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중순 즈음 미군 보고서 하나가 우리 정부에 날아들어요, 기존의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 + 호크 미사일로 구성된 방공 체계에서 PAC-3 + 호크 미사일로 교체할 경우 보다 저렴한 가격과 운용 비용으로 서울과 인천 전역을 북괴 괴뢰군의 스커드 미사일을 비릇한 각종 크루즈 미사일과 비행체로부터 안전하게 지킬수 있다는 이 보고서는 정부 내 큰 반향을 불러와요.
이러한 미군의 보고서가 상당한 호재인게, 비록 이십여년 밖에 쓰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미국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도입과 함께 퇴역한 물건을 줏어다 기워 쓰고 있는 형편인데다 50년대 말엽에 개발 배비된 미사일이라 극복할수 없는 성능의 한계는 5년여 뒤의 일이지만 발사대에 얹어서 자동 발사가 될 정도로 장난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 94년에 정부는 패기롭게 패트리어트 다섯 포대의 구매를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하지만 이 행복한 고민이 결실을 맺은 것은 장장 6년여의 시간이 흐른 뒤의 일이에요, IMF다 뭐다 영혼까지 털린 지갑을 수습하는데는 예상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00년에 드디어 한국 정부는 SAM-X 사업이라는 명칭 아래에 1억 달러를 내걸고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의 교체를 목적으로 사업 입찰에 나서게 되요.
물론 아시겠습니다만 이 바닥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대공 요격 시스템이라는게 많지 않은 법이고 당시는 더더욱 그러했고, 결국 후보는 두 팀 뿐이었지요,
하나는 Rosvoorouzhenie의 S-300V로 경쟁자의 반값에 불과한 가격에 카탈로그 상 대등한 성능을 자랑했어요, 물론 나라간 자존심이나 1억 달러의 비딩도 어느 정도는 블러핑으로 작용했겠죠.
이에 반하여 Raytheon의 PAC-2는 입증된 성능과 실전 경험을 자랑했으며 안정적인 보급 체계 및 후속 지원을 약속했어요, 물론 미국 성질 머리를 볼때 이런 중요한 군수 체계를 함부로 바꾸는건 탈날 일이기도 하니 고민이 될수 밖에 없기도 해요.
어느 쪽을 선택하든 메리트가 만만찮은 터라 뜨거운 경합이 예상되었으나 결국 그 결과는 다들 예상했던 데로 레이시온의 승리로 끝났어요,
뭐 이렇게 사업이 끝나면 모두가 행복하겠지만 결코 끝난게 끝난게 아니었다는게 문제에요.
당초 00년에 집행이 시작되어야 했으나 한국 정부는 가격 협상과 지불 능력을 이유로 02년까지 사업을 연장하기로 했는데 일단 뭐 그건 큰 문제가 아니에요, 남의 돈 먹기가 쉽지 않다는 건 너 나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니까요,
근데 그게 장난이 아니었다는게 문제에요.
일단 지르기는 했는데 정부에 돈이 없어요, 도둑놈이 많은 것도 있겠지만 정말 돈이 없어요, 먹고 죽을려고 해도 없다는데 골프장 짓고 생계형 비리는 잘만했다는게 우습지만 정말 1억 달러를 뱉고 싶어도 뱉을수가 없었어요,
물론 레이시온의 입장에서는 돈 달라고 멱살을 잡을수도 없는 노릇이라 서로서로 똥줄만 타들어가던게 사실이에요.
그렇게 정권에서 정권으로 폭탄 돌리기를 하는 사이에 결국 06년 부터 더이상 미룰수 없는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의 퇴역이 시작됬어요, 사실 자동 발사가 될 정도로 낙후된 상황이라 오늘 내일 하던 것을 억지로 링겔 꽂고 심폐소생술 하며 살려놓던 걸 보내는 거라 딱히 이상할건 없었지만 풍문에 따르자면 아무런 대안 없이 방공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이 꼬락서니를 바라보는 해외에서는 사업이 암묵적으로 종료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정도였다고 해요.
실제로 그렇게 봐도 이상할 것은 없었지만 뭐 안보는 1번 운운할 것도 못되는 참담한 것이 현실이었지요, 물론 그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고 06년 부터 정부는 조심스레 PAC-3에 대하여 여기 저기 찔러보기 시작해요, 하지만 돈이 없어요.
미국 애들은 레이저로 지져가며 전 국토를 지킨다는데 우리는 한개 주 보다 작은 땅덩어리 하나 지키기도 힘든게 사실이에요, 여담이지만 미국하고 비교하면 어느 나라든 웃프지 않은 나라가 없고 군대에서 장사하자 먹고 살자 오늘도 덩실덩실 춤추는 프랑스나 터키, 이집트 등보다는 그래도 행복하다고 자위할수 있어요, 적어도 돈 없다고 부대를 밀어서 잠금해제하는 네덜란드나 방치 플레이하는 독일, 오스트리아보다는 낫으니까요.
아무튼 그렇게 애만 태우던 이듬해 간절히 바라면 우주의 기운이 도와준다고 독일에서 유지 보수 비용이 모잘라서 중고 나라에 올린 PAC-2를 발견해요, 당초 예상보다 좀 비싸기는 하지만 지르지 못할건 없어보였고 무엇보다 이대로 방공망을 아작낸체 나이브하게 보내기는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잊고 있던 레이시온 사를 불러와요,
그리고는 드디어 레이시온 사와 08년 중엽 2억 4천만 달러의 훈련 및 유지 보수 지원 등이 포함된 장대한 해외 판매 계약을 체결해요, 물론 물건을 가지고 있는 독일과의 계약은 별개인건 당연해요, 그래서 08년 말엽에 8억 달러를 주고 중고 나라에서 48기의 미사일과 발사 모듈을 구입해요, 계획대로라면 12년 첫 교체 이후 2년여에 걸쳐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을 교체할 거에요.
물론 단순한 대공 미사일만 들고오면 안되는 게 사실이라 천조국 형님의 바짓 가랑이를 붙들어요, 그리하여 13년에 대 탄도탄 업그레이드를 비릇한 후속 군수 체계의 도입 및 기타 관리 문제를 허가 받게 되요,
여기까지 오는데 장장 20여년이 걸렸고 정말 PAY TO WIN이라는 격언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요, 물론 사업의 뒷 이야기가 고생만큼 마냥 행복한건 아니에요, 그렇게 돈을 쏟아붓기는 했는데 13년 당시 예상으로는 후속 비용이 4억 달러 정도는 더 들어야 한다고 해요, 꿈도 희망도 없어요.
거기다 독일애들이 뭔 짓을 했는지 아니면 중간에 시험 운용 및 관리를 한 레이시온이 20년의 원한을 실었는지 구입해온 기기에 이상이 있는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어느 정도는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어요,
하지만 스커드 미사일이나 SN-02 같은 저고도에서 날아드는 친구들을 상대로는 미국이 THAAD와 PAC-3를 종말 단계에서 배비한것에서 볼수 있겠지만 이보다 좋은게 없는 것도 사실이에요,
거기에 호크 미사일의 대체를 통하여 구축한 KAMD에서 이 걸 빼면 답이 없는 것도 사실이에요, 아직까지 천궁 미사일은 대 탄도탄 능력이 개발 도중 인걸 잘 생각해봐야되요,
주한 미군의 THAAD를 빼고볼때 지금 KAMD에서 대 탄도탄 요격 능력을 제대로 갖춘건...사실상 이 친구 하나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