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오유 유저라면 '솔로'라는 단어가 매우 친숙하게 느껴지다 못해 내가 솔로고 솔로가 나인 '솔아일체'의 경지에 올라 있을 테지만 일반적으로</div> <div>보통 사람이라면 살면서 한번쯤 연애를 해보는 것이 당연하고 누구나 첫사랑의 아픔 한번쯤은 있기 마련이다. </div> <div>그런데 지금 말할 내 친구는 오유도 안하면서 타고난 오유저의 자질을 가진 모태솔로이다. 탄생과 동시에 솔로 카운트가 시작되어 서른이 넘</div> <div>어버린 지금까지도 그는 데이트는 날짜, 미팅은 업체와의 만남인줄 알고사는 놈이다.</div> <div> </div> <div>물론 그 친구도 여성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조화를 거부하고 각자의 개성과 자유의지를 주장하는 그의 이목구비와 씨가 말라버린</div> <div>유머감각으로는 누군가와를 연애를 하는데 큰 무리가 있었다. 물론 유유상종이라고 나와 내친구들도 그녀석과 별반 다르지는 않지만.... </div> <div>그렇게 연애를 포기하고 일에만 매진하던 녀석이 어느날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div> <div> </div> <div> </div> <div>"야 나 소개팅 하기로 했는데 어떻게 해야 될까?"</div> <div> </div> <div> </div> <div>친구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격렬했다. 마치 독립선언 33인 눈앞에 이완용을 세워둔 듯 했다. 아직 살아있는 친구를 부관참시라도 할 기세였다. </div> <div>우리는 어느정도의 흥분이 가라앉고 나서 그래도 약간이나마 남은 우정으로 그 친구에게 조언을 해주려고 했다.</div> <div>하지만 우리에게 연애수법을 묻는건 흥선대원군에게 영어 문법을 묻는 꼴이었다. 그나마 마더 테레사 같은 여자친구님의 구원하에 불경스럽게</div> <div>커플이라는 죄를 짓고 사는 내가 주된 조언을 해주기로 했다.</div> <div> </div> <div> </div> <div>"일단 너는 얼굴이 웃기니까 유머로 밀고 나가자. 위트있는 남자를 여자들이 좋아하는 거는 알지?"</div> <div> </div> <div>"그건 알지. 근데 나 유머감각이 없는데.....야 근데 내가 그렇게 별로냐? 나 정도면 그래도 중간은 가지 않냐?"</div> <div> </div> <div>"니 얼굴은 담배같아"</div> <div> </div> <div>"왜?? 중독성 있냐? 막 생각나고 땡겨? ㅋ"</div> <div> </div> <div>"청소년과 임신부의 건강에 치명적이지. 냄새도 좀 나고. 글리제 832C에서라면 먹힐지 몰라도 지구에선 아니야. 그러니까 닥치고 유머 ㅇㅋ?"</div> <div> </div> <div>"......알았다. 아, 그래도 나 최불암 씨리즈랑 덩달이 씨리즈 많이 알어 ^^ "</div> <div> </div> <div> </div> <div>해맑게 웃는 친구의 얼굴에 오함마로 더블스매셔를 날려주고 싶었다. 이 조금 모자라지만 착한 녀석같으니.</div> <div> </div> <div> </div> <div>"소개팅 상대가 너희 어머님 등산모임에 참석하시는 어머니 친구분이 아니라면 그따위 꺼는 머릿속에서 깨끗하게 지워. 유머사이트 돌면서 최근</div> <div> </div> <div>트렌드 위주로 유머 몇개 외워. 유행하는 말이나 그런거 잘 알아두면 좋고. 그래야 대화가 통하지 "</div> <div> </div> <div>"응 알았어. 유머사이트. 유행하는 유머...ㅇㅋ"</div> <div> </div> <div>"그리고 상대방 말에는 맞장구 잘쳐주고 잘 들어주는게 중요해. 말하기 보다는 듣기. 여자들은 공감을 잘해주는 남자가 잘 통하는 남자라고 생각</div> <div> </div> <div>한다고 그러더라."</div> <div> </div> <div>"듣기 맞장구...듣기 맞장구... 알았어"</div> <div> </div> <div> </div> <div>친구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와 더불어 상대를 배려하는 자세를 가지면 적어도 소개팅 나온 상대가 널 공격하는 일은 없을거라고 </div> <div>일러두고 나의 코칭은 끝이났다. 시간은 흘러서 어느덧 소개팅 하는 날이 되었고. 친구는 무사히 소개팅을 마쳤다. 우리는 끝을 뻔히 알고있지만 </div> <div>혹시나 반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친구를 불러 소개팅 후기를 듣기로 했다.</div> <div> </div> <div> </div> <div>"소개팅은 잘 마쳤냐?"</div> <div> </div> <div>"그런대로 잘 된거 같아."</div> <div> </div> <div>"......젠장. 만나서 뭐했는데?"</div> <div> </div> <div>"밥먹었어"</div> <div> </div> <div>"그리고?"</div> <div> </div> <div>"....?? 밥먹었다니까?" </div> <div> </div> <div>"그러니까 밥먹고 뭐했냐고"</div> <div> </div> <div>"다먹고 집에 왔지."</div> <div> </div> <div> </div> <div>뭔가 내가아는 소개팅이랑 다른걸 하고 온것 같았다. 정말 분위기가 괜찮았냐고 물어봤지만 친구는 시킨대로도 잘했고 여자분이 많이 웃었다며</div> <div>올해 결혼을 할 것 같다고 김칫국을 탱크로리채로 마셨다. 뭔가 찜찜하긴 했지만 친구가 그렇다고 하니 그날은 친구가 쏜 술을 거하게 마셨다. </div> <div> </div> <div> </div> <div>몇일 후 </div> <div> </div> <div> </div> <div>모두가 예상했다 시피 소개팅은 잘되지 않았다. 애초에 잘될리가 없었다. 결혼 대신에 그녀의 번호가 결번이라는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그렇게</div> <div>그놈이 자신감을 가졌던 소개팅이 왜 안되었는지는 후에 주선자에게 내용을 듣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놈은 너무 메뉴얼에 충실했다. 유머 사이트를 활용하라고 했더니 앉자마자 오유의 유행어의 유래부터 읊었고. 그녀가 친구의</div> <div>직업을 알게된 건 놀란라이언과 철쭉의 상관관계 설명이 끝난 이후였다고 했다. 공감은 또 어찌나 잘해주는지 생리통 마저도 자신도 그 고통을 잘</div> <div>안다고 대답해 친구의 성 정체성을 의심케 했다고 했다. </div> <div>그래도 주선자의 체면을 생각하고 사람은 오래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과 엄청난 인내심을 갖고 있던 그녀는 식사 이후에 커피 한잔을 제안했으나 </div> <div>시간이 너무 늦었으니 들어가 봐야 하지 않느냐며 내 친구는 그녀를 배려하는 태도를 보여주었고 졸지에 까인 그녀에게 주선자는 소개팅녀가 얼마나</div> <div>욕을 찰지게 잘하는지 그날 알게 되었다고 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