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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29686
    작성자 : 우라
    추천 : 5
    조회수 : 323
    IP : 59.9.***.52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7/09/17 17:46:49
    http://todayhumor.com/?readers_29686 모바일
    일단 프롤로그 써봤는데.. 피드백 받을 곳이 없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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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름달이 완연한 모습을 드러낸 밤이다.

    모두가 잠든 시간,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고양이의 눈 한쪽이 달빛에 반사되어 영롱한 안광을 흩뿌렸다.

    나머지 한쪽은 짓궂은 아이들에 의해 빛을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하지만 세상을 관망하기에 눈 하나로 족했다. 

    고양이는 소음이 가라앉은 이 시간을 가장 좋아했다. 

    낮 동안에 내리쬐는 햇살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낮잠을 자는 것도 즐겼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신이 도시의 주인이 된듯한 착각에 빠질 만큼 황홀한 시간이었다. 

    고양이는 오늘도 도시를 가로지는 밤의 냄새를 만끽하며, 도시의 중앙으로 향했다. 


    도시가 생겨났을 때부터 생겨난 광장의 거대한 분수의 물줄기가 치솟아 올랐다.

    고양이는 달빛을 머금은 분수의 화려한 수를 한쪽눈에 담고 나서야, 자리를 떴다.


    도시 중앙에 있는 분수를 기준으로 북동쪽 구역에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살고 있었는데

    고양이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고양이가 행운을 불러온다는 속설을 믿었다.

    고양이는 방문 할때마다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오늘은 다른 목적이 있었다. 



    똑같은 건물이 다다닥 늘어선 그곳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두고 싶지 않아도 

    속속들이 서로를 알만큼 가까웠다.

    하지만 소녀의 비밀은 고양이를 제외하면 아무도 몰랐다. 

    고양이는 몸을 웅크리고 그녀가 나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몇 분의 시간이 흘렀을까 이내 찰칵하는 문소리가 들렸다. 

    초록색의 작은 짐배낭을 짊어진 작은 그림자가 하나가 달빛에 모습을 드러냈다.



    고양이는 가뿐하게 소녀의 앞으로 뛰어내렸다. 소녀는 놀란 기색도 없이 오늘도 올 줄 알았다는듯 

    하얀 손으로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안녕? 오늘도 왔네?"

    고양이는 갸릉거리며 작게 대답했다. 소녀는 생명의 은인 이었다. 한쪽눈을 잃고 사경을 해매던 자신을 

    정성스럽게 간호해 주었다. 

    그 후로 종종 소녀의 찾아 가곤 했다.

    "좋아.. 하지만 오늘은 줄게 없는데 어쩌지?"

    고양이는 상관없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이곳 사람들이 제 아무리 고양이를 좋아한다 한들 자신의 소리를 알아들을 리 만무했다.

    하지만 소녀는 고양이의 속마음을 곧잘 알아들었다. 고양이도 소녀의 목소리가 똑똑히 들렸다.


    그런 소녀와 고양이가 달빛을 길잡이 삼아 향한 곳은 북동쪽으로 쭉 가다 보면 나오는 커다란 강이었다.

    이곳에는 선착장과 커다란 폐공장이 즐비했다. 

    예전에는 사람들로 붐볐다고 하지만, 지금은 온데간데없이 그 자취를 감추었다. 


    소녀는 배낭에서 준비한 것을 차곡차곡 차례대로 꺼냈다. 

    흰색 양초 7개, 그리고 캠코더 


    한쪽 구석에 있는 낡은 드럼통 위에 캠코더를 올려놓자 텅 하고 공장안에 메아리가 쳤다.

    소녀는 캠코더를 바라보며 말하기 시작했다.

    "Case11. 체크"

    소녀는 머리를 매만지더니 이내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좋아.. 집중하자..'


    소녀는 천장을 향해 천천히 구부러진 검지손가락을 들어 올려보이더니 이내 사격자세를 취하면서

    양초를 향해 손가락을 들이댔다. 1미터 앞에 있는 양초는 미동조차 없었지만,


    소녀는 동요하지 않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것의 흐름이 느껴지길 기다리면서, 

    그것은 일종의 감정에 커다란 반응을 보였다. 때로는 분노일 때도 있었고, 슬픔, 어쩌면 사랑도..

    소녀는 오늘 낮에 만났던 소년의 얼굴을 기억해냈다. 그러자 그것은 소녀의 심장을 시작으로 온몸으로 번졌다.

    '이..이건가..'


    그것이 손가락 끝에 다다르자, 소녀는 양초를 향해 그것을 발산시켰다. 

    이내 '팟'하고 양초 끝에 불이 생겨났다. 


    나중에 알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마법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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