툼 레이더 리부트
일정한 스토리를 따라 주구장창 흘러가는 스토리탤링형 액션게임답게 시작부터 쉴 틈을 주지않고 달린다.
난파된 선박과 자신이 조사하던 고대문명 속에 사는 광신도들에게 납치를 당해 곧장 제물이 될 위기가 엄습한다. 목숨이 열개라도 모자랄 긴박한 순간을 넘고 넘어 생존하지만, 생존이 가져다주는 기쁨도 잠시, 동료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다는 죄책감이 밀려들어 온다.
위험과 자금난 속에도 직감 하나만으로 밀어부친 일은 도박수가 되어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끌었고 이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라 치부하며 동료들을 구하기위해, 또한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다. 한편, 그토록 고대하던 고대 유적에 대한 실마리가 발견되자 가슴 깊숙한 곳에서 타오르는 고고학적 유물들에 대한 열망이 이 미지의 섬을 탐험하게 한다.
- 마치 세상에 종말이라도 온것만 같은 배경. 맨손, 맨발으로 미지의 섬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있다. 피칠갑을 하게된 상처보다 고독함이 더 사무칠듯 -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라라 크로프트라는 고고학자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툼레이더 리부트는 가녀리고 보호받던 여성, 라라 크로프트가 한명의 성인이, 아니 열댓명의 남성들이 총알 세례를 퍼부어도 살아남는 여전사로 탄생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짱쌔고 강한 캐릭터가 아닌 현대를 살아가는 그 누구나처럼 살인을 두려워하고 위험에 망설이는 라라가 천재지변에 가까운 시련을 겪고 난 뒤 어떠한 상황에 봉착해도 당당히 맞서는 여전사로 부활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툼레이더 리부트를 성공작이라고 칭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아버지께 모든걸 하와이에서 배운 17살의 신이치도 아니고 어떻게 저렇게 수월하게 적들을 베어넘기는지는 모르겠으나 게임이니까 넘어가도록 하자(각시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
이쯤말했으면 한말도 많은 것 같으니 개인적인 평점부터 주고 시작하자.
액션 ★★★★★ 오금이 아찔해지는 순간순간을 타파하는 라라의 걸출한 기교는 손맛이 짜릿할 정도.
연출 ★★★★★ 마치 영화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연출과 그에 걸맞는 버튼액션
스토리 ★★★ 그렇고 그런, 뻔하디 뻔한. 정도까진 아니지만 누구나 예상했을 그런 스토리, 그러나 툼레이더 시리즈를 새로 견인할 타이틀로는 나쁘지 않다.
-절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곡예, 나같으면 매달려서 엉금엉금 기어갔다.-
결국엔 X X X 만 누르면 되는 같은 행동의 반복이라도 퍼즐 요소와 연출로 커버했다. 특히 비밀 무덤은 누구나 갖가지 시도를 해보면 클리어할 정도로 만들어 뒀으니 부디 공략을 보지말고 자신이 해볼것!
칭찬은 이정도만 많이 했으니 이제부턴 아쉬운점들.
굳이 2회차를 해야할 필요성을 못느낌과 동시에 짧은 플레이 타임. 시원섭섭함이 들지도 않고 아 끝이네. 라는 생각이 먼저든다. 하긴 영화같은 퀄리티를 생각하면 그냥 영화 한편 봤다고 생각하고 넘기자.
게다가 수집욕을 자극 하기위해 만들어 놓은 달성률을 엔딩을 보고 난 이후 체울 수는 있다는데, 왜 다시 엔딩을 보기 전으로 돌아갈까... 그것도 빠른 이동이 되지 않는 캠프로 말이다. 더욱이 엔딩만 보고나면 쫑내고 싶어지는 안배.
차라리 고국으로 돌아가 해피엔딩 한번 보여주고 휴식 후에 더 많을 것을 알기위해 섬으로 돌아갔으나, 아직까지 잔당들은 남아있고, 비밀은 숨겨져 있다는 스토리가 더 나았을것만 같다.
-절망에 빠진 라라. 이미 예전으로 되돌아가긴 글렀다는 것을 잘 알고있지만 유달리 집이 그립다.-
또 한가지, 나만 불편한 개연성. 난파, 생존, 그리고 살인. 이 세가지 모두 일반인들은 그저 영화 속 먼 얘기다. 말로만 어쩌지 어쩌지 하면서 잘도 하는건 게임이니까 그렇다 치고, 프로 등반가들도 쉬이 못하는 암벽등반과 파쿠르와 다름없는 각종 곡예도 액션에 기인한 툼레이더의 본질이니 그렇다 쳐도! 수십, 수백년동안 외부인의 침입을 금했다는 마지막 장의 무대엔 떡하니 탄약들이 쓰기 좋게 비치되 있고 칼, 활만 들고 다니는 여왕의 망령들을 죽였는데 샷건 총알이 들어온다.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이후에는 탄약을 보충할수없으니 철저히 준비를 하라거나, 비축한 탄들이 다 떨어지면 활이라는 아주 좋은 무기로 위기를 해쳐나가는 그림을 그렸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초반에나 등장한 사냥 시스템은 나중엔 그저 몹들을 잡을 바에야 사람죽여서 경험치나 얻지 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아 조금 아쉽다. 안그래도 짧은 플레이타임, 컨텐츠를 늘리기엔 충분히 소스는 많지 않았나 (그러기엔 파크라이와 똑같아 져버리는건가?)
- 난 집에 가지 않을거야. -
정말! 미쿡 영화처럼 예고편을 암시하며 끝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