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고졸 검정고시 합격 … 청계피복·민주노총 산 증인

[내일신문 2005-08-29 15:09]

1980~90년대 청계피복노조와 민주노조 운동의 대표적 인물인 김영대 근로복지공단 감사(사진)가 무려 34년만에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잇따라 졸업해 화제다. 

김 감사는 지난 4월 실시된 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데 이어 29일 발표한 고졸 검정고시에도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무려 34년 만이다. 

1971년 당시 논산중학교 2학년 이었던 김 감사는 등록금을 내지 못해 학교에서 쫓겨나다시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는 “당시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 나머지 급우 2명과 함께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됐다”며 “늦게나마 학업을 계속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학업을 중단한 그는 이듬해인 1972년 서울 동대문에 있는 평화시장에 발을 디뎠다. 두 해전 1970년 11월 전태일 열사가 온몸을 불사르며 근로여건 개선을 요구했던 바로 그 평화시장이었다. 

그 곳은 조국 근대화의 이면에서 숨 막힐 듯 열악한 작업환경과 최저생활에도 미치지 못하는 근무여건 속에서 수많은 소년·소녀들이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혹사됐던 곳이다.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를 하던 그가 처음으로 노동운동에 눈뜨기 시작한 것은 1978년도다.

우연치 않게 어느 교육현장에서 당시 우리나라가 처한 경제현실에 대해서 알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일해 왔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당시 청계피복노조 위원장으로 투쟁을 지휘했으며, 이후 90년대 민주노조 운동의 실천가로 활동해 왔다. 

90년대 중반 민주노총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했던 그는 이후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을 맡아 노동운동을 이끌어 가는 핵심 인물이 됐다.

지난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위해 노동계에서 산파 역할을 했던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출마하기도 했다. 

현재 열린우리당 영등포구 당원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노동자들을 위한 정치를 위해 평화시장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모든 삶의 좌표로 삼아나갈 셈이다.

그는 “노동자들의 권익도 더 이상 거리에서 찾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참여의 정치를 통해 현실에서 해답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대학 공부까지 마치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빼놓지 않았다. 

백만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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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는 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