 맷돌처럼 벅,벅, <br />네 허리 네 팔뚝으로 역사를 돌리다 <br />마지막 심지까지 꼬꾸라진다 해도 <br />언땅의 어영차 지고 일어서는 <br />대지의 새싹 나네처럼 <br /></p> <p class="para">젊은 춤꾼이여 <br />딱 한발띠기에 일생을 걸어라</p></td></tr></tbody></table></sp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