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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10년전오늘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2-06-12
    방문 : 949회
    닉네임변경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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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54843
    작성자 : 10년전오늘
    추천 : 2
    조회수 : 691
    IP : 218.49.***.75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3/08/05 18:56:53
    http://todayhumor.com/?panic_54843 모바일
    (펌) 안개
    <div><strong><span ="null"><font color="#c31a1b">안개</font></span></strong></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strong><span ="null">"쾅!!!!"</span></strong></div> <div></div> <div>뭔가에 부딪혔다. 아니 내가 뭔가를 들이받았다.</div> <div>운전대에 얼굴을 묻은 자세를 유지한 채 나는 길게 몇 번의 심호흡을 했다.</div> <div>내 술냄새를 내가 맡을 수 있을 정도로 과음을 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신발..."</div> <div></div> <div>이마에 따끈따끈한? 액체가 흘러내린다.</div> <div>아마도 머리에 상처를 입은 것 같았다.</div> <div>에어백이 터졌음에도 밸트를 매지 않아 창에 머리를 받은 모양이었다.</div> <div>조수석을 돌아보니 오늘 나이트클럽에서 꼬셨던 여자애가 없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신발년....날 두고 도망쳐?"</div> <div></div> <div>나는 천천히 차문을 열고 나왔다.</div> <div>주변에 안개가 엷게 끼어있음을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div> <div>그리고 차의 보닛(bonnet)부분에서 불이 난 것처럼 증기가 올라오는 것도 볼 수 있었다.</div> <div>가로등을 끼고 있는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것이다.</div> <div></div> <div>어른거리는 와중에서 시계를 들여다보니 새벽 3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div> <div>서 있을 힘도 없었다.</div> <div>나는 가드레일을 등지고 자리에 앉아 몸을 쉬었다.</div> <div></div> <div>음주로 경찰에 걸리고 안 걸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지금은 쉬고 싶었다.</div> <div>사고 후 3분도 안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어디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 왔다.</div> <div>거슴츠레 뜬 눈으로 그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였다.</div> <div>멀리서 경광등을 반짝이며 달려오는 차량이 보였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짭새 새끼들...졸라 빨리오네...."</div> <div></div> <div>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그들이 나를 데려가기만을 바랬다.</div> <div>내 옆에 차량이 멈춰서고, 차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렸다.</div> <div></div> <div>그리고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 괜찮아요?"</div> <div></div> <div>"....."</div> <div></div> <div>나의 불규칙한 숨소리와 냄새를 느꼈는지 그는 말을 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 술마셨구만?"</div> <div></div> <div>나의 대답이 없자 그는 나의 어깨를 툭툭치며, 뭔가를 내 밀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 내 명함이니까, 아침에 차 찾아가쇼..."</div> <div></div> <div>"뭐여?"</div> <div></div> <div>나는 그의 뜬금없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div> <div>경광등을 밝힌 그 정체는 견인차였다. 경찰이 아니었다.</div> <div>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쪼그려 앉아 나를 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이마 찢어졌네...병원에 빨리 가보슈. </div> <div>그리고 곧 경찰 올텐데 빨리 이 명함 챙기쇼...."</div> <div></div> <div>그는 내 오른쪽 상의 호주머니에 명함을 끼워넣더니 </div> <div>내 차량을 견인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div> <div>차가 견인되는 그 순간까지도 나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div> <div>견인차가 멀어지는 소리로서 그가 이곳을 떠났음을 알 수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푸우....신발놈들..돈이 되면 사람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거군."</div> <div></div> <div>나는 몸이 휘청거리는 상태에서도 정신은 제대로 박혀있었는지 그 남자의 무성의함에 넋두리을 했다.</div> <div>늦은 가을이라 그런지 반코트를 입고 있음에도 무지 쌀쌀했다.</div> <div>나는 반코트를 꽉 움켜쥐고 품 속으로 더 밀어넣으며,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div> <div>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낯선 여자의 음성이 들렸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추워요...."</div> <div></div> <div>"나도 추워...."</div> <div></div> <div>나는 아무 생각없이 대답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추워요...."</div> <div></div> <div>나는 갑자기 확 짜증이 밀려왔다.</div> <div>나는 고개를 치켜들고 그 여자를 향해 소리쳤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 신발!! 나도 춥다니까!!"</div> <div></div> <div>엷은 안개속에서 가드레일을 따라 <strong><span ="null">10여미터 앞에</span></strong><span ="null"> </span>웬 낯선 여자가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다.</div> <div>그 여자의 모습은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div> <div></div> <div>가까이 다가올 수록 그 모습은 나를 더욱 스름끼치는 전율로 빠져들게 만들었다.</div> <div></div> <div></div> <div>원피스를 입은 온 몸이 물에 젖어있고 청백색의 피부에 소름끼칠 정도로 검은 눈과 긴 생머리.... </div> <div>짙는 눈썹, 두 팔로 몸을 감싼 채? 그 여자가 나를 향해 두 발을 질질 끌듯이 걸어오고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추워요...."</div> <div></div> <div>"헉!!!!! 신발 당신 뭐야?"</div> <div></div> <div>나는 갑자기 순식간에 체내의 알코올 모두 분해된 것처럼 정신이 확 깼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여기...너무...추워요...."</div> <div></div> <div>점점 더 다가올 때마다 선명해지는 그녀의 모습은 사람의 몰골이 아니었다.</div> <div>피부가 심하게 뜯겨있었고, 피부밖으로 노출된 뼈가 여기저기 보였다.</div> <div>특히 왼쪽 뺨은 피부가 거의 다 벗겨져, 속의 어금니까지 보였다.</div> <div></div> <div>심장이 터질 듯이 쿵쾅거렸고, 등골이 송두리 채 얼어붙는 느낌이었다.</div> <div>나는 등 뒤의 가드레일을 지지대로 삼아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뭐야..신발!!!? 가..가까이 오지마...."</div> <div></div> <div>나의 요구에도 그녀는 두발을 질질 끌며 천천히 내 앞 2미터까지 다가왔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따다닥...따다닥...따다닥"</div> <div></div> <div>오한을 느까는지 그녀의 이빨 부딪치는 소리가 터진 왼쪽 뺨 사이로 새어 나왔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악!!!!!! 이...신발 오지마!!!"</div> <div></div> <div>나는 내 몸을 제대로 주체할 수 없는 와중에서도 춤을 추 듯 그녀를 향해 발길질을 하였다.</div> <div></div> <div>바로 그 때,</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이봐요, 아저씨!!!!!!!"</div> <div></div> <div>낯선 남자의 부름에 나는 고개를 획 돌렸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strong><span ="null"><font color="#c31a1b">택시였다. </font></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택시기사가 창을 열고 나를 부르고 있었다.</div> <div>나는 대답도 없이 미친듯이 택시의 뒷자석에 올라탔다.</div> <div>나는 타자마자 얼굴을 두 손으로 감사고 그에게 부탁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 아무 병원이나 가요. 빨리요!!"</div> <div></div> <div>"알았소이다."</div> <div></div> <div>택시는 기다렸다는 듯이 미터기를 누르고 잽싸게 출발했다.</div> <div>나는 천천히 고개를 뒷창을 통해 그녀를 확인했다.</div> <div>멀어지는 시야속에서 우두커니 나를 지켜보는 그녀가 보였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헉...신발!!"</div> <div></div> <div>나는 재빨리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뭘 그렇게 놀라슈?"</div> <div></div> <div>50대로 보이는 택시기사는 나의 안절부절하는 행동이 기이한 듯 물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 그 여자 봤어요? 무섭게 생긴 여자.."</div> <div></div> <div>"무슨 여자요?"</div> <div></div> <div>"방금 전 내 앞에 있던 여자 말예요!!"</div> <div></div> <div>"아이고...냄새야....오늘 과음하셨구나. 이마도 다치시고..."</div> <div></div> <div>기사는 내 말에 대답할 생각은 하지 않고 룸미러를 통해 내 상태를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 그 여자 봤냐구요?"</div> <div></div> <div>"못 봤는데요."</div> <div></div> <div>택시기사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의 유난스런 행동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div> <div>나는 몸을 일으켜 앞 좌석 사이로 고개를 내밀어 다시 소리쳤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바로 내 앞에 있었는데 왜 못봐요!!!!"</div> <div></div> <div>"아이고 깜짝이야!!! 못 봤다니까요...이 양반 많이 취하셨네...시트에 피묻히지 말고 앉아 있어요!!</div> <div>거 참 젊은 양반이 이 새벽에 뭔 짓이래?"</div> <div></div> <div>택시기사의 꾸지람에 나는 앞 좌석 사이에 들이 밀었던 머리를 뒷좌석에 던지듯이 눕혔다.</div> <div>나는 길게 몇 번의 심호흡을 한 후 조금 전의 기억이 어떤 것이었는지 정리하기 시작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이봐!!? 젊은 양반!! 일어나!!"</div> <div></div> <div>얼마되지 않은 사이에 나는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div> <div>기사의 부름에 나는 천근만근같은 눈꺼풀을 들어올렸다.</div> <div>거슴츠레 뜬 두 눈에 응급실과 병원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div> <div>그런데 그 병원은 사고지점에서 한 참 떨어진 곳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뭐야? 누가 여기까지 데려 오래?"</div> <div></div> <div>순간 미터기에 찍힌 27,000이란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이런 신발...사기꾼같으니라고..."</div> <div></div> <div>나는 얼른 택시 밖으로 기어나왔다.</div> <div>따뜻한 곳에 있었기 때문인지 다시 견딜 수 없는 취기가 몰려왔다.</div> <div>나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비틀거렸다.</div> <div>운전석에서 내린 택시기사가 나에게 다가오더니 말을 건넸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무 병원이나 가자며?"</div> <div></div> <div>치미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나는 비틀거리며 그의 멱살을 잡기 위해 달려 들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이..신발....누굴 등처먹으려고.."</div> <div></div> <div>기사는 내 두 손을 움켜쥔 채 어이없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야 임마!! 내 택시안에 니 피 묻힌 값은 내놓아야지..."</div> <div></div> <div>"이...신발놈..."</div> <div></div> <div>그 순간 택시기사는 들것을 밀고 병원 직원이 나오는 것을 보자 나를 밀치고 운전석으로 돌아갔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야 임마!! 이따가 정신차리면 돈 받으러 올테니까 치료나 잘 받고 있어."</div> <div></div> <div>열린 창문 틈으로 이렇게 한 마디 내뱉더니 그는 회심의 미소를 짓더니 차를 몰고 달아났다.</div> <div>내게 다가 온? 직원이 내 얼굴을 유심히 살피더니 물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싸워서 다친겁니까?"</div> <div></div> <div>직원의 친절한 물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의 말은 여전히 거칠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몰라..신발 새끼들아!!!"</div> <div></div> <div>이 말을 들은 직원들은 나를 제압하고 들것 위에 눕혔다.</div> <div>나는 누워서 실려가는 와중에도 욕설을 멈추지 않았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 기사 신발놈...죽여버리겠어....강아지...."</div> <div></div> <div>응급실 내로 들어서자 그제서야 나는 내 두 손과 두 발이 골절환자의 부목처럼 </div> <div>들것에 묶여있다는 것을 알았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야...신발 니들 뭐하는거야?"</div> <div></div> <div>직원들은 나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없이 수술실로 나를 이동시켰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야... 신발놈들아!! 나를 왜 묶어? 내가 정신병자야?"</div> <div></div> <div>나의 괴성에 그제서야 들것을 밀던 직원 한 명이 내려다보며 답을 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이봐요, 수술하다가 움직이면 당신 얼굴 찢어지는 수가 있어."</div> <div></div> <div>수술실로 들어서자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가 났다.</div> <div>담당 의사에게 나를 맡긴건지 그들은 모두 수술실 밖으로 나가 버렸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야!! 이것 좀 풀어줘!!!"</div> <div></div> <div>나는 소리를 지르며, 바동거렸지만 도저히 내 힘으로는 벨트의 장력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야!! 이 신발 놈들아!!"</div> <div></div> <div>나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었다.</div> <div>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div> <div></div> <div></div> <div><strong><span ="null"><font color="#c31a1b">안개</font></span></strong>가 낀 것처럼 세상이 뿌옇게 변했다.</div> <div></div> <div>'안개...뭐야?? 병원에 웬 안개?'</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잠시 후, 내가 잠시 잠잠해지자? 한 사람이 조용히 들어와 내 옆에 서서 나를 물끄러미 내려다봤다.</div> <div>그 사람 배경에 비치는 조명등 때문에 얼굴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div> <div>실루엣으로 보아 여자 간호사임이 분명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뭘 쳐다봐?"</div> <div></div> <div>나는 아직도 분노를 잠재울 수가 없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뭘 그렇게 빤히 쳐다보나구?"</div> <div></div> <div>내 말에 그 검은 실루엣은 아무 말없이 주사기에 약을 채워 바늘을 통해 공기를 뿜어내고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헤이....이 봐...지금 뭐하는거야?"</div> <div></div> <div>그녀는 아무런 응답도 없이 주사기 안의 공기를 다 밀어내었는지 조용히 머리를 숙여 나에게 다가왔다.</div> <div></div> <div>그 검은 실루엣의 얼굴이 나에게 충분히 가까워지자</div> <div>나는 비로소 <font color="#c31a1b"><strong><span ="null">그 실루엣 속의 얼굴을</span></strong><span ="null"> </span></font>알아볼 수 있었다.</div> <div></div> <div><br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div> <div>만일 놀라서 죽는다면 이렇게 죽을 것이다.</div> <div>그녀의 머리에서 흘러내린 시뻘건 피가 새하얀 얼굴에 수많은 세로선을 긋고 있었다.</div> <div></div> <div>귀밑까지 찢어진 입속으로 하얀 치아가 드러나 보였고, </div> <div>그 하얀 치아 틈 사이로 흘러내린 핏물이 채워지고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후..신발..."</div> <div></div> <div>숨소리같은 나의 작은 신음소리와 함께 내 몸을 이루고 있는 모든 근육세포들이 멈춰버렸다.</div> <div>그리고 난 의식을 잃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이 놈아..정신 차렸냐?"</div> <div></div> <div>흐려진 초점이 윤곽을 잡아가자 나는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아버지임을 알아보았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개놈의 자식..나이 처먹고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네."</div> <div></div> <div>아버지의 푸념에는 이제 이골이 났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변변한 직업도 없는 놈이 술처먹고 쌈질이나 하고 다니니.. 이거 원."</div> <div></div> <div>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div> <div>순간 오른쪽 이마가 욱신거려 손을 가져다 대었다.</div> <div>두툼한 반창고가 만져지는 것으로 보아, 어제 다쳐서 꿰맨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싸움 한거 아니거든요.."</div> <div></div> <div>"이런 미친 놈. 그럼 어디 전봇대라도 들이받았냐?"</div> <div></div> <div>"에이..좀 그만하세요."</div> <div></div> <div>그 때 침대 커튼을 열어 젖히고 누군가 얼굴을 들이밀었다.</div> <div>간호사였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으헉!!!"</div> <div></div> <div>나의 비명소리에 간호사가 물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괜찮으세요?"</div> <div></div> <div>나는 잠시 긴 한숨을 몰아쉬고 고개를 끄덕였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보호자분 나가실 때 싸인하시고, 원무과에 치료비 납부하시면 됩니다."</div> <div></div> <div>간호사는 사무적인 말투로 아버지에게 말을 건넨 후 뒤돌아 걸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버지...나가기 전에 여기에 만날 사람이 있어요."</div> <div></div> <div>"뭐? 누구?"</div> <div></div> <div>"간호사요. 꼭 봐야 될 간호사가 있어요."</div> <div></div> <div>내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이 아버지는 잠시 나를 응시했다.</div> <div>그리고는 내가 어느 정도 예측한 대답을 날리셨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이런 미친 놈. 너같은 양아치 새끼가 간호사를 어떻게 알어? 어디 또 하나 후려서 어떻게 해보려고?"</div> <div></div> <div>"아버지 그게 아니고.."</div> <div></div> <div>"그만 닥치고 나갈 준비나 해."</div> <div></div> <div>난 아버지에게 저항할 수가 없다.</div> <div>잘 생긴 외모와 부잣집 아들이라는 이유로 나에겐 여자들이 많이 따랐다.</div> <div>많이 따른만큼 내 생활은 난잡해져 갔다.</div> <div></div> <div>여자를 건드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고, 임신 중절만도 몇 번은 되는 것 같았다.</div> <div>상습 음주운전으로 몇 개월 실형을 살아본 적도 있고, 조폭 여자를 건드려 살해 위협을 받아본 적도 있다.</div> <div>아직까지 내가 살아있는 이유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div> <div>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버지가 엄청난 돈을 썼기 때문이다.</div> <div></div> <div>내가 알고 있는 금액만도 1억 5천이 넘었다.</div> <div>그런 엄청난 빽이 되어 준 아버지에게 저항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div> <div>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나는 어쩌면 지금 철창 속 어두운 골방에 처박혀 있을지도 모른다.</div> <div></div> <div>나는 외투를 걸치고 아버지를 뒤따라 나섰다.</div> <div>그런데 그 때 우리 앞에 경찰 복장을 한 두 사람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김성태씨?"</div> <div></div> <div>"네?"</div> <div></div> <div>경찰의 물음에 나는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div> <div>역시나 옆에 있던 아버지의 호통이 시작되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이런 미친 놈..너 또 사고쳤냐?"</div> <div></div> <div>나이가 있어 보이는 한 명이 나에게 자신을 소개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ㅇㅇ경찰서 교통계 최정수 경장입니다. </div> <div>어제 새벽 ㅇㅇ동, ㅇㅇ대로에서 차로 가로등을 들이받고 도주를 하셨더군요."</div> <div></div> <div>"뭐요? 제가요? 전 차를 몰지 않았는데요"</div> <div></div> <div>이럴 수가....분명히 견인차가 내 차를 끌고 갔는데....</div> <div>이런 혹시 그 견인차 운전자가 불어버린 건가?</div> <div>아니면 어제 나이트에서 꼬셨던 그 년이 불어버린 것인가?</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럼 이마에 난 그 상처는 뭡니까?"</div> <div></div> <div>"이..이거요? 술 먹다가 옆 테이블 애들하고 싸움이 붙어서..."</div> <div></div> <div>"조사하면 나올테니까 일단 서로 같이 갑시다."</div> <div></div> <div>"아니..내가 운전을 안 했다는데 무슨 증거로 가자는 겁니까?"</div> <div></div> <div>내 말에 그 경장은 허탈한 웃음을 한 번 짓더니 말을 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지금 장난하는거요? 당신 차의 앞유리하고 에어백에 난 핏자국 당신 거 아니면 뭐요? </div> <div>국과수에 넘겨 볼까요?"</div> <div></div> <div>"에이...신발.."</div> <div></div> <div>나는 머리를 털 듯이 긁적이며 욕설을 내뱉았다.</div> <div>옆에 서 있던 아버지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나를 노려보더니 이내 한 마디를 내뱉고 병실을 나섰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난 싸인하고 간다."</div> <div></div> <div>경찰차에 실려서 경찰서로 향하는 동안 나는 시무룩한 표정을 유지한 채 아무 말없이 앉아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서른도 안된 젊은 양반이 경력이 화려하대."</div> <div></div> <div>뒷자석의 금속봉에 채워진 수갑이 어제 나를 묶었던 들것의 밸트보다 </div> <div>더 단단히 나를 잡고 있는 듯 보였다. 그 때 나는 궁금한 게 하나 떠올랐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뭐 하나 물어봅시다."</div> <div></div> <div>"뭐요?"</div> <div></div> <div>"내가 사고난 것 누가 불었소?"</div> <div></div> <div>"누가 불다니?"</div> <div></div> <div>"아니... 견인된 차 어디서 찾았냐구요?"</div> <div></div> <div>"뭔 소리야? 당신 차.. 사고 현장에 그대로 있었구만."</div> <div></div> <div>"뭐요?"</div> <div></div> <div>나는 순간 머릿속이 잘 정리되지가 않았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이...신발...뭐가 어떻게 된거야?"</div> <div></div> <div>그 때 문득 나는 머리 깊은 곳에 묻혀져 있는 작은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래..명함!!"</div> <div></div> <div>견인차 운전사가 주고 간 명함.....</div> <div>나는 이곳 저곳 내 호주머니를 뒤졌다.</div> <div>이윽고 오른쪽 상의 주머니에서 명함 대신 작은 쪽지가? 손에 걸렸다.</div> <div></div> <div><strong><span ="null">-사일런트 엔젤 010-9453-xxxx-</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뭐야 이거...."</div> <div></div> <div>쪽지에 적힌 엉뚱한 메세지는 그 내용만으로 나를 놀라게 만든 것이 아니었다.</div> <div>거기에 적힌 글씨체는 내 것이었다.</div> <div>나는 멍하니 고개를 쳐들고 푸념섞인 말을 내뱉았다.</div> <div></div> <div></div> <div>"헐..신발...미치겠네."</div> <div></div> <div>이 말에 앞 좌석의 두 경찰이 의아한 듯이 물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이봐 친구, 왜 그래?"</div> <div></div> <div>교통계 조사를 받는 내내 나는 무슨 말을 해야 경찰들이 내 말을 믿어줄 것인가만 생각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야...그러니까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div> <div>레커차가 니 차를 끌고 간 다음 너는 병원으로 택시를 타고 갔고, </div> <div>그리고 치료받고 아침에 일어났단 말이지?"</div> <div></div> <div>"그렇다니까요!!"</div> <div></div> <div>"그런데 갑자기 경찰이 나타나서 왜 차 두고 도망쳤냐고 하더라 이거야?"</div> <div></div> <div>"아이씨..진짜 미치겠네..."</div> <div></div> <div>"너, 술 어지간히도 취했나 보다."</div> <div></div> <div>이대로 가다가는 나는 가중처벌을 받을 게 뻔했다.</div> <div>상습 운전으로 실형을 살았는데 이번엔 좀 세게 맞을 수도 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야 임마...대한민국에서 가장 효과만빵의 정상참작이 뭔지 알아?"</div> <div></div> <div>"...."</div> <div></div> <div>"초범이라는거야. 대한민국 그 어느 판사도 초범에 대해서는 관대해.</div> <div>그런데 너 같은 놈은 일말의 정상참작의 여지도 없어."</div> <div></div> <div>나는 교통계 경찰을 응시한 채로 조용히 눈을 감고, 입술을 깨물었다.</div> <div>여전히 나는 그의 불친절함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div> <div>잠시 후 나는 억지로 평안한 표정을 지은 채 조용히 입을 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한 번만 봐 줘요..제가 누굴 친 것도 아니잖아요. 제가 운전을 했다는 증거도 없잖아요.</div> <div>피 묻은 것도 다른 사람이 운전해서 다친 거라고 하면 되잖아요. </div> <div>저 이번에 들어가면 인생 종칠지도 몰라요."</div> <div></div> <div>그러자 경찰은 몸을 뒤로 눕혀 의자에 기댄 채 팔짱을 끼며 답을 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거참.....내가 할 말이 없다."</div> <div></div> <div>눈을 뜨고 애원하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는 동안, </div> <div>나는 순간 그와 겹쳐서 뒷배경에 보이는 무언가를 발견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div> <div></div> <div>"뭐?"</div> <div></div> <div>"아저씨...머리 좀 치워봐요.."</div> <div></div> <div>"뭐 새꺄?"</div> <div></div> <div>"빨리 머리 좀 치워봐요!!!"</div> <div></div> <div>내 눈동자의 초점이 자신의 등 뒤로 향해 있음을 안 그는 몸을 돌려 </div> <div>나와 같은 방향으로 시선을 맞추었다.</div> <div></div> <div><strong><span ="null"><font color="#c31a1b">얼굴만 확대되어 덩그렇게 붙어있는 벽보.</font></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 align="center"><span ="null"></span><strong><span ="null">-사람을 찾습니다-</span><br /><span ="null">이름 : xxx</span><br /><span ="null">나이 :....</span></strong></div> <div align="center"><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 align="center"><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 align="center"><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 align="center"><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 align="center"><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 align="center"><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 align="center"><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 align="center"><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 align="center"><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 align="center"><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 align="center"><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 align="center"><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 align="center"><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 align="center"><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벽보 속의 <strong><font color="#c31a1b"><span ="null">여자.</span><br /></font></strong>어디선가 본 낯익은 얼굴...긴 생머리...짙은 눈썹...</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으아~~~~~악!!"</div> <div></div> <div>나는 비명을 지르며 작은 철제 의자와 함께 튕기 듯 뒤로 나동그라졌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야 임먀!! 왜 그래?"</div> <div></div> <div>바닥에 주저앉은 자세로 나는 손가락으로 벽보를 가리키며 말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저...저..여자 어제..봐..봤어요!!!"</div> <div></div> <div>"뭐?"</div> <div></div> <div>내 말 한마디에 나는 교통계에서 형사계로 넘어갔다.</div> <div>형사계로 넘어가자 조금 전의 교통계 조사가 얼마나 친절한 대우였는지를 바로 알게 되었다.</div> <div>강력계 형사들은 눈빛부터가 달랐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너, 이 여자 본 곳 어디야?"</div> <div></div> <div>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한 형사가 벽보에 붙어있던 같은 전단지를 내 앞에 밀어 보이며 물었다.</div> <div>무섭게 치켜 뜬 눈과 까칠하게 돋아난 수염이 그를 더욱 경계하게 만들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어제....제가 사고 난데서요..."</div> <div></div> <div>내 목소리는 이미 주눅이 들어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지금 거기로 안내해."</div> <div></div> <div>말 한마디에 생각보다 일이 커지는 듯 싶었다.</div> <div>20여명의 의경들과 강력계 형사팀이 사고현장으로 이동을 시작했다.</div> <div>형사들과 같이 차를 탄 나는 몸둘 바를 몰랐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너, 그 여자 어떻게 봤어?"</div> <div></div> <div>앞좌석에 탄 중저음의 그 형사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나에게 물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게..저...."</div> <div></div> <div>"확실히 그 여자 맞지?"</div> <div></div> <div>"예. 맞아요. 그런데 살아있는 사람 같지가 않았어요."</div> <div></div> <div>"뭐가?"</div> <div></div> <div>"물에 빠져 한 참 뒤에 발견된 사람처럼 창백한 얼굴에 여기저기 살이 뜯겨 있구요..."</div> <div></div> <div>설명을 하는 와중에도 나는 그 여자가 머리에 떠오르자 소름이 밀려왔다.</div> <div>나의 머뭇거림에 형사가 말을 재촉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계속 말해봐."</div> <div></div> <div>"물에 젖은 원피스 차림으로 저한테 춥다면서 발을 질질 끌며 다가오는거예요."</div> <div></div> <div>"그래서?"</div> <div></div> <div>"그래서라뇨? 전 너무 무서워서 택시타고 도망쳤죠."</div> <div></div> <div>내 말이 끝나자 그 형사는 한 숨을 길게 내쉬더니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div> <div>그 때 운전을 하고 있던 다른 형사가 그에게 물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마두, 그 자식이 한 말과 똑같네요."</div> <div></div> <div>'마두?'</div> <div></div> <div>생소한 이름에 나는 귀가 쫑긋해졌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너 귀신 볼 줄 알아?"</div> <div></div> <div>중저음의 그 형사가 갑자기 뜬금없는 질문을 내게 던졌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예?"</div> <div></div> <div>"사람같지가 않았다면서?"</div> <div></div> <div>"그렇긴 한데..."</div> <div></div> <div>그러고 보니 어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내 부족한 아이큐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것들이었다.</div> <div></div> <div><strong><font color="#c31a1b">물에 불은 시체같은 여자. </font></strong></div> <div><strong><font color="#c31a1b">병원에서 봤던 등골이 얼어붙는 듯한 끔찍한 형상의 그 간호사.</font></strong></div> <div></div> <div></div> <div></div> <div>생각만 해도 온 몸에 소름이 쫘악 돋았다.</div> <div>그리고 내 차가 왜 거기 그대로 있는거지?</div> <div>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니라면 뭐란 말인가? 그냥 가위에 눌린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되나?</div> <div></div> <div>그런데 꿈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생생했고, <strong><span ="null">현실적이었다.</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그들이 다 죽은 여자라면......그렇다면 내가 정말로?</div> <div>그리고 앞 좌석에 앉아 있는 형사들은 뭔 가?</div> <div>나의 허무맹랑한 꿈같은 얘기에 뭔 개소리냐며 호통 한 번 치지 않는가?</div> <div>그리고 귀신 볼 줄 아냐는 질문은 또 뭔가?</div> <div>거대한 음모가 서려있는 무서운 사건에 떠밀려지는 듯한 이 기분은 또 뭔가?</div> <div>당분간 술을 끊어야겠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사고현장에 도착한 형사들과 의경들은 주변을 이 잡듯이 뒤졌다.</div> <div>특히 도로와 인접한 개천의 풀숲은 경찰들의 주 수색 대상이었다.</div> <div>10여 분의 시간이 흘렀을까?</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여깁니다!!!!!"</div> <div></div> <div>한 의경의 외침에 모두들 먹이를 발견한 승냥이 떼처럼 </div> <div>풀숲 사이에 긴 선을 그으며 한 곳으로 몰려들었다.</div> <div>가드레일에서 지켜보던 나도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풀숲으로 뛰어들었다.</div> <div>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하천 정화조가 눈에 들어왔다.</div> <div></div> <div>그것을 발견한 의경이 시뻘겋게 녹슨 정화조의 뚜껑을 열어놓은 채 코를 움켜쥐고 있었다.</div> <div>나를 포함한 거기에 있는 모든 이가 본 것은 부패되어 썩어가는 <strong><span ="null"><font color="#c31a1b">한 여자의 시체</font></span></strong>였다.</div> <div></div> <div></div> <div>더욱 나를 경악케 만든 것은,</div> <div>지금 내 눈앞의 썩어가는 이 시체가 어제 나에게 살아서 걸어왔던 <strong><span ="null"><font color="#c31a1b">그 여자</font></span></strong>라는 것이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갑자기 입에서 토사물이 쏟아졌다.</div> <div>시각적인 자극은 견딜 수 있었지만, 후각적인 자극이 내 위장을 파도치게 만들었다.</div> <div>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div> <div>거기에 있는 의경 다섯 명 정도가 고개를 돌리고 연신 구역질을 해댔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경찰서로 돌아오는 동안 나는 넋나간 사람처럼 눈의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div> <div>사건현장에서 쏟아낸 토사물 때문인지 시큼하고 역겨운 냄새가 아직 코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너 음주운전한 거 없던 걸로 할테니까, 집에 돌아가면 항상 핸드폰 켜 놓고 기다리고 있어."</div> <div></div> <div>그 중저음의 형사가 나에게 제안을 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저 보내주시는 건가요?"</div> <div></div> <div>"그래. 그런데 필요하면 다시 부를거야."</div> <div></div> <div>그제서야 나는 정신이 번뜩 들었다.</div> <div>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div> <div>안도감이 밀려오면서 동시에 몇 가지 궁금증이 떠올랐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런데 아저씨. 그 시체 뭐예요? 살해당한 거예요?"</div> <div></div> <div>"아직 몰라. 김나연이라는 여자인데 실종 신고 후 3개월 만에 찾은거야."</div> <div></div> <div>"딱 봐도 이건 살인사건이잖아요."</div> <div></div> <div>"국과수 조사가 끝나봐야 돼."</div> <div></div> <div>갑자기 소름끼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아저씨... 그럼 제가 귀신을 본 거예요?"</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 말 좀 해봐요."</div> <div></div> <div>"귀신이든 아니든 이번 사건 해결에 니가 도움이 된 건 사실이야. 그건 고맙게 생각한다."</div> <div></div> <div>형사의 대답에서 그가 뭔가를 감추는 듯한 뉘앙스가 느껴졌지만 나는 더 이상 알고 싶지가 않았고,</div> <div>물어본다 하여도 그가 대답해 줄 것 같지 않았다.</div> <div>다시 한동안 나는 침묵 속에 빠져 들었다.</div> <div>한 동안 이어지던 어색한 침묵을 깬 것은 나의 궁금증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 그런 시체 많이 봐요?"</div> <div></div> <div>뒷좌석에 앉아있는 나의 질문에 형사가 고개를 잠시 돌려 피식 웃음을 보였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런 걸 왜 물어?"</div> <div></div> <div>"그냥 궁금해서요. 아까같은 시체보면 꿈에 안 나타나요?"</div> <div></div> <div>"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지. 그런데 그건 그나마 양호한거야."</div> <div></div> <div>형사는 시선을 다시 앞으로 돌려 팔짱을 끼며 말을 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목 매달아서 목이 1.5배나 늘어난 상태로 혓바닥을 턱 까지 길게 내밀고 </div> <div>나를 쳐다보는 시체 한 번 봐봐. 그건 진짜 꿈에 나타난다."</div> <div></div> <div>"에이...겨우 그 정도예요?"</div> <div></div> <div>나의 비아냥거림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말을 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직도 잊을 수 없는 사건이 하나 있는데 순경 시절에 집에 누가 침입했다는 여자의 신고 전화를 </div> <div>받고 출동한 적이 있었지. 조그만 벽돌식 단독주택이었는데....현장에 갔더니 불은 꺼져 있고, </div> <div>문이 잠겨 있는거야.</div> <div>원래 수색영장없이 함부로 들어가면 안되는데 그 날은 느낌이 안 좋더라구.</div> <div>나는 방범창을 부수고 조심스럽게 창문을 통해 들어가려고 시도했어.</div> <div>그런데 큰 장롱 하나가 창문을 반 쯤 막고 있는거야.</div> <div>난 그것을 간신히 밀어내고? 창문 안으로 발을 간신히 내딛었는데, </div> <div>순간 윤활유같은 무언가에 미끄러져 방안으로 굴러떨어지듯 넘어졌지.</div> <div>나동그라져서 뒤로 누운 상태가 된 나는 옆에 무엇인가를 감지하고 고개를 돌렸는데 </div> <div>난 그 때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div> <div>처참하게 살해되어 누워있는 피범벅이 된 여자 시체와 눈이 마주친거야."</div> <div></div> <div>얘기를 듣고 있던 나는 마치 그 때 그 형사가 된 기분처럼 소름이 끼쳤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눈을 동그랗게 부릅뜨고 죽었는데, </div> <div>마지막 숨이 새어나오는건지 입에서 피거품이 부글거리는 소리가 나더라구."</div> <div></div> <div>형사는 잠시 입을 굳게 닫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1년 가까이 꿈 속에 그 여자가 그 얼굴, 그 모습으로 나타나 나를 괴롭혔지."</div> <div></div> <div>나는 으스스한 기운에 입을 열지 못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너 좀비 영화 봤냐?"</div> <div></div> <div>"네..."</div> <div></div> <div>"고통이 극도로 심해지거나 죽음에 임박하게 되면 엄청난 양의 엔돌핀이 뇌에서 분비되지.</div> <div>엔돌핀 때문에 고통을 못느끼는거야.</div> <div>전쟁 영화보면 폭탄 맞아서 자기 팔이 떨어져 나간 줄도 모르고 남은 한 손으로 총 들고 진격하고 있잖아.</div> <div>교통사고도 마찬가지야.</div> <div>트럭에 치어서 하반신이 짓이겨져서 떨어져 나갔는데도, </div> <div>그것도 모른 채? 숨이 멎을 때까지 도로 위를 두 팔로 기어다니는 사람도 있어.</div> <div>좀비처럼 말야."</div> <div></div> <div>나는 잠시 할 말을 잊고 침을 한 번 꼴깍 삼켰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워, 워, 워...형사도 할 짓 못 되네요."</div> <div></div> <div>나의 장난끼 어린 말투가 내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을 알아챘음에도, </div> <div>그는 더 잔인하게 나를 압박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나마 형사는 좀 낫지. 현장 정리가 어느 정도 된 다음에 출동하니까.</div> <div>신고 받고 처음으로 출동하는 순경들은 뭘 보겠냐?</div> <div>투신해서 머리가 으깨진 시체, 불에 타서 검게 그을린 피부가 벗겨져 나가 속살을 드러낸 시체....</div> <div>나도 그런 끔찍한 광경은 대부분 순경 시절에 본거지."</div> <div></div> <div>몇 마디의 대화가 끝나자 경찰서에 가까워지는 듯 했다.</div> <div>경찰서에 정문에 도착하자 그 형사는 나에게 조금 전의 약속을 재확인한 후 </div> <div>나에게 항상 대기하고 있기를 부탁했다.</div> <div></div> <div>나는 안부인사를 한 후 차문을 열고 내렸다.</div> <div>문을 닫으려는 순간 나는 중요한 질문거리가 하나 떠올랐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저씨. 제 차 어디서 찾아가야 되요? 그거 비싼건데.."</div> <div></div> <div>"기다려 임마. 조사가 끝나면 교통계에서 연락이 갈거야. 다음에 다시 보자."</div> <div></div> <div>경찰 지프차가 멀어지는 것을 보자, 나는 상의 주머니에 집어넣은 오른손의 중지를 치켜올렸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조까 신발..내가 다시 오나 보자."</div> <div></div> <div>나는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런데 진짜로 내 차 어디 있는거야?"</div> <div></div> <div>내 차량의 소재가 궁금하긴 했지만, 이 순간 나를 더 궁금하게 만드는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div> <div>지금 웃옷 주머니 속에서 매만져지는 작은 쪽지의 내용이었다.</div> <div></div> <div>-사일런트 엔젤 010-9453-xxxx -</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그런데 신발, 도대체 이게 뭐지?"</div> <div></div> <div>몇 초동안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div> <div>호기심을 참지 못한 나는 이내 휴대폰을 꺼내 쪽지에 적인 숫자대로 버튼을 눌렀다.</div> <div></div> <div></div> <div>'뚜루루루....뚜루루루루....뚜루루루루.....'</div> <div></div> <div>발신음이 반복되면서 왠지 모를 긴장감이 감돌았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여보세요."</div> <div></div> <div>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div> <div></div> <div></div> <div>"저...거기가 어디죠?"</div> <div></div> <div>나는 조심스레 그에게 물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너 누구야?"</div> <div></div> <div>"그냥 사일런트 엔젤을 찾고 있어요."</div> <div></div> <div>갑자기 내 고막을 찢는 듯한 그의 폭언이 들려왔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너 누구야!! 강아지야!!!"</div> <div></div> <div>"헐..."</div> <div></div> <div>나는 얼른 휴대폰의 폴더를 닫아버렸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헐..신발 놈. 졸라 까칠하네."</div> <div></div> <div>그런데 나의 독백이 끝나기가 무섭게 휴대폰이 요란한 벨소리를 울려댔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strong><span ="null">조금 전 그 번호였다.</span></strong></div> <div><strong><span ="null"></span></strong></div> <div>받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그런데 왠지 모르게 받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맴돌기 시작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여...여보세요?"</div> <div></div> <div>"너 이 번호 누구한테 얻은거야?"</div> <div></div> <div>그 까칠한 남자였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아니 그냥 제 호주머니에 매모 쪽지가 있어서...뭔가하고 연락한건데요?"</div> <div></div> <div>"사일런트 엔젤은 어떻게 알아?"</div> <div></div> <div>"그냥 누가 알려주고 간 거예요. 저도 잘 몰라요."</div> <div></div> <div>".........."</div> <div></div> <div>휴대폰 송화기를 손으로 막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지, </div> <div>아니면 그냥 말을 하지 않는건지 그는 잠시 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여..여보세요?"</div> <div></div> <div>나는 그를 불렀다.</div> <div>그제서야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오늘 저녁 6시에 ㅇㅇ역 3번 출구로 나와 있어."</div> <div></div> <div>"제가 거길 왜 가요?"</div> <div></div> <div>"죽고 싶지 않으면 나와 있어."</div> <div></div> <div>"뭐..뭐라구요?"</div> <div></div> <div>내 대답을 무시한 채 통화는 종료되어 버렸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여보세요!! 여보세요!!!"</div> <div></div> <div>나는 잔잔한 연못에 조금만 파문이 일 듯 소리없이 두려움이 몰려왔다.</div> <div>작은 실밥을 잡아당겼더니 걷잡을 수 없이 옷감이 풀어 헤쳐지는 듯한 기분이었다.</div> <div>휴대폰을 들고 한 동안 멍하니 자리를 지키던 나는 굳은 결심을 하고는 발걸음을 집으로 향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미쳤어? 내가 거길 왜 가? 신발 놈들....내가 겁 먹을 줄 알고?"</div> <div></div> <div>내 스스로를 이렇게 다독거리며 나는 집으로 향했다.</div> <div>택시 요금이 없어서 나는 버스를 타고 갔다.</div> <div>얼마만에 타는 버스인지 모른다.</div> <div></div> <div>고등학교 졸업 후 아버지를 졸라 자가용을 샀다.</div> <div>여자를 유혹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차가 필요했기 때문이다.</div> <div></div> <div>그 이후로 버스를 탄 기억이 없다.</div> <div>사실 학창시절에도 버스를 탄 기억이 거의 없다.</div> <div>아버지가 늘 학교까지 자신의 차로 바래다 주었기 때문이다.</div> <div></div> <div>그런 것에 너무 익숙해진 나는 커다란 운송수단에 몸을 맡긴 채, </div> <div>여러 사람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각자의 목표지점으로 향하는 환경이 너무나도 어색하게 느껴졌다.</div> <div></div> <div>오른쪽 이마에 두툼한 반창고를 붙인 채 서 있는 내 모습을 주</div> <div>변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띵동! 문자가 도착했습니다."</div> <div></div> <div>버스 소리에 섞여 휴대폰 문자 알림음이 울렸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오빠^^; 경찰서 가면 나 아빠한테 죽거든. 도망쳐서 미안^^ 연락줘 ^^-</div> <div></div> <div></div> <div>"신발년....."</div> <div></div> <div>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욕설에 주변 사람들이 긴장하는 눈치였다.</div> <div>집 근처에 도착한 나는 절친한 친구인 준호를 실내 포장마차로 불러냈다.</div> <div>그 놈도 나처럼 변변한 직업없이 집에 돈이 많다는 이유로 놀고 먹는 녀석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야! 왠일로 포장마차냐? 돈 떨어졌냐?"</div> <div></div> <div>준호는 인사 대신 나를 비야냥거리며 원형의 간의의자에 앉았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이마는 왜 그래?"</div> <div></div> <div>"헐..신발 말도 마라. 새벽부터 지금까지 온갖 쇼를 다하고 다녔다."</div> <div></div> <div>"뭔 일이야?"</div> <div></div> <div>"우선 술 좀 시키고 진정 좀 하자."</div> <div></div> <div>"아니 다친 놈이 뭔 술이야?"</div> <div></div> <div>"아이..신발 닥치고 그냥 조금만 하자. 맨 정신에 있을 수가 없어."</div> <div></div> <div>몇 시간전의 술을 끊어야겠다는 다짐은 온데간데 없었다.</div> <div>나는 준호와 함께 소주를 들이키며 무용담처럼 내 얘기를 늘어놓았다.</div> <div>준호는 기이한 미스테리라도 듣는 것처럼 어린 아이처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내 말을 듣고 있었다.</div> <div>얼마가 지난 후 약간의 취기가 올라오자 나는 시계를 들여다 봤다.</div> <div></div> <div>7시가 조금 넘었다.</div> <div>갑자기 술이 깨는 듯 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헐...7시가 넘었네."</div> <div></div> <div>"너 신발...아까 니가 말한 새끼가 약속한 시간이 6시 아니었어?"</div> <div></div> <div>나는 애써 평온함을 유지하려 했으나 밀려오는 두려움을 막을 수가 없었다.</div> <div>게다가 집으로 가는 길은 길고 어두운 좁은 도로변 길이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준호야. 우리 집까지 차 좀 태워주라."</div> <div></div> <div>"신발 놈. 이젠 나까지 음주운전시키네. 알았어 임마."</div> <div></div> <div>나와 준호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실내 포장마차 밖으로 나섰다.</div> <div>그러나 나는 우리를 따르는 몇 개의 검은 그림자를 미처 살피지 못했다.</div> <div>우리의 차량이 어두운 도로변 길에 진입하자 갑자가 낯선 차량 한대가 우리 앞을 가로 막았다.</div> <div></div> <div>미처 그들이 누구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서너명의 건장한 놈들이 준호의 차로 달려들었다.</div> <div>갑자기 앞유리의 파열음이 들렸고, 파편처럼 유리조각이 내 얼굴을 향해 쏟아졌다.</div> <div></div> <div>차 문을 열고 뛰쳐나가려 하자 눈 앞에 솥뚜껑만한 손이 순식간에 다가와 내 얼굴을 강타했다.</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쿨럭...쿨럭"</div>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3/08/05 21:37:02  117.111.***.109  ROYAL  165052
    [2] 2013/08/06 12:50:54  117.111.***.104  주은Fam  386033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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