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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10년전오늘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2-06-12
    방문 : 94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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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55105
    작성자 : 10년전오늘
    추천 : 0
    조회수 : 318
    IP : 218.233.***.191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8/07 17:52:08
    http://todayhumor.com/?panic_55105 모바일
    (펌) 안 개 -2-
    <div>간신히 기도를? 열어젖히는 힘겨운 기침 소리와 함께 나는? 의식이 돌아왔다.</div> <div>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지금이 몇 시인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다.</div> <div>눈의 초점이 서서히 맞추어지자 주변의 광경이 눈 앞에 들어왔다.</div> <div></div> <div>화사한 테라스처럼 고급스럽게 꾸며진 약간 어두운 실내 공간이었다.</div> <div>누군가가 내 정면의 의자에 앉아 있었고, 주변에 건장한 서너명이 무게를 잡고 서 있었다.</div> <div>나 또한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 두 팔이 위자 뒤로 포박당한 채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div> <div></div> <div>내 주변만 할로겐등처럼 강렬하게 아래로 내리비치는 빛 때문에 의자에 앉아있는 </div> <div>그의 얼굴은 정확히 볼 수가 없었다.</div> <div></div> <div>확실한 건 두목으로 보이는 그가 담배 하나를 물고 있고, </div> <div>의자에 앉아 다리를 꼰 채 최대한 거만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너 누구야?"</div> <div></div> <div>전화 속의 그 놈 목소리였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쿨럭...준..준호...제 친구는요?"</div> <div></div> <div>"죽지 않았으니까 걱정마."</div> <div></div> <div>"준호 어딨어요...쿨럭"</div> <div></div> <div>"핸드폰에 내 번호 남긴 놈이 너 밖에 더 있어?"</div> <div></div> <div>"그...그럼 저만 이리로 끌고 온 거예요? 도대체 저 한테 왜 이러시는거예요?"</div> <div></div> <div>간신히 입을 열 때마다 상처난 오른쪽 이마와 손으로 가격당한 왼쪽 광대뼈가 아려왔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난 니가 내 번호와 사일런트 엔젤을 어떻게 아는지 궁금할 뿐이다."</div> <div></div> <div>"전 정말 몰라요..쿨럭.... 누가 알려준 거예요."</div> <div></div> <div>"그게 누구야?"</div> <div></div> <div>"몰라요...메모 쪽지가 그냥 제 호주머니에 있었어요..."</div> <div></div> <div>"좋은 말로 할 때 말해.. 그 놈이 누구야?"</div> <div></div> <div>말이 통하지 않는 그와의 대화가 계속되자 순간 나도 모르게 분노 섞인 짜증이 밀려왔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몰라!! 신발!! 모른다는데 왜 자꾸 지랄이야!!!!"</div> <div></div> <div>나의 괴성에 주변에 잠시 적막이 감돌았다.</div> <div>그리고 잠시 후 그 남자의 손짓이 있자 건장한 청년 한 명이 나에게 서서히 다가왔다.</div> <div>막장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두려움보다는 오기가 생겼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쿨럭..쿨럭...차라리 죽여라..신발 놈들아..."</div> <div></div> <div>그 건장한 청년은 나에게 주먹질 대신에 내 팔뚝에 주사기를 꽂아 알 수없는 주사액을 밀어넣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뭐...뭐하는 짓이야?"</div> <div></div> <div>나의 물음에 두목으로 보이는 그가 입을 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넌 잠시 후 진실만을 말할 것이다."</div> <div></div> <div>"조까고 있네...십새끼들...."</div> <div></div> <div>무슨 이유 때문인지 모르지만 나의 말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었다.</div> <div>조명등 너머의 그 남자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주사약의 효과를 기다리는 듯 했다.</div> <div></div> <div>잠시 후 주사액 때문인지 눈 앞의 초점이 다시 흐려지기 시작했다.</div> <div>몸이 나른해지면서 편안함이 몰려왔다.</div> <div>나도 모르게 히죽거리는 웃음이 입에서 새어나왔다.</div> <div></div> <div>기분이 좋아지고,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졌다.</div> <div>동굴 속의 울림처럼 그 두목같은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너 누구야?"</div> <div></div> <div>"히히히...김..성..태..."</div> <div></div> <div>"너 뭐하는 놈이야?"</div> <div></div> <div>"놀고 먹는 백수지 뭐야...히히히.."</div> <div></div> <div>"너 사일런트 엔젤을 어떻게 알아?"</div> <div></div> <div>"음...뭐더라....."</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그 놈이 주고 갔어.....내 차 가져 간 놈...."</div> <div></div> <div>"누..누구?"</div> <div></div> <div>갑자기 주변에 엷은 안개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히히히....안개다...안개...안개가 낀다.'</div> <div></div> <div>기분이 들뜨고,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도 </div> <div>나는 삭신이 오그라드는 듯한 공포가 밀려옴을 느낄 수 있었다.</div> <div>내 뇌의 99%가 약물에 정복당했음에도, 나머지 1%의 정상적인 부분이 나를 일깨우려 애쓰는 것 같았다.</div> <div>머리를 똑바로 들어올리려 했지만 목의 근육이 다 풀려버린 것처럼 내 머리는 이리저리 내팽개쳐졌다.</div> <div>우스꽝스럽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나는 지금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말 해....그 놈이 누구야?"</div> <div></div> <div>그의 질문에 나는 오직 진실만을 말했다.</div> <div>지금 이 순간 내 눈앞에 보이는 그대로 말이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strong><span style="font-size: 16pt"><font color="#c31a1b">"누구긴 누구야.....바로 니 앞에 서 있는 놈이지......"</font></span></strong></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뭔 개소리야?"</div> <div></div> <div>그 두목같은 녀석은 내 말을 부정했지만 나는 확신할 수 있다.</div> <div>내 앞에 그 놈이 나를 등지고 서 있다.</div> <div></div> <div></div> <div>뒷 모습만 봐도 분명히 그 놈이 맞다. <strong><span style="font-size: 12pt">내 차를 견인해 간 놈.</span><br /></strong></div> <div>그 놈은 나를 등진 채 두목 녀석을 노려보고 있는 듯 했다.</div> <div>그런데 이상하게도 희뿌연 연막처럼 그가 반투명하게 보였다.</div> <div>그 놈이 나의 시야를 방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목 녀석의 형상이 투시되어 보였다.</div> <div></div> <div>사람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div> <div>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묘하지?</div> <div>무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그냥 이 안개가 아늑하게 느껴지기도 하고....</div> <div>이런 게 뽕맞은 기분인가?</div> <div></div> <div></div> <div></div> <div>"우히히히히히......"</div> <div></div> <div>나도 모르게 요사스러운 웃음이 쏟아져 나왔다.</div> <div>그리고는 그 놈을 몰아 붙였다.</div> <div></div> <div></div> <div>"니가 경찰에 신고했지? 신발 놈....내 차 니가 찾아와... 신발 놈아....죽일 놈...히히히"</div> <div></div> <div>나의 횡설수설에 그 두목 녀석이 입을 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저 새끼 진짜 왜 저래? 약을 너무 탄 것 아냐? 완전히 미친 새끼군. 야!! 더 이상 볼 것 없어. 처리 해!!"</div> <div></div> <div>그는 불호령을 내리며 들고 있던 담배를 너무나도 깔끔해 보이는 바닥에 그냥 집어 던져버렸다.</div> <div>그 와중에도 나는 거친 욕설과 간교한 웃음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야~~~ 신발놈아!!? 내 차 내놔...강아지야!! .....히히히...."</div> <div></div> <div>나를 등지고 있는 그 놈을 인지하지 못한 채, </div> <div>조금 전에 나에게 약을 주사했던 건장한 청년이 옆의 탁자에서 뭔가를 집어들더니 발</div> <div>걸음을 나에게로 옮겼다.</div> <div></div> <div></div> <div>끈 이었다.</div> <div>빳빳한 가죽 끈 같은 것을 몇 번 양쪽으로 소리내어 잡아채더니, </div> <div>이내 그것을 내 목에 가까이 가져다 대었다.</div> <div>그러나 그 동작 후에 정작 그가 힘을 주어 조른 것의 <strong><span style="font-size: 12pt"><font color="#c31a1b">자신의 목</font></span></strong>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우에엑!! 켁!! 켁!!"</div> <div></div> <div>그 놈은 자신의 목을 조른 채 눈깔을 뒤집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div> <div>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녀석은 자신의 목을 조르는 것이 아니라 </div> <div>오히려 자신의 목을 조르는 가죽끈을 풀려고 하는 것 같았다.</div> <div>내 차를 견인해 간 그 자식이 청년의 뒤에서 힘을 주어 목을 비틀고 있었기 때문이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뭐야? 저 자식!! 혼자 뭐하는거야!!!"</div> <div></div> <div>주변의 사내들이 새파랗게 얼굴이 질려 죽어가는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div> <div>그런데 연신 몇 번을 켁켁대던 그가 갑자기 가죽끈을 목에서 풀더니 </div> <div>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개를 몇 번 좌우로 꺽었다.</div> <div></div> <div>달려들던 사내들도 걸음을 멈추고, 그의 기이한 행동을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뒤이어 수차례 목을 꺽던 청년이 갑자기 검은 양복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div> <div>조명등에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는 그것은 족히 30센티는 돼 보이는 시퍼렇게 날이 선 회칼이었다.</div> <div></div> <div>그리고 곧 피의 축제가 벌어졌다.</div> <div>망나니의 칼춤처럼 몸을 이리저리 흔들더니 그는 자신에게 바라보던 건장한 사내들의 몸에 </div> <div>연신 칼질을 해대기 시작했다.</div> <div>소름끼치는 비명소리와 고성이 난무하면서 사방에 핏물이 뿌려지기 시작했다.</div> <div>칼침을 수 차례나 맞은 듯한 한 놈이 내 무릎 위에 떨어졌다.</div> <div></div> <div>그의 마지막으로 남은 몇 번의 심장 박동에 맞추어, 빨갛게 그어진 멱살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div> <div>물총에서 뿜어져 나온 물줄기처럼 따끈한 핏줄기가 내 얼굴에 쏟아졌다.</div> <div>그리고 나는 그것을 즐겼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오 예!!!....히히히히.....푸우!!"</div> <div></div> <div>그것이 입으로 들어가면 나는 분무기처럼 그것을 공중에 뿌려댔다.</div> <div>몇 명의 사내들이 뒤엉킨 채 피의 제전은 계속 되었다.</div> <div></div> <div>여기 저기서 날아드는 여러 개의 회칼이 마치 무당들의 칼춤처럼 화려함을 더 했다.</div> <div>두목 녀석의 정수리에 회칼이 꽂히는 것을 마지막으로 피의 제전이 끝났다.</div> <div>광기어린 축제가 끝났음에도 회칼을 든 사내는 </div> <div>한 동안 피바다 속에서 홀로 망나니 춤을 계속 이어갔다.</div> <div>그 붉은 바다에 물을 채우 듯 그의 몸 서너군데에서 물줄기가 용솟음쳤다.</div> <div></div> <div>그리고 또 한 놈이 망나니 춤을 추고 있었다.</div> <div>칼을 든 사내와 겹쳐진 형상으로 똑같이 춤을 추고 있는 놈은 내 차를 견인해 간 그 신발놈이었다.</div> <div>한참동안 망나니 춤을 선보이던 그 신발놈이 갑자기 춤을 멈췄다.</div> <div>그와 동시에 칼을 든 사내는 무너지듯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div> <div>옆 모습을 나에게 보인 채 잠시 서 있던 그 녀석이 나를 한 번 힐끔 쳐다보더니 연기처럼 사라졌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strong><span style="font-size: 12pt">그리고 안개도 사라졌다.......</span></strong></div> <div><strong><span style="font-size: 12pt"></span></strong></div> <div>서서히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적막감이 밀려왔다.</div> <div>오로지 들리는 것이라고는 누구의 몸에서 떨어지는 지 모르는 액체 방울의 낙하소리였다.</div> <div>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그 액체 방울의 낙하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div> <div></div> <div>이젠 즐겁지가 않다.</div> <div>약기운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즐거움도 같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div> <div>그제서야 처참한 도륙의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악!!"</div> <div></div> <div>나는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div> <div>미친 듯이 몸부림을 쳤다. 미친 듯이 발버둥을 쳤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쿵!!!"</div> <div></div> <div>둔탁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뿌려진 미지근하고 끈적한 액체의 촉감이 내 뺨에 느껴졌다.</div> <div>그리고 그 형사의 경험담처럼 바닥에 엎어져 죽어있는 한 사내의 부릅 뜬 눈과 마주쳤다..</div> <div>그 형사도 이런 기분이었겠구나.....신발.</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후........"</div> <div></div> <div>긴 한숨과 함께 조금 전에 미처 뿜어내지 못한 끈적한 액체가 입 속에서 새어 나왔다.</div> <div>아...졸립다.</div> <div>오늘은 너무나도 피곤한 하루다. 집에 가고 싶다.</div> <div>나는 실신하 듯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성태야...성태야....."</div> <div></div> <div>어떤 익숙한 목소리의 부름에 나는 눈을 떴다.</div> <div>아버지였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이제 정신이 드냐?"</div> <div></div> <div>아버지가 왠 일로 이렇게 친절하시지?</div> <div></div> <div></div> <div></div> <div>"김성태...괜찮아?"</div> <div></div> <div>사건현장에 동행했던 그 형사가 아버지 뒤에 서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여...여기가 어디죠?"</div> <div></div> <div>"병원이다. 이 놈아..아예 여기서 살림 차릴래?"</div> <div></div> <div>늘 같은 아버지의 비아냥거림 속에 전에는 느끼지 못한 울먹임이 느껴졌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버님.. 잠깐 나가 계시죠."</div> <div></div> <div>형사의 부탁에 아버지는 걱정스런 눈빛을 지우지 못한 채 병실을 나섰다.</div> <div>아버지가 병실을 빠져나간 것이 확인되자 형사는 말을 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러고 보니 우리 통성명도 못한 것 같네. 나 ㅇㅇ경찰서 강력계 1팀장 박정우 경사다."</div> <div></div> <div>나는 그의 시선을 뿌리치고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너 어떻게 거길 간거냐?"</div> <div></div> <div>"......."</div> <div></div> <div>"니 의지로 간거냐? 아니면 납치 된거냐?"</div> <div></div> <div>갑자기 두려움과 서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흑......"</div> <div></div> <div>갑자기 뜨거운 눈물이 콧등을 넘어 침대속으로 젖어들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김성태..."</div> <div></div> <div>나의 흐느낌에 박형사는 더 이상 질문을 던지지 않고, 나지막히 내 이름을 불렀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무서워...신발...이제 그만 내버려둬.....흑흑"</div> <div></div> <div>쥐어짜듯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나는 뜨거운 눈물을 연신 쏟아냈다.</div> <div>나의 흐느낌이 멈출 때까지 박형사는 조용히 기다려 주었다.</div> <div>10여분이 지났을 쯤, 내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자 박형사는 입을 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듣기 싫어도 들어라. 너 거기 니가 알고 간 것 아니지?"</div> <div></div> <div>"....."</div> <div></div> <div>"이 거 누가 적어준거지?"</div> <div></div> <div>박형사는 그 쪽지를 나에게 들어보였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누가 적어준 게 아니지? 이 거 니 글씨지?"</div> <div></div> <div>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사일런트 엔젤이 뭐야?"</div> <div></div> <div>"몰라요..."</div> <div></div> <div>나의 성의없는 대답에 박형사는 무언가를 고백하듯 긴 얘기를 꺼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너만 알고 있는 걸로 해.</div> <div>몇 개월 전에 우리 수사팀은 대규모의 신종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어.</div> <div>그 때 수사망에 포착된 조직이 하나 있었는데, 어제 너와 같이 있었던 놈들이야.</div> <div>그 조직은 몇 개의 나이트클럽과 고급 스탠드바를 운영하고 있었어.</div> <div>그런데 그 조직들이 주요 근거지로 삼는 스탠드바가 하나 있었는데, </div> <div>주로 돈 좀 있는 사람들이 출입을 하는 곳이었지.</div> <div>철저한 회원제와 신분 보장으로 누가 드나드는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았어.</div> <div>거기엔 얼굴 마담격의 여자가 있었는데, </div> <div>미모가 얼마나 출중하고 요염했는지 그 여자 때문에 매상이 장난이 아니었다고 하더군.</div> <div>그 여자가 바로 니가 찾아 낸 <strong><span style="font-size: 12pt"><font color="#c31a1b">김나연</font></span></strong>이라는 여자야."</div> <div></div> <div>박형사의 놀라운 말에 나는 시선을 돌려 그를 쳐다 보았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런데 어느 날 우리가 수사에 착수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조직의 중간보스급으로 </div> <div>보이는 한 놈으로부터 전화가 온 거야.</div> <div>누구냐고 물으니까 자신을 <strong><span style="font-size: 12pt">'마두'</span></strong> 라고 소개하더군.</div> <div>물론 그 쪽 세계에서 사용하는 명칭은 아니었겠지.</div> <div>그 녀석은 자신과 김나연의 신변을 보호해주는 조건으로 우리에게 정보를 주겠다고 했어.</div> <div>무슨 장부를 하나 넘기겠다고 했는데 약속시간을 잡기가 쉽지 않았지.</div> <div>장부를 손에 넣기가 힘들었는지, </div> <div>아니면 조직의 철저한 내부 단속 때문이었지 모르지만 아무런 진전도 없이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어.</div> <div>그런데 보름 만에 마두한테 전화가 온 거야.</div> <div>피곤함이 역력한 목소리였는데 뜻 밖의 얘기를 하더라구.</div> <div>김나연이 보이지 않는다고. 아무래도 죽은 것 같다는거야. </div> <div>그런데...."</div> <div></div> <div>박형사는 잠시 입을 굳게 다물더니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런데요?"</div> <div></div> <div>나는 이미 박형사의 얘기에 빠져들고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런데 마두가 횡설수설을 하는거야. 나연이가 매일 밤 자신을 찾아 온대.</div> <div>물에 빠져 죽은 사람처럼 온 몸이 흠뻑 젖은 상태로 창백한 얼굴을 하고 매일 밤마다 </div> <div>자신의 집을 찾아온다는 거야.</div> <div>수면 중에 인기척에 놀라 깨어보면 어둠 속에서 그 여자가 자신의 옆에 누운 상태로 노려보며 </div> <div>있기도 하고, 어느 날 밤은 깨어보면 나연이가 그 소름끼치는 차림으로 화장대 거울 앞에서 </div> <div>머리를 빗고 있다는 거야.</div> <div>깨어보면 꿈이고, 깨어보면 꿈이고...매일 밤마다 악몽같은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거야.</div> <div>그럴 때마다 실내에서도 사방이 <strong><span style="font-size: 12pt"><font color="#c31a1b">안개</font></span></strong>로 뒤덮인다고 하더군."</div> <div></div> <div>나는 갑자기 심장이 멎는 듯 했다.</div> <div>나도 모르게 다시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div> <div>간신히 내 스스로를 진정시킨 후 시선을 맞추지 않은 채 나는 박형사에게 물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마두라는 사람 어떻게 되었어요?"</div> <div></div> <div>"........."</div> <div></div> <div>나의 물음에 박형사가 답을 거부했다.</div> <div>분위기를 눈치 챈 나는 간략하게 다시 물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주...죽었죠?"</div> <div></div> <div>"그래"</div> <div></div> <div>또다시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간신히 눈물을 멈추고 나는 박형사에게 물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어떻게 죽었어요?"</div> <div></div> <div>"새벽에 살고 있던 아파트 15층에서 투신했어.</div> <div>그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두의 얼굴을 본 거야.</div> <div>초면치고는 너무 처참하게 만난거지.</div> <div>현장에 가니까 머리가 깨져 뇌수가 흘러나오고 있고, 팔다리는 모두 부러져 제멋대로 꺾인 </div> <div>기이한 자세를 만들고 있는 시체가 있더라구.</div> <div>처음엔 그 얼굴의 주인공이 마두인지조차 몰랐지.</div> <div>전에 본 적이 없으니 말야.</div> <div>사건을 조사하면서 우리 서와 내 번호가 찍힌 그 놈의 휴대폰 통화 내역을 보고 알게 된거지.</div> <div>휴대폰 통화내역은 정말 중요한 정보였어.</div> <div>수없이 많은 번호들을 우리는 일일이 다 조회를 했지.</div> <div>그런데 몇 개의 떨거지 놈들의 번호를 빼 놓고는 모두 엉뚱한 주인을 가진 대포폰이었어.</div> <div>마두의 것도 마찬가지였고...</div> <div>아무리 불법을 일삼는 조폭이래도 거의 모두가 대포폰으로 활동한다는 것은 드문 일이야.</div> <div>뭔가 철저히 지켜야 할 비밀이 있는거지.</div> <div>어찌 되었든 우리에게 정보를 넘기겠다는 사람이 죽었으니 우리는 앞뒤 가릴 것 없이 철저히 수사를 했지.</div> <div>족적, 지문, 머리카락, 아파트 출입구와 엘리베이터의 CCTV...</div> <div>우리는 가능한 모든 것들을 분석하고 조사했지.</div> <div>마두의 죽음으로 우리는 뭔가를 캐낼 수 있을 것 같았어.</div> <div>그 사건을 계기로 수사팀은 그 조직의 근거지를 얼마 동안 출입할 수 있었거든.</div> <div>모두들 입을 열기를 꺼려하고, 많은 부분에서 제한되긴 했지만 어느 정도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지.</div> <div>그런데 우리의 바램과는 달리 조직과의 연관성은 커녕 타살의 흔적조차 전혀 보이지 않았어.</div> <div>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고, CCTV는 그 어떤 침입의 흔적도 보여주지 못했어.</div> <div>족적이나 지문은 모두 마두의 것이었고....</div> <div>타살 흔적 하나 잡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었고, 결국 자살로 종결되었지."</div> <div></div> <div>박형사는 긴 한숨을 한 번 내 쉬더니 말을 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러나 형사의 직감이라는게 있어.</div> <div>물증은 없었지만 타살이라는 심증을 버릴 수가 없었지.</div> <div>죽기 전 마지막으로 통화한 날에 마두가 한 말이 있었어.</div> <div>그 자식이 나를 죽일거라는 거야.</div> <div>무엇을 감추는지 <strong><span style="font-size: 12pt">'그 자식' </span></strong>의 정체를 말하지 않는거야.</div> <div>게다가 처음 새벽에 그를 발견한 경비원 목격담도 우리의 심증을 뒷받침 해줬지."</div> <div></div> <div>나는 박형사를 등지고 옆으로 누운 채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새벽 순찰 중에 싸우는 듯한 고함 소리가 들려 그 쪽으로 달려갔는데, </div> <div>한 남자의 비명 소리가 들리면서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는거야.</div> <div>자살을 결심한 사람은 비명을 안 질러.</div> <div>마두는 분명히 누군가에게 떠밀린거야. 싸우는 듯한 고함소리는 또 뭐야?</div> <div>분명히 뭔 가가 있다고 확신이 섰어.</div> <div>그런데 이상한 건 목소리의 종류는 한 가지 뿐이었다고 경비원이 말한 부분이야.</div> <div>뭐 귀신 놀이도 아니고, 미친 것도 아니.."</div> <div></div> <div>"누가 죽였는지 알아요."</div> <div></div> <div>갑작스런 나의 나즈막한 목소리에 박형사가 하던 말을 멈추었다.</div> <div>그리고 다시 조용히 입을 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너 지금 뭐라 그랬냐?"</div> <div></div> <div>"마두라는 사람 누가 죽였는지 알고 있다구요."</div> <div></div> <div>박형사는 나의 팔뚝을 잡아당겨 돌아 누운 나를 바로잡았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너 지금 그 말 사실이야?"</div> <div></div> <div>흥분한 듯한 박형사의 눈빛이 느껴졌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누구야?"</div> <div></div> <div>"어제 그 놈들을 죽인 놈이예요."</div> <div></div> <div>"그럼 어제 그 놈들이 지들끼리 치고 받은 게 아니었어? 외부 침입 흔적이 전혀 없던데...</div> <div>족적이나 지문도 그 놈들 것 밖에 없었고..."</div> <div></div> <div>"누군지 모르는데, 사람이 아니었어요."</div> <div></div> <div>"뭐?"</div> <div></div> <div>나는 길게 심호흡을 한 뒤 긴 얘기를 꺼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어제 형사님과 헤어져 집으로 향하던 중 그 쪽지의 번호로 전화를 했어요...."</div> <div></div> <div>나는 어제 오후부터 지금 이 병원에서 눈을 뜰 때까지 기억하고 있던 일을 </div> <div>박형사에게 낱낱이 얘기했다.</div> <div>내가 말을 하고 있는 동안 박형사는 한 번도 나의 말을 끊지 않았다.</div> <div>아니 끊을 수가 없었다.</div> <div>말하는 나도 황당무계한 소리로 들리는데 박형사는 오죽하겠는가?</div> <div>멍하니 넋을 놓고 들을 뿐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 쪽지에 적인 글씨체가 제 것이잖아요. 저는 글씨를 쓴 기억도 없고, 그 내용이 뭔지도 몰라요.<br />어떻게 보면 저도 그 놈한테 당한거죠. 귀신에 홀린 거예요."</div> <div></div> <div>내 얘기가 끝났음에도 박형사는 한 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div> <div>나 또한 박형사의 대답을 기다리느라 입을 다물고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너...진짜로 귀신 볼 줄 아나보다....."</div> <div></div> <div>한 동안 침묵을 유지하던 박형사가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는 말을 내뱉았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제 예감이 틀리길 바라지만, 왠지 이 걸로 끝날 것 같지가 않아요."</div> <div></div> <div>박형사는 무거운 표정을 짓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얘기하자.</div> <div>조금 전에 의사가 너 다친 게 아니라 잠이 든거라고 하더라.</div> <div>퇴원해도 된다는 얘기지. 원하면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줄게."</div> <div></div> <div>"괜찮아요. 그냥 버스타고 갈게요. 사람 많은 게 좋아요.</div> <div>요즘은 사람하고 같이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새삼 깨닫고 있어요."</div> <div></div> <div>"그래. 알았다. 나중에 보자."</div> <div></div> <div>박형사가 나간 뒤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div> <div>많은 사람들이 있기를 바랬지만 버스 안에는 빈자리가 여러 군데 보였다.</div> <div>창가 자리에 앉은 나는 오후의 나른한 햇살을 즐겼다.</div> <div></div> <div></div> <div>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데, 그 생각의 종류가 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텅빈 느낌이었다.</div> <div>왜 내가 지금 이곳에 있는지,</div> <div>어쩌다가 이런 이유 모를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는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div> <div>지금 단 한가지 나의 바램은 이 악몽같은 사건의 고리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다.</div> <div></div> <div>낮은 고도로 떠 있는 태양 빛이 내 두 눈을 비추고 있었다.</div> <div>노란빛 광원 속에 붉은빛이 간간히 섞여 아른거렸다.</div> <div>서서히 졸음이 쏟아지는 것처럼 몸이 나른해졌다.</div> <div></div> <div>졸음 때문인지, 너무나 밝은 눈부심 때문인지 주변 사물이 흐려져 잘 보이지 않았다.</div> <div>마치 안개가 긴 것처럼...</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주변이 뿌옇게 흐려졌다.</div> <div></div> <div>그 때 누군가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div> <div>손자를 데리고 탄 허름한 차림의 할아버지였다.</div> <div>5살 정도로 보이는 하얀 빵모자를 쓴 그 꼬마는 너무나도 귀엽고 천진난만해 보였다.</div> <div></div> <div>다소곳이 손을 모으고 앉아 있는 노인의 앞에 서서, </div> <div>꼬마는 연신 그의 손등을 두드리며 장난질을 해댔다.</div> <div></div> <div>손자의 귀여운 장난에도 할아버지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div> <div>무덤덤하게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div> <div></div> <div>내가 쳐다보고 있는 것을 느꼈는지 꼬마가 나를 보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div> <div>그리고 나 또한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정말 귀여운 손주였네요."</div> <div></div> <div>나의 과거형이 섞인 말에 노인이 고개를 돌려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할아버지와 놀았던게 가장 재미있었대요."</div> <div></div> <div>계속 나를 응시하던 노인의 얼굴이 조금씩 일그러졌다.</div> <div>그리고는 이내 그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항상 할아버지와 같이 다닐거래요.</div> <div>놀이터도 가고, 공원도 가고, 버스도 타고, 지하철도 타고......."</div> <div></div> <div>나는 아이의 말을 그 노인에게 계속 전달해 주었다.</div> <div>아이는 입을 열지 않고 눈 빛으로 나에게 말하고 있었지만 나는 모든 것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만득? 만득이? 응..그래 만득이 아저씨네 가게 가서 물고기 구경하는 게 젤 재밌대요. </div> <div>거기 가자는데요?"</div> <div></div> <div>나의 말에 갑자기 노인은 두 손을 꾹 움켜쥐고 닭똥같은 눈물을 떨구었다.</div> <div>할아버지의 울먹임에 손주 또한 표정이 어두워졌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할아버지...손주가 울지 말래요..."</div> <div></div> <div>나의 말에도 불구하고 노인은 쥐어짜 듯 연신 눈물을 쏟아냈다.</div> <div>이젠 그냥 봐도 사람과 혼령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div> <div>하얀 빵모자 밑으로 드러나 보이는 민머리는 꼬마가 어떤 이유로 죽었는지 말해주고 있었다.</div> <div>노인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고맙네...젊은이...."</div> <div></div> <div>연신 눈물을 훔치던 노인은 조용히 웃옷 주머니에서 </div> <div>상표가 떨어져 나간 갈색 드링크제 병을 꺼내 들었다.</div> <div>나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느즈막하게 결혼 한 아들 놈 부부가 그 핏덩이를 남기고 사고로 죽었다오....</div> <div>혈육이라고는 그 핏덩이 하나 남았었는데...</div> <div>몇 년 뒤 그 놈마저 몹쓸 병에 걸려 치료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죽었다오.</div> <div>그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다고...큭큭큭..자식 새끼 다 보내고 이 늙은이가 살아서 뭐하겠소?..큭큭"</div> <div></div> <div>"할아버지...그래서 죽으려고 하신 거예요?"</div> <div></div> <div>나의 물음에 노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이렇게 귀여운 손주가 할아버지 곁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주고 있는데....할아버지 그러시면 안되요.</div> <div>할아버지...이 손 잡으세요. 이게 할아버지 손주의 손이예요."</div> <div></div> <div>나는 꼬마의 손을 집어들어 할아버지의 손바닥에 다소곳이 올려 놓았다.</div> <div>노인은 내 손을 몇 번 어루만지더고 무엇인가 느껴지는지 한 손에 빈 공간을 만들어 손가락을 오무렸다.</div> <div>그리고는 입에 힘을 주어 굳게 다문 채, 또 다시 진한 눈물을 몇 번 쏟아냈다.</div> <div></div> <div>몇 번에 걸친 나의 위로에 노인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작별인사를 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고맙네. 젊은이..누군지 모르지만 정말 고맙네. 다시 집으로 돌아가겠네..."</div> <div></div> <div>다른 이가 보면 우스꽝스러워 보일지 모르지만, </div> <div>노인은 손주가 서 있을 자리를 내려다보며 무슨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div> <div>노인의 손을 잡고 있던 꼬마가 나를 뒤돌아 보고는, 또 한 번의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div> <div>나도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는 버스에서 내려 멀어져가는 그들을 계속 지켜보았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잘 지내렴.."</div> <div></div> <div>귀신도 종류가 있구나.</div> <div>저런 귀신만 만나면 좋으련만...</div> <div>이젠 나의 이런 능력을 내 스스로 받아들이는 듯 했다.</div> <div>그 때 내 휴대폰의 요란한 진동음이 느껴졌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여보세요?"</div> <div></div> <div>"나 박형사야."</div> <div></div> <div>"예...왜요?"</div> <div></div> <div>"너 나하고 이번 사건조사 한 번 할래?"</div> <div></div> <div>갑작스런 그의 제안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나도 이 사건의 내막을 모두 알고 싶었다.</div> <div>그리고 경찰하고 같이 있는 것이 좀 더 안전한 것이 아닌가?</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제가 꼭 필요한가요?"</div> <div></div> <div>"사실은 니가 필요한 게 아니라 니 능력이 필요해"</div> <div></div> <div>"좋아요!! 하겠어요!!"</div> <div></div> <div>"오늘은 집에 가서 쉬어라. 그리고 내가 내일 오전에 데리러 가겠다."</div> <div></div> <div>"알았어요."</div> <div></div> <div>나는 왠지 설레기도 하면서 두렵기도 한 묘한 기분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div> <div>오피스텔에 도착하자 무거운 피로감이 몰려왔다.</div> <div>며칠 동안 비워 둔 집이라 낯선 냄새까지 나는 듯 했다.</div> <div>나는 취직을 핑계로 부모와 떨어져 산다.</div> <div>취직이라고 해봤자 배운게 없고 얼굴로 먹고 살다보니 직업이 다 거기서 거기였다.</div> <div>술집 써빙, 나이트 클럽 웨이터, 호스트빠....</div> <div>그나마 내세울만한 직업은 역시 바텐더였다.</div> <div></div> <div>그러나 그것도 잠시.......</div> <div>일을 할 만하면 여자들이 달라붙어 제대로 한 우물을 팔 수가 없었다.</div> <div>모든 용돈이나 경비를 여자들이 대주니, 힘들게 일을 할 이유가 없었다.</div> <div>그런 것들은 자꾸 나를 나태하게 만들었고, 술과 여자에 찌들게 만들었다.</div> <div></div> <div>나를 잡으려고 일부러 임신한 여자들도 있었다.</div> <div>그 때마다 나는 계속 만나준다는 조건으로 중절수술을 권했고, </div> <div>그 수술이 끝나면 가혹하게 차 버렸다.</div> <div></div> <div>사람들은 나를 쓰레기라고 부를 것이다.</div> <div>그렇다. 나는 쓰레기에 가깝다.</div> <div>그런데 아직도 여자들은 겉모습이 멋진 상자에 담긴 나 같은 쓰레기를 좋아한다.</div> <div></div> <div>어떤 이는 멋진 상자의 모습에 반해 다가와서는 그 속을 열어보고 쓰레기라는 것을 알면 도망하고,</div> <div>어떤 이는 담겨 있는 것이 쓰레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멋진 상자에 반해 그 안의 쓰레기까지 좋아한다.</div> <div></div> <div>내 주위에 모인 여자들이 예쁜 나비떼인지, </div> <div>아니면 더러운 파리떼인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들이 귀찮고 힘들게 느껴진다.</div> <div>내가 사고 난 것도 알고보면 나이트에서 꼬신 년이 내 음주운전을 막지 않았기 때문이다.</div> <div>생각이 있는 년이라면 그럴 수가 없다.</div> <div></div> <div>우라질 년.....</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집이 너무 조용했다.</div> <div>나는 리모콘을 들어 TV를 켰다.</div> <div>늘 보는 스포츠 채널에서 야구 중계를 하고 있었다.</div> <div>나는 입고 있는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욕실로 들어갔다.</div> <div>샤워기를 틀고, 샤워기 옆에 있는 세면대 위의 거울을 바라보며 물이 뜨거워지기를 기다렸다.</div> <div></div> <div>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가관이었다.</div> <div>그러고보니 3일 만에 처음으로 보는 내 얼굴 같았다.</div> <div></div> <div>오른쪽 이마의 반창고는 간신히 꿰맨 자국을 감추고 있었고, </div> <div>왼쪽 광대뼈는 아직도 큼지막한 멍자국으로 덮여 있었다.</div> <div></div> <div>아랫입술도 살짝 찢어져 핏기가 보였고, </div> <div>눈 밑의 검 푸른 다크써클은 오랜 시간동안 내가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했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div> <div></div> <div>나는 조심스럽게 이마의 반창고를 떼어냈다.</div> <div>샤워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div> <div></div> <div>그런데 젠장....</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 만신창이가 된 얼굴에 꿰맨 자국까지 드러나자, 내 얼굴은 거의 프랑켄슈타인처럼 보였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헐...신발. 당분간 여자 만나기는 글렀군."</div> <div></div> <div>나는 세면대에 차가운 물을 채웠다.</div> <div>정신을 차리고 싶었다.</div> <div>물이 어느 정도 차자 나는 그 곳에 얼굴을 담갔다.</div> <div></div> <div>숨을 참으면서 온갖 잡념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었다.</div> <div>꿰맨 상처 속으로 물이 침투하는지 가끔씩 따끔거렸다.</div> <div>30여초가 지났을까?</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푸우~~"</div> <div></div> <div>나는 고개를 들어 폐 속에 쌓인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를 내뱉았다.</div> <div>어느 새 샤워기에서 나오는 증기가 세면대 위의 거울에 안착했다.</div> <div></div> <div>뿌옇게 흐려진 저 거울 건너 편에 못난 내 얼굴이 있다.</div> <div>차라리 이런 내 얼굴은 안 보는게 나을지도 모른다.</div> <div>나는 잠시 허탈한 쓴 웃음을 짓고는 왼손을 들어 거울을 한 번 문질렀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strong><span style="font-size: 12pt"><font color="#c31a1b">닦이지 않는다.</font></span></strong></div> <div></div> <div>다시 문질렀다.</div> <div><strong>그래도 닦이지 않는다.</strong></div> <div></div> <div>갑자기 심장이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div> <div>팔다리가 후들거렸다.</div> <div>나는 미친 듯이 두 손으로 거울을 문질렀다.</div> <div>그제서야 거울이 왜 닦이지 않는지 알 수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이건 <strong><span style="font-size: 12pt"><font color="#c31a1b">안개</font></span></strong>다.</div> <div></div> <div>그런데 샤워기의 증기가 만든 안개가 아니다.<br />공기 중의 그 물방울은 소름끼치도록 차가웠다.</div> <div></div> <div>그리고 조금씩 거울 속의 뿌연 안개가 엷어지더니, </div> <div>그 속에서 연쇄살인마 같은 그 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div> <div></div> <div>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div> <div>나는 거울을 문지르던 두 손을 거울로부터 서서히 떼어냈다.</div> <div>10개의 모든 손가락이 경기를 일으키며 떨리는 것이 눈에 보였다.</div> <div>손가락 사이로 거울 속의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 녀석이 보였다.</div> <div>그리고 나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려는지 자신의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하였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강아지......"</div> <div></div> <div>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욕설과 함께 나는 허공에 떠 있는 내 두 손을 불끈 쥐었다.</div> <div>그리고 그 놈을 향해 괴성을 지르며, 오른 주먹을 날렸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강아지야!!!!!!!!!!"</div> <div></div> <div>강력한 파열음과 함께 거울은 자신의 몸을 수 십조각으로 나누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죽여버리겠어!! 이 강아지!!"</div> <div></div> <div>나는 잘게 쪼개진 거울 위로 연속적으로 주먹을 날렸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신발 놈!!! 널 꼭 찾아내서 죽여버리겠어!!</div> <div>내 무서워할 줄 알아? 이 강아지야!!!"</div> <div></div> <div>나는 울부짖음에 가까운 욕설을 날리며, 주먹질을 멈추지 않았다.</div> <div>어느새 거울의 중앙부에 모인 핏물들이 주욱 흘러내리며, </div> <div>세면대 속의 물에 빨간 색을 입히기 시작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이 강아지...신발 놈..."</div> <div></div> <div>주먹질을 멈추자 손이 아려왔다.</div> <div>나는 분쇄된 거울에 머리를 박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div> <div>그와 동시에 콧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작은 방울이 핏물 위로 떨어졌다.</div> <div>세면대 속의 작은 거울 파편들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붉은색의 광택을 내뿜고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니 놈이 어떤 놈인지 반드시 찾아내겠어....."</div> <div></div> <div>나의 속삭이는 듯한 굳은 다짐의 말은 거실의 TV소리보다 작게 들렸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br />"너 손 왜 그래?"</div> <div></div> <div>붕대를 감고 있는 내 오른손을 본 박형사가 물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어제 그 자식이 나타나서 신나게 두들겨 패 줬어요."</div> <div></div> <div>"이젠 귀신하고 싸울 정도군. 내공이 장난 아니네...허허.."</div> <div></div> <div>"웃지 마세요."</div> <div></div> <div>나의 진지한 부탁에 박형사는 재빨리 입을 닫았다.</div> <div>박형사는 뒷좌석에 앉아 있는 나에게 운전하고 있는 형사 한 명을 소개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참, 김나연이 사체 찾으러 오갈 때 봤지? 강형사라고 우리 강력팀 최고 몸짱이지."</div> <div></div> <div>운전을 하고 있는 그는 전방을 주시한 채 잠시 오른손을 들어 나에게 인사를 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런데 지금 어디 가는 거예요?"</div> <div></div> <div>"..........."</div> <div></div> <div>박형사는 잠시 말을 아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지금 어디 가냐니까요?"</div> <div></div> <div>"내가 아는 무당에게 가는거야."</div> <div></div> <div>"뭐요?"</div> <div></div> <div>"니가 힘들겠지만 귀신을 불러낼거야."</div> <div></div> <div>나는 순간 허탈감이 밀려왔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젠장....필요하다는 게 이거였어요? 귀신 좇아다니면서 수사하는게 아니고?"</div> <div></div> <div>"니 주변에서 죽은 사람이 몇 명인 줄 알아? 좋든 싫든 넌 지금 사건의 중심에 있어.</div> <div>힘들더라도 협조해야 돼. 게다가 넌 우리가 조사하는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귀신을 둘이나 봤어.</div> <div>그것들을 불러내서 정보를 알아낼거야. 만일 안되면 몸으로 뛰어야지."</div> <div></div> <div>"후......알았어요."</div> <div></div> <div>"그리고 김나연이....국과수에서 연락왔는데 살해되었대..."</div> <div></div> <div>"맞잖아요. 내가 살인이라고....."</div> <div></div> <div>"직접적인 사인은 교살이야. 그런데 혈액에서 염산페치딘이 극소량 검출되었어."</div> <div></div> <div>"염산페치딘? 그게 뭐예요?"</div> <div></div> <div>"주로 말기 암환자에게 투여하는 강력한 진통제야.</div> <div>그런데 중독성이 필로폰보다 서너배나 강해서 병원에서도 관리를 철저히 하는 약품이지.</div> <div>그런데 어떻게 그게 김나연 몸에서 발견되었느냐가 문제야.</div> <div>아마 김나연도 우리가 조사하는 마약조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거야."</div> <div></div> <div>이 순간 나는 더 궁금한 것이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런데 지금 만나러가는 무당은 누구예요?"</div> <div></div> <div>"옛날에 우리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고, 사건을 하나 해결해준 무당이야."</div> <div></div> <div>"그 사건이 뭔데요?"</div> <div></div> <div>박형사는 잠시 전방을 주시한 채 뭔가 생각을 정리하는 듯 말을 아꼈다.</div> <div>그리고 잠시 후 긴 얘기를 꺼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3년 전에 반지하 방에서 화재가 발생했어.</div> <div>그리고 2구의 어린이 시체가 발견되었지.</div> <div>처음엔 단순 실화로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어.</div> <div>소방관 얘기로는 처음에 출동했을 때 문이 밖에서 잠겨 있었다고 했어.</div> <div>잠근 사람은 두 아이의 엄마였어.</div> <div>그 여자는 남편과 사별하고 식당일을 나가면서 5살과 7살 난 두 아이와 함께 어렵게 살고 있었지.</div> <div>우리는 사고사가 아닌 타살로 가닥을 잡고 유력한 용의자로 엄마를 지목했지.</div> <div>아이의 엄마는 거의 반실성한 상태였어. 물론 범행도 급구 부인했고...</div> <div>아이들이 죽은 슬픔도 감당하기 힘든데 자신을 범인으로 몰다니 너무나도 원통하고 억울하다는거야.</div> <div>왜 문을 걸어 잠궜냐는 질문에... </div> <div>평소 집 앞의 도로에 아이들이 뛰쳐나와 놀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때는 잠깐씩 잠그고 간다고 하더군.</div> <div>요리조리 우리의 심문을 피해가는 것 같았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어.</div> <div>두 아이의 혈액에서 청산염이 발견된거야."</div> <div></div> <div>"청산염..?"</div> <div></div> <div>"청산가리 말야."</div> <div></div> <div>"아니 어떻게 엄마가 그럴 수 있죠?"</div> <div></div> <div>"생활고를 비관했을 수도 있지.</div> <div>생활고를 비관해서 아이들을 살해하고 불을 질렀다고 볼 수밖에 없었어.</div> <div>죄가 인정되면 아무리 정상참작이 된다고 해도 이건 최소 무기징역감이야.</div> <div>하여튼 우리는 엄마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계속 심문했지.</div> <div>그것도 모자라 유력한 용의자라는 이유로 구속수사를 했어.</div> <div>그런데 말야...."</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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