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연락안하는 친구지만, 한때 친했던 친구가있다.
초등학교 동창으로 한창 20대 초반 초딩동창들끼리 몰려다니며 매일 동창회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는 평소에도 재밌어서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친구가 하는 농담은 대부분이 야하고 약간은 저급한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20대 초반에는 나도 은근히 순수했기에, 그 친구가 하는 야한 농담을 들을때면
얼굴이 씨뻘겋게 달아올라서 혼자 헛기침을하며 화장실로 피하곤했는데,
친구들 말에 의하면 그 친구가 그런 농담을 구사하는 것은 그 친구의 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았기때문이라고했다.
그 친구네 집에 방문한 친구들에 의하면 아저씨는 저질개그의 달인으로 불린다고했는데,
늘 궁금하던 차, 나도 그 친구네집에 놀러가게 됐다.
우리 친구들 중, 군대 간 두 친구가 휴가를 나왔을때라
그 친구의 부모니께서 닭볶음탕을해놓으셨다고 우리 친구들을 모두 초대하셨던 것이다.
나를 비롯해 휴가나온 군인친구 2명, 그 친구 또 몇명의 친구들이 그 친구의 집으로 향했다.
도착하자 부모님께서는 상다리를 휘고 계셨다.
우리는 상에 삥 둘러앉아 미친듯이 닭볶음탕을 먹기시작했다.
그런 우리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계신 친구부모님.
우리는 그런 친구부모님께 너나할것없이
"같이 드세요~~"
"너무 맛있어요. 같이 오셔서 드세요~~"
"아부지~ 같이 드세요. 어머니도요."
라고 말했는데.
아저씨께서는 인자한 미소를 지어보이시며
"괜찮아. 너희들 많이먹어. 내가 먹는건 얘 엄마밖에 없어^^"
"아~ 네~~^^....네?"
그때 난 내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아저씨께서는 다시 한번 우릴향해 큰소리로
"내가 먹는건 얘 엄마밖에 없다구^^"
우린 아저씨의 그 말씀에 서로의 얼굴에 먹던 닭볶음탕을 푸ㅜ구푸구ㅜ둗두ㅜ가하고 뱉을 수 밖에 없었다.
저질개그의 달인.
그 명성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더 놀라웠던건 아주머니의 반응이었다.
아주머니께서는 그런 아저씨의 농담에 호호하고 여성스럽게 웃으시더니
"얘 아빠말이 맞아^^ 그래서 난 얘 아빠랑만 둘이 있으면 음식안해도돼^^"
내 얼굴은 닭볶음탕 다대기보다 더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어떻게 반응해야하지, 웃어야하나, 웃으면 더 이상하게보일텐데. 그렇다고 가만히있으면 그게 더 이상하잖아. 나도 받아칠까. 많이 드시라고해야하나. 아 어쩌지. 웃어야하나. 솔직히 웃기긴 진짜 웃긴다. 어떡하지. 아 웃고싶다. 웃고싶은데, 웃으면 이상한애가 되겠지. 그래 웃지말아야겠다.
라고 생각했지만....
난 갑자기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못하고 숟가락도 내팽개치고 고개를 마구 이리저리 휘저으면서 미친듯이웃다가 닭뼈다귀를 마빡으로 풀스윙해서 날려버버리자 리액션좋다고 아저씨한테 칭찬받고 저질개그달인의 후계자가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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