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육군은 그러니까 크림 전쟁의 바라클라바 전투에서 거하게 한탕 해드시기 이전의 영국 육군이라 한다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이제 매관MAGIC 아니 매관제 Purchase System, Purchase of Comission 일것입니다, 다만 이 매관제에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가령 장교는 귀족들만이 가질수 있는 자리이고, 매관제는 매관매직과 동일한 말이라는 것은 엄밀하게 말씀드려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틀린 말이기도 하지요,
영국 육군의 장교가 되기 위해서는 재력이 아니라 다음 세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로 나이가 16세 이상의 남성이어야 하며, 두번째로 신체가 건강하여 결격 사유가 없어야 하고, 세번째로 글을 읽고 쓸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 조건이 충족된 이가 연대장의 추천을 받아 임관하게 되는 것으로 절대 다수는 군대와 전혀 상관 없는 삶을 살아왔던 이들일뿐, 군대와 관련된 삶을 산 이는 민병대를 통하여 지휘하며 전술, 명령 체계 등을 어느 정도 익혀온 이들이 전부로 극소수의 이들이 19세기 초 만들어진 왕립 군사 학교를 졸업하거나, 군인의 자제로서 조기 교육을 받아왔을뿐입니다,
그도 아니라면 일반 사병으로 시작하여 부사관이 된 뒤 큰 전공을 세우거나 오랜 군복무 속에서 꾸준한 실적을 올린다면 장교의 문이 열렸지요.
즉 귀족이어야 할 필요는 당연히 없을뿐더러 오히려 장교의 절대 다수는 공립학교를 졸업한 중산층이었습니다, 이러한 장교들이 임관하여 군사 훈련을 받고 또 장교로서의 교양과 전술 등을 교육받아 한 사람의 군인이 되는 것인데, 그러한 장교들이 원하는 부대에 빠르게 진급하기 위하여 돈을 지급하는 것이 바로 매관제 입니다,
이 매관제는 얼핏본다면 매우 후진적이고 말도 안되는 제도 같지만 비슷한 이름의 매관MAGIC과 다르게 여러 이점이 있었습니다, 첫째로 연금이 없던 당시에 군인들이 전역후에도 생계를 이어나갈수 있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또한 전역후에 돌려주는 담보제로 운용되는 만큼 무사히 원금 그대로 돌려 받기 위하여 장교들 개개인으로 하여금 반강제로 고문관化를 억제하게 만드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물론 쿠데타나 여타 사회 운동으로 나라가 뒤집힌다면 당연히 돈이 날아가는 만큼 쓸데 없는 생각을 하지 않게 만드는 역할도 했습니다,
그리고 매관제라고 해서 무분별하게 계급을 사들이게끔 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제약이 존재했습니다, 부대 내의 중령 이하의 계급의 TO에 공석이 생길 경우에 해당 계급의 진급 예정자들만 입찰할수 있지만 전장에서 전사를 하였을때 발생하는 공석에는 입찰이 불가능하게끔 하여 프레깅을 방지하였고 오로지 병사나 자연사, 진급, 전역 등에만 해당되게 하였으며 무엇보다 비쌌습니다,
19세기 초엽을 기준으로 가장 저렴한 일반 보병 병과 소위의 입찰가가 최저 450파운드, 물가 변동 추이를 고려한 현 시세를 보면 물경 1억 여원에 달합니다, 봉급에서 식비, 의류비, 무구 등을 공제하던 당시 상황을 보면 적자도 이만 저만한 적자가 아닌터라 평민들은 감히 어찌할수 없는 노릇이지요, 물론 그렇다고 평민들이 진급에서 뒤로 밀린건 아니고 능력이 있다면 가진급을 통해 능력을 검증 정식으로 계급을 부여하는 제도가 존재하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나름 형평성을 이룰수 있었으며 그렇기에 반도 전쟁 당시 역시 매관제를 통해 고속 승진을 거듭한 웰링턴 장군 휘하에서 매관제로 장교에 임관한 이는 고작해야 20%남짓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최소 대위에서 2년을 복무해야 소령으로 갈수가 있었으며 위관급에서 6년을 복무하지 못하면 일선 부대의 지휘관으로 임관하지 못하게 되어 있기에 매관제는 원하는 부대에 빠르게 갈수 있는 방법 이상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