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법과는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공부하는 대학생입니다.

그렇지만 법에 대해서 조금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신문도 틈틈히 보는 편이죠.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모바일 웹으로 인터넷 기사를 보다보면, 여러가지 사건사고에 대한 처벌내용 등이 나오는 기사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는 필수적으로 "XX, 저런 X들은 평생 감방에 쳐 넣어야지 징역 2년이 뭐야?", "대한민국 법이 쓰레기네." 등등의 악플들이 달려있죠. 아마 여기계신 분들도 그런 리플들을 달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엄벌에 대해서 논하기 전에 먼저 알아두셔야 할 것이 있을 거 같네요.

먼저, 범죄율을 줄이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건 '엄벌'이 아니라 '필벌'입니다. 엄벌주의가 범죄율 저하에 큰 역할을 했다면, 지금 시대의 모든 문명국에서는 조그마한 절도죄에도 사지 절단하거나 무기징역, 혹은 사형시키는 극형을 택했겠죠(절도죄가 재범률이 가장 높은 범죄인건 아시죠?). 실제로 이러한 형벌은 과거 상당수의 국가들이 행했던 방식입니다(고대 함무라비 법전, 탈무드, 구약성서, 고조선의 팔조법 등등).

필벌주의라는 건, "죄를 지으면 반드시 잡혀서 벌을 받는다." 입니다. 현재 거의 모든 국가에서 이러한 방식을 쓰고 있고, 가장 합리적이라는 역사적인 경험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그 중에서 미국이 거의 유일하게 다른 국가들보다 4배 정도 엄벌을 내놓는 나라인 걸로도 유명하죠. 그렇다고 미국이 가장 안전한 건 아니라는 걸 잘 아실테죠?

또 착각하시면 안되는 게, 우리나라는 땅덩이가 적고 노동력이나 자원 등과 같은 재원들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적은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만약 엄벌을 내놓는 다면, 수감자들의 수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그들을 수용할 시설도 엄청나게 증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먹여살리는 데에 쓸 식비나 생활비 등은 모두 국민이 세금으로 부담해야 하죠. 우리는 미국같은 자본이 풍부한 국가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범죄자들을 다 죽여버릴 수는 없죠. 이것은 인권 등과 같은 윤리적인 문제가 뒤따르는 복잡한 일 들입니다.

그래도 희망적인건, 다른 여러 나라들을 둘러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국만큼 치안이 잘 되있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한국의 치안은 '세계적 수준'이죠. 단, 성범죄 등과 같은 것들은 제외입니다; 앞으로 '양형' 등을 다루는 기사가 나올때 사람들이 발끈하는 일이 좀 줄었으면 좋겠네요.. 현재 우리의 상황을 다들 명확히 아실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