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center">용과 영웅들이 번성하던 그 옛날,<BR>세계의 중심에 하나의 탑이 서 있었다.<BR><BR>그 탑이 언제, 누구에 의해 지어 졌는지는 아무도 모른다.<BR>확언할 수 있는 것은 거기엔 주인이 살고 있다는 것.<BR><BR>그 주인은 어떤 일족(一族)이었는데,<BR>신이 적손(嫡孫)에게 물려 준 지식과 언어를 지키며<BR>비밀스러운 생활을 살고 있었다.<BR><BR><BR><BR>끝간 데 없이 높은 그 탑의 정상,<BR>땅을 밟고 사는 사람들의 시선으로는 닿지못할 그 곳은<BR>그야말로 신의 좌(座)라 불리는 성역.<BR><BR>그 정상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과 닿을 수 있는 자격은<BR>신의 일족에게만 허락되어 있었다.<BR><BR><BR>땅을 밟고 사는 사람들은 불을 찾아내고, 먹을 것을 짓고,<BR>위대한 군주를 섬기고 도시와 금화를 만들었지만<BR>언제나 탑의 주민을 동경할 수 밖에 없었다.<BR><BR><BR>이윽고 지상의 왕이 명령했다,<BR><BR><BR><BR><STRONG>"저 탑의 최상층을 눈으로 확인하고 오는 자 와는<BR>내가 가진 모든 지식과 부와 영광을 함께 하겠다."</STRONG><BR><BR><BR><BR>곧이어 수 많은 사람들이 탑에 도전했다.<BR>그러나 곧 사람들은 깨닫게 되었다,<BR><BR>어째서 지상의 인간들이 <BR>지금까지 이 탑을 정복하지 못했는가.<BR><BR><BR>우선 탑에는 입구나 창문이라는 게 없었고, <BR>억지로 부수려 하면 반드시 그 도구가 먼저 부러졌다. <BR>무엇보다도 오르면 오를 수록 탑은 그 높이를 더해갔던 것이다.<BR><BR><BR>앞선 도전자들의 실패담에도 굴하지 않고,<BR>탑을 오르려는 자들은 끊임없이 몰려왔다.<BR>어느 새 '탑의 시련'은 지상의 인간들에게는 하나의 관례가 되었다.<BR><BR><BR><BR>그런데 이들 가운데 얀미르Yahnmirr라는 기사가 있어,<BR>오직 그에게만은 한 가지 희망이 있었다.<BR><BR>그가 탑을 오르는 도전을 계속하는동안 <BR> 탑의 주민인 한 처녀가 남몰래 그를 사랑하게 되었으니까.<BR><BR><BR>처녀는 탑을 오르는 얀미르가 듣도록 속삭였다.<BR><BR><BR>"나는 당신의 마음을 원합니다,<BR>내게 그 마음을 준다면 당신의 원하는 바를 이루어 드리겠어요."<BR><BR><BR>여기에 얀미르는 시원스레 답했다.<BR><BR><BR>[좋소, 이 탑의 정복을 도와준다면<BR>이 마음과 몸을 모두 당신과 함께하는데 쓸테니.]<BR><BR><BR>얀미르의 대답을 들은 처녀는 그의 약속을 <BR>두 번 세 번 확인하고서야 그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BR><BR><BR>"..이 탑은 신이 우리에게만 허락한 유산,<BR>신과의 맹약에 묶여 있기 때문에 탑의 주민이 아닌 그 어떤 자의<BR>침입이나 정복도 허락하지 않는답니다.<BR><BR>난 당신에게 그 <U>맹약의 언어</U>를 가르쳐 드릴거예요, <BR>물론 당신은 신이나 탑의 주민이 아닌 지상의 인간이기에<BR>그 언어를 통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 뿐입니다.<BR><BR>그러니 기사여, 당신은 내가 가르쳐 준 이 언어로 스스로에게<BR>신이 탑에 부여한 신념보다 더 강한 맹세를 해 주세요.<BR><BR>맹약의 언어는 당신의 영혼이 성취할 수 있는 최대치,<BR>그 이상의 의무를 부과하며, 꼭 그것을 완수하게 할 테니까."<BR><BR><BR>처녀에게 언어를 배운 기사 얀미르는 차고 있던 검을 뽑아<BR>허공에 예의 맹약의 언어를 그리고, 그것을 큰 소리로 읽었다.<BR><BR><BR><STRONG>[어떤 도전이라 하더라도 내 그것을 받아들인 이상,<BR>그것을 이루기까지 죽지 않을 것이며, 물러나지도 않으리!]</STRONG><BR><BR><BR><BR>이것으로 그는 탑을 오르는 것을 포함한 <BR>자신에게 닥친 모든 시련, 도전에 대해 불퇴(不退)의<BR>맹약을 한 것이다.<BR><BR><BR>하지만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BR>탑은 변함없이 오르면 오를 수록 스스로 그 높이를 더해 갔다.<BR><BR><BR><BR>그것을 알면서도, 이제<BR>스스로의 맹약을 어길 수 없게 된 얀미르는<BR>그저 하던대로 묵묵히 탑을 기어올라 갈 수 밖에 없었다.<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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