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의 옛 이웃에 대해 써 볼게요.<BR>난 돈도 없고 딸도 없으니 음슴체로.</P> <P><BR>사진은 없으나 내용이 혐오. 식사 중이라면 주의.</P> <P> </P> <P><BR>내가 사는 아파트는 서울에서도 매우 낡고 후진 수준.<BR>건물도 몇 개 없고 여기 빼고 주변은 으리으리한 편;;;</P> <P> </P> <P>최초에 지을 때 희한하고 불편한 구조였을 뿐더러<BR>수리하느니 재건축이 나을 만큼 여기저기 낡았음.</P> <P> </P> <P>희한한 구조답게 이해하기 힘든 인간들이 많이 사는 듯.<BR>이 스토리는 현재 이사가고 없는 이웃 얘기임.</P> <P> </P> <P><BR>우리집이 202호라 가정했을 때 201호 얘기.<BR>옛날에 지어진 아파트라 복도식임.</P> <P> </P> <P>2009년 신혼으로 여기에 이사들어 올 때<BR>남편 없이 몇 달 살았기 때문에 이웃과 인사를 안 함.</P> <P> </P> <P>여자 혼자 산다는 게 소문나면 골치 아플까 봐.<BR>그래서 2층 누구와도 안면을 트지 못함.</P> <P> </P> <P>어차피 나도 출퇴근 땜시 아침에 나가고 밤에 들어오니<BR>옆집에 누가 뭐하고 사는지 알 수가 없었음.</P> <P> </P> <P><BR>맞벌이라 집안이 개판이어도 날벌레 하나 없었는데<BR>2010년부터 갑자기 울집에 바퀴벌레 증식 시작.</P> <P> </P> <P>아무래도 사업하는 남편보다 퇴근이 빠른 내가<BR>바퀴벌레와 1:1로 조우하는 케이스가 폭등.</P> <P> </P> <P>나는 귀신보다 몇 만배나 바퀴벌레가 무서움.</P> <P> </P> <P>아즈망가의 오사카보다 운동신경이 굼뜬 나는<BR>언제나 바퀴벌레가 도망가는 모습을 비명지르며 구경밖에 할 수 없었음.</P> <P><BR>저녁준비 하다 가스레인지 뒤로 빼꼼히 쳐다보던 왕바퀴들.<BR>새벽에 화장실 갔다가 불을 켜면 인사하던 아기바퀴들.</P> <P> </P> <P>정말 주온에 나오는 집보다 무서운 게 울집이었음.<BR>퇴근 후에 집엘 못 가고 남편 퇴근 맞춰 들어가기도.</P> <P> </P> <P>아파트에서 나눠주는 바퀴약으로는 울집에 사는 바퀴의<BR>20분의 1도 줄지 않음. 그 약 먹고 더 늘어나지 않았을까 -_-</P> <P> </P> <P> </P> <P> </P> <P><BR>급기야 만삭 때 퇴직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나는<BR>바퀴벌레로 태교했다 해도 과언이 아님.</P> <P> </P> <P>견디다 못하고 아들 출산 후에 조리원 끝나고<BR>집에 오자마자 큰 돈 들여ㅠ_ㅠ 세*코를 부르게 됨.</P> <P> </P> <P>세*코 직원 왈, 바퀴들이 딴 집에서 넘어오는 것 같다 함.<BR>손바닥만한 집을 다 뒤져도 바퀴 거주지를 못 찾음.</P> <P> </P> <P><BR>아파트가 넘넘 낡고 후져서 여기저기 무너지고 구멍이 있어서<BR>직원이 막을 수 있는 틈새와 구멍은 전부 막아줬지만 효과는 그닥.</P> <P> </P> <P>길어야 석달이면 세*코가 해결해줄 줄 알았으나<BR>뾰족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매달 꼬박꼬박 요금만 나감.</P> <P> </P> <P>글타고 세*코를 끊으면 지금의 몇 배는 더 늘어날 것 같고...<BR>이것이야 말로 진퇴양난... 애가 커가니 걱정도 더 늘고...</P> <P> </P> <P> </P> <P> </P> <P><BR>11개월 째 되던 날. 직원이 울집의 위/아래/옆집을 점검하겠으니<BR>미리 나보고 이웃에 알려달라고 부탁함 (201호 203호 102호 302호)</P> <P> </P> <P>낮에 가보니 다들 출근. 사정을 말하고 허락해준 집은<BR>아랫집 102호와 옆집 201호. 102호는 바로 ok 해줌.</P> <P> </P> <P>201호는 첨에 ok 하더니 몇 분 후에 쫓아와선<BR>곧 이사갈 예정이니 바퀴 문제는 우리가 알아서 한다고 쌩~ 함.</P> <P> </P> <P>좀 기분이 나빴음. <BR>내가 내 돈 들여서 니네 집 바퀴를 점검한다는데 알아서 한다니... </P> <P> </P> <P>사실 201호가 바퀴벌레의 은둔지 같다는 느낌은 몇년에 걸쳐 있었음.<BR><STRIKE>(추측의 근거에 대해서는 히스토리가 따로 있음 !!!!!)</STRIKE></P> <P> </P> <P>할튼 세*코랑 102호에 가봤지만 울집의 반의 반 정도? 할튼 적음.<BR>결국 통합 점검을 실패했으니 바퀴는 여전히 줄지 않음.</P> <P> </P> <P> </P> <P> </P> <P> </P> <P>울 아들 돌잔치를 며칠 앞두고 201호가 이사를 간다고 아침부터 난리.<BR>그런데 옆집에서 싸우는 건지 뭔지 고함소리가 들렸음.</P> <P> </P> <P>갔다와 본 남편이 기함을 하며 얘기해줬음.<BR>201호가 예상대로 바퀴벌레의 집합소였다고 -_-!</P> <P> </P> <P> </P> <P><BR>201호가 집주인한테 집도 안 보여주고 도망가듯 이사갔는데<BR>new 입주자가 201호에 이삿짐을 못 넣고 싸우는 소리였음.</P> <P> </P> <P>난 직접 못 봤는데 목격자 왈, 바퀴벌레가 벽지를 뒤덮었다고 함 -_-<BR>심지어 바퀴벌레똥으로 벽 속 시멘트까지 삭았다고 함 -_-</P> <P> </P> <P> </P> <P><BR>new 입주자는 입주를 연기하고 </P> <P>201호 집주인은 울면서 사람을 불러 붙박이 싱크대 등등을 떼어냄.</P> <P> </P> <P>싱크대를 떼어내는지 바퀴벌레를 떼어내는지 모르겠다면서 <BR>인부들이 sibal sibal 합창들을 해댔음...</P> <P> </P> <P>밖에 꺼내놓은 싱크대를 봤는데 시커멓게 삭았더랬음.<BR>그걸 보고 201호 집주인에게 세*코 비용 청구하려던 결심이 사라짐.</P> <P> </P> <P> </P> <P> </P> <P>며칠 후 도배를 한다고 new 입주자가 바퀴약을 4통을 사와서 싹 죽임.</P> <P>이번에도 난 못 봤는데 목격자 왈, 약 먹고 죽은 바퀴벌레 시체를<BR>빗자루로 쓸어 모았더니 애기 키 만큼 올라왔다고 함. (거실만)</P> <P> </P> <P>세*코 직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아직 빈 집인 201호에 들어가 봄.</P> <P> </P> <P> </P> <P> </P> <P> </P> <P><BR>201호는 정말... 호러 영화에 나오는... 귀신의 집 같았음...</P> <P>싱크대 싹 뜯어낸 자리 그대로 벽에다 바퀴벌레 똥이 귀신 얼굴을 그려놨음.<BR></P> <P>수도꼭지고 전등 스위치고 먼지같은 게 cm 두께로 쌓여 내려있었음.</P> <P>직원 왈, 먼지가 아니라 바퀴 똥이라고 했음 -_-</P> <P><BR>세*코 직원 하면서 이렇게 심한 집은 역사에 남을 거라고 함 -_-</P> <P> </P> <P>바퀴약으로 싹 죽였다는데도 여기저기 곳곳에서 약 먹은 바퀴가<BR>헤롱거리면서 뽈뽈뽈 돌아다녔음. </P> <P>2차 퇴치 후였는데 바퀴 시체가 다섯 웅큼^^</P> <P> </P> <P><BR>new 입주자는 바퀴를 박멸하고 입주함.<BR>나도 그 날 과감하게 세*코를 끊음. </P> <P>그 이후로 집에서 바퀴는 구경도 안 함. 만세!</P> <P> </P> <P>다만 그 후로 일종의 트라우마? 같은 게 생겨서<BR>뭔가 작은 게 휙 움직이면 바퀴인 줄 알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버릇이 생김.</P> <P> </P> <P>옛 201호는 어디로 이사갔는진 모르지만 </P> <P>그 많은 바퀴벌레를 이삿짐에 곱게 넣어 갔겠지... </P> <P>그리고 새로운 대륙으로 인도했겠지...<BR></P> <P>새로운 희생자인 그 집주인과 그 집에게 위로의 말씀.</P> <P>이게 끝임. 글재주가 없어서 부끄러움.</P> <P><BR>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