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어떤 사람의 경멸 어린 시선을 받아본 사람은 그 기억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내가 11살 때 우리 가족은 그 지역에서 제일 가난한 동네에 살고 있었다.</span></div> <div><br></div> <div>그곳의 사람들은 대부분 지하 셋방에 살았다. </div> <div><br></div> <div>여름에는 시원했지만 햇빛이 비치지 않는 마치 쥐 소굴 같은 곳이었다.</div> <div><br></div> <div>가끔 쥐가 나왔으니 어떻게 보면 쥐소굴이 맞았는지 모르겠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동네에 사는 아이들은 방학이 되면 아침 일찍 일어나 씻지도 않고 </div> <div><br></div> <div>흙먼지가 가득한 놀이터에 앉아 유심히 모래 구덩이를 만들며 누군가 피다 버린</div> <div><br></div> <div>담배꽁초를 찾으며 시간을 때우기 일쑤였다. </div> <div><br></div> <div>가끔 거의 새것 같은 장초를 발견하면</div> <div><br></div> <div>누구라 할 것 없이 한 번 씩 폐 속 깊은 곳에서 연기를 한 바퀴 돌리고 나서</div> <div><br></div> <div>다음 사람에게 넘기곤 했다. </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것이 아니면 일부 부지런한 아이들은 </span></div> <div><br></div> <div>폐지와 공병을 주워 </div> <div><br></div> <div>그 돈으로 본드를 사서 흡입하기도 했다.</div> <div><br></div> <div>일부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은 </div> <div><br></div> <div>그런 아이들을 보고 불량아 내지 부랑아라고 손짓하겠지만</div> <div><br></div> <div>나한테 그런 일련의 행동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던 건 우리 형도 그런 부류에 속했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형은 일찍이 타고난 재능으로 골목 대장 노릇을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마도 아버지의 카리스마를 물려 받았으리라 말 나온 김에 </div> <div><br></div> <div>아버지의 얘기를 하자면 나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다.</div> <div><br></div> <div>어머니는 아버지에 대해 얘기를 하기 싫어했으므로 나는 형의 풍부한 몸짓이 섞인 이야기를 통해서 </div> <div><br></div> <div>단편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것은 나에게 대단히 의미 있는 일 이었다. 어릴적엔 제법 상상력이 풍부했던 나는</div> <div><br></div> <div>형의 이야기를 몇 배로 부풀려 들었다. </div> <div><br></div> <div>내 기억 속에서 아버지는 총을 적들에게 다다닥 하고 쏘면서 전쟁터를 누비는 람보 같은 모습이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전쟁터에서 돌아온 아버지가 나를 목마 태워 껄껄 웃고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형은 이야기 하는 재주가 뛰어났다. </div> <div><br></div> <div>종종 형 주위에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형이 들려주는 얘기를 흥미진진하게 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아이들은 그런 형에게 일종의 구독료 대신 담배를 상납하곤 했다. 형에게는 따르는 사람이 많았다.</div> <div><br></div> <div>나는 형이 크면 아버지처럼 군인이 될거라고 생각했다. 뭐 아무튼.. 결국엔 따르는 사람이 많게 됐지만..</div> <div> </div> <div><br></div> <div><br></div> <div>아무튼 나는 그런 형과 달리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다. </div> <div><br></div> <div>햇빛도 들지 않는 쥐 소굴 같은 곳에서 </div> <div><br></div> <div>시간을 보내는것은 무척 따분한 일이었다. </div> <div><br></div> <div>그렇다고 비지땀을 흘리며 밖에서 다른 아이들무리와 어울려 지내기는 싫었다.</div> <div><br></div> <div>정확히는 아이들이 나를 거부했지만..그런 관계로 나는 항상 거의 홀로 지냈다. </div> <div><br></div> <div>다행히도 거실 구석에는 여러 신문사의 신문이 차곡차곡 반듯하게 쌓여있었는데</div> <div><br></div> <div>어머니가 주말마다 부지런하게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폐지로 사용하기 위해 모은 것들 이었다.</div> <div><br></div> <div>나는 무료할때면 그 신문 뭉텅이에서 신문을 뽑아 읽곤 했다. </div> <div><br></div> <div>어떤 날은 XX신문사, 어떤 날은 OO신문사,</div> <div><br></div> <div>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덕분에 어릴적 부터 세상을 편견없이 평등한 시선으로 볼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신문들에서 일부 사람들은 우리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내가 느낀것은 우리가 사는곳과 신문에 나온 사람들이 사는곳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span></div> <div><br></div> <div>우리 동네는 항상 싸움소리로 시끌벅적 했고 앞서 말했다시피 </div> <div><br></div> <div>우리는 각종 합법적인 정신환각 물질을 정기적으로 흡입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약간 스티븐킹 같은 느낌으로 써봤습니다 ㅎㅎ;</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