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개곰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총리이자 언론 재벌이다. 이탈리아의 웬만한 민영 방송은 베를루스코니 소유다. 언론의 지원을 등에 업고 총리 자리까지 올랐다. 베를루스코니의 주특기는 뇌물 먹이기다. 사실 매스컴 재벌로 떠오른 것도 베티노 크락시 당시 집권 사회당 출신 총리에게 뇌물을 먹인 덕을 많이 보았다. 베를루스코니가 지금 이탈리아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워낙 부정한 방법으로 사익을 추구하다 보니 여기저기 걸린 데가 많은데 재판에서 유리한 증언을 해주는 대가로 영국인 변호사에게 6억원의 뇌물을 준 사실이 이 변호사가 자신의 회계사에게 소득 신고를 하면서 설명한 편지에서 밝혀진 것이다. 그런데 이 변호사의 부인이 영국 문화부 장관이어서 영국에서도 난리가 났다. 부인은 자기는 남편이 그런 부당한 자금 거래를 했는 줄 몰랐다고 오리발을 내밀었지만 6억원이라는 돈이 이 영국인 부부의 공동 명의로 대출받은 주택 자금을 상환해주는 명목으로 지급되었기 때문에, 부인이 몰랐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보는 영국 언론이 많다. 부인의 서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최고의 갑부고 세계에서도 25위에 해당하는 억만장자다. 금권 정치를 일삼으면서 언론까지 장악했지만 이탈리아 검찰이 워낙 꿋꿋해서 요즘 선거를 앞두고 궁지에 몰려 있다.
탁신은 누구인가. 태국 총리다. 탁신도 태국에서 제일 갑부다. 유달리 도덕심과 애국심을 강조하면서 태국 국민의 70퍼센트를 차지하는 농민들에게 선심과 전시 행정으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총리가 되었다.
그런데 탁신의 20대 아들과 딸이 소유주로 되어 있는 태국의 신 그룹이 싱가포르에 통신회사 주식을 몽땅 팔았다. 무려 2조원 거래에 4천억원의 이득을 보았다. 그런데 교묘히 법망을 피해 세금은 단 한 푼도 안 냈다. 그런데도 탁신은 아버지가 돈 걱정 말고 정치에만 전념하라는 충정으로 아들과 딸이 내린 결정이라며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오리발. 탁신은 주식을 팔기 전 외국인의 태국 통신업체 소유 지분 한도를 25퍼센트에서 49퍼센트로 전격 끌어올렸다. 그래놓고도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고.
이해찬 총리는 내기 골프를 쳤다고 한다. 그래. 내기 하는 거 잘못이다. 난 당구도 못 치고 고스톱도 못 치는 놈이라서 내기 같은 거 하는 걸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데 내 주위에 보면 좀 있다는 사람을 포함해서 웬만한 서민도 내기 같은 거 잘 하더라. 그런데 자기들이 하는 건 친목이고 총리가 하는 건 뇌물 수수인가? 40만원? 그것도 총리가 다 가졌나? 이해찬 총리가 먼저 제안한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이 좀더 재미있게 치려고 캐디한테 40만원을 맡기고 한 홀에서 이긴 팀이 2만원씩 받기로 한 거다. 2인 1조니까 한 사람 앞에 1만원씩 돌아오는 거고. 비기면 그 돈 적립했다가 캐디 팁으로 주는 거고. 원래 골프 치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 한단다. 골프가 끝나고 이해찬 총리 몫으로 돌아온 8만원을 캐디한테 수고했다고 준 거고. 뭐가 문제인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3.1절에 총리가 골프를 쳤다? 그럼 3.1절에는 하루 종일 묵념만 하고 있으란 말인가? 어디서 파업하면 총리는 휴일에도 쉬지도 못하고 비상 대기 상태에 있어야 한단 말인가? 나라일 챙기느라 1년에 1000번 이상 회의를 하고 잠도 너댓 시간밖에 못 자는 사람한테 정말 너무 하는 거 아닌가?
골프가 서민에게 위화감을 주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서민들이 알아야 한다. 서민에게 위화감을 준다고 방방 뜨는 한국 기자들 중에 사실은 골프, 그것도 접대 골프에 환장을 한 인간들이 수두룩하다는 사실을. 이해찬 총리를 얘네들이 까대는 건 옛날이 그립기 때문이다. 기자 선생님 기자 선생님 하면서 뒤로 찔러주는 돈봉투가 그리운 것이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꼬장꼬장한 총리가 아니라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나 태국의 탁신처럼 돈 갖고 무마할 줄 아는 화끈하고 돈 많은 총리와 대통령을 요 다음번에는 기필코 앉히고 싶은 것이다. 겉으로는 서민을 위하는 척 쇼만 하고 뒤로는 자기들끼리만 오손도손 자손만대가 영화를 누리는 그런 구조를 이어나가고 싶은 것이다.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기업인들과 같이 골프 친 건 경솔한 처신이라고 얼마든지 지적할 수 있다. 그래서 총리가 사과했다. 그럼 다음부터 조심하라고 넘어가면 된다. 무슨 비리가 드러난 것도 아닌데. 그런데 온 나라 언론이 이해찬 총리를 낙마시키려고 난리다. 왜 그럴까? 최연희 성희롱 사건이 일어난 문제의 한나라당 지도부와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들 사이의 술자리 같은 걸 집권당과도 하고 싶은 거다, 이 망할 놈의 언론사 기자놈들이. 기자들이 정치인들한테 공짜술 몇백만원씩 처마신 건 괜찮고 총리가 몇십만원 내기 골프 친 건 천인공노할 짓이냐, 이놈들아?
행담도에 무슨 커다란 비리가 있는 것처럼 떠들었지만 뭐가 있나. 수십억 수백억에 이르는 국민의 혈세가 수사비로 날아간 것밖에 없다. 언론에서는 정부에서 위원회 만들어 돈 쓴다고 지랄 발광이지만 선진국에서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위원회를 만들어서 몇년에 걸쳐서 세밀하게 대책을 연구하고 수립한다. 영국에서는 2002년에 총리 직속으로 고령화 사회로 인한 연금 적자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연금위원회를 만들어 3년 동안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2005년 말에 보고서를 냈다. 앞으로 50년 뒤를 내다보고 단계적으로 연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정부에 건의했다. 길게 보고 정책을 만드는 선진국은 위원회 중심으로 돌아간다. 돈 낭비는 차라리 한나라당이나 언론의 억지 때문에 쓸데없이 특검한답시고 낭비되는 돈이 더 많다. 한국 장관 부인이나 남편 중에 영국 장관 남편처럼 몇억원씩 뇌물 받아 먹은 인간 있나? 한국 많이 깨끗해졌다. 그런데 더러운 구정물에서 뒹굴고 싶은 인간들이 자꾸 대한민국을 저주한다.
이해찬 총리는 지난해 말에 서민 복지 예산으로 책정해놓은 돈이 늑장 행정으로 집행되지 않는다면서 그 따위로 일하면 재미 없을 줄 알라면서 경제 부처 장관에게 으름짱을 놓은 사람이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서민 여러분. 기자놈들한테 속지 마시라. 여러분과 여러분 자식의 미래를 죽이는 놈들은 4천억원 부당 이득도 아니고 6억원 뇌물도 아니고 40만원 내기 골프 쳤다고 (그것도 다 땄으면 말을 안 해요)죽일 놈이라고 떠들어대는 언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라.
6억원 뇌물 바친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4천억원 띵겨먹은 태국의 탁신 아직 건재하다. 40만원 내기 골프 친 이해찬, 총리 자리가 간당간당. 대한민국, 참 위대한 나라다. 아니, 대한민국 언론, 정말 그 그악스러움과 경박스러움에 치가 떨린다. 이탈리아는 검찰이라도 믿어보지. 한국 검찰은 얄미운 총리 잘 걸렸다며 골프 비리 수사하겠다고 방방 떴다지. 그런데 잘난 검찰이 비리를 저지르면 누가 수사하누???
그런데 한나라당 애들은 3.1절에 모했는지 디게 궁금해지네. 아마 술 처마시지 않으면 골프장에서 지역 유지나 기자들과 사이좋게 돈 찔러받고 찔러주면서 희희덕거린 인간들 제법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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