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황포돗대 (bwtomato)  조회 : 1233  점수 : 805  날짜 : 2005년12월8일 15시30분 

공주님만 모르고(?) 대부분 진실을 알고 있던 인혁당 및 민청학련 사건이 정권의 조작이었음이 공식적으로 밝혀졌다. 당시 정권 최고 책임자 박정희가 그 배후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번 발표로 30년만에 8명의 억울한 고혼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게 되었다. 그분들의 피를 먹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이만큼이나 자랐다.

인혁당 재건위 관련자 8명에 대해 대법원 확정판결 후 18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된 1974년 4월 9일은 권력에 눈이 먼 박정희의 정치적인 사망일이기도 하다. 국제사법사상 암흑의 날이라는 다른 나라의 비난에 구차한 변명조차 한마디 할 수 없는 부끄러운 사건이다.

유인태

엽기수석 유인태 의원이 이번 발표를 접하고 너무 너무 오래 걸렸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사형판결 당시 모친께서 방청석에서 졸고 계셨다던가? 당시 이철 전의원과 함께 사형 판결을 받고 무기로 감형됐던 전력이 있어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남다르겠지만 한 인간의 권력욕 때문에 억울하게 희생된 8분이 제일 먼저 떠올랐으리라.

박정희

유신이라는 친위구테타로 재집권하여 정권의 정당성을 상실한 박정희가 유신반대의 물결이 거세지자 이를 탄압하기 위해 발표한게 긴급조치다. 유신시대는 긴급조치의 시대라 할 정도로 70년대는 권력자의 말 한마디가 곧 법이되는 초법적인 시대였다. 

그 중 인혁당,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된 이들이 위반했다는 법이 국보법, 반공법 그리고 '긴급조치 4호' 다. 그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기가 막혀 할 말이 없다. 저런 야만의 시대가 불과 얼마 전이었다니...저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점심에 뭘 주로 먹나 궁금해진다. 내용을 대충 보면

1. 민청학련에 가입하지도 말고 거기 애들하고 놀지도 마라. 
2. 이와 관련된 책이나 유인물 같은거 만들지도 말고 보지도 말고 가지고 다니지 마라
3. 위에 1,2항에서 하지 말라고 한거 남한테 하라고 하지 마라.
4. 자수하면 살려준다.
5. 학생의 정당한 이유없는 출석하지 않거나 수업 이나 시험을 거부 하면 혼난다.
6. 관련된 일을 방송이나 신문보도도 하지마라..
7. 이거 위반한 학생 다니는 학교는 문교부 장관이 폐교할 수 있다.
8. 1,6,7항 위반하면 사형, 무기 5년 이상, 1,3,5,6 위반은 미수나 예비음모도 같이 혼난다.
9. 영장없이 체포, 구속할 수 있고 비상군법회의에서 심판, 처단한다
10. 검찰관은 소추를 하지 않을 때도 압수한 물품을 국고로 환수할 수 있다.
11. 시장이 부르면 군대가 출동해서 애들 조질 수 있다.

이게 공식적으로 민주주의를 표방한 나라에서 실제로 공포되고 집행된 무시무시한 법(?)이다. 땡땡이를 친게 아니라 친구들끼리 땡땡이를 모의해도 죄란다. 긴급조치가 발표될 때 예비 초등학생이던 나는 민청학련 세대보다 조금 늦게 초등학교(75학번)에 입학했다. 

평소 소심했던 탓에 나는 긴급조치 5항을 철저하게 지켰다 아무 말 없이 학교 안가면 사형이라는데 아파도 학교에 갔던 기억이 난다. 그 덕에 초등학교 6년 개근상을 탔으니 긴급조치의 덕을 봤다고 해야 하나? 우리 초등학교에 5항을 위반한 친구가 많았는데 폐교조치가 안되걸 보면 문교부 장관이 폐교할 수 있다는 7항은 유명무실한 조항인 듯 하다. 

선생님들이 유신헌법이 만고의 진리인양 가르치실 수 밖에 없던 그런 시절, 정의대신 광기가 지배하던 어두운 시절이었다. 긴급조치 9항에 나와있는 심판, 처단이라는 단어가 새삼 섬짓하게 다가온다.

사법살인 공범 중앙정보부, 검사, 판사 개새들

이 사건은 정권에 눈이 먼 최고권력자와 그 밑에서 정권의 충실한 개 역할을 한 중앙정보부 놈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분명 약자의 편에 서고자 했었을 놈들이 법을 공부해서 아무 죄없는 국민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판결하고 그들을 변호하던 변호사(강신옥)에게 법정모독죄로 징역10년을 판결한 검사 놈들, 판사 놈들의 합작품이다.

애초에 사건의 틀을 그들이 만들고 아무 관련 없는 이들을 여기에 끼워 맞추자니 그 과정에 왜곡과 날조, 악날한 고문이 있었음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철 전의원의 말에 의하면 처음에는 민청학련 연루자들이 인혁당 사건으로 희생된 여정남을 지도했다는 진술을 요구하다 나중에는 ‘나이도 (여정남이) 한참위고 하니 너희들이 지도받은 것으로 하자.' 고 했다니 더 말해 무엇하랴.

그때 박정희가 흘리는 부스러기를 주워먹으려고 양심을 팔아먹은 판검사 놈들이 누군지는 모르겠다. 아마 지금까지 현역에 있는 놈들은 없으리라. 하지만 그들의 후예들은 그 시절을 반성하지 않고 여전히 국민위에 군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검,경 대등협력관계는 국민 수준이 향상되면 그 때 가서 논의해도 된다는 정상명의 말을 듣었다. 나도 2002년까지는 검찰들의 소위 수준이란게 대한민국 평균 이상은 당연히 되겠거니 생각했다. 지금은? '친철한 금자씨' 가 검찰개혁의 메세지를 담은 영화라는 구라가 진실일지도 모른다. 너나 잘하세요.

그 물에 한 번 발을 담그면 그냥 자동으로 그 물에 물이 드나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총장 취임할때 일말의 기대도 했었는데...국가대표 축구팀에 법조계의 도움이 절실한 부분이 이 부분이다. 탄탄한 조직력.

박근혜, 이계진

공주님이 이번 발표에 생까기 작전으로 나간다고 한다. 물론 인혁당 사건에 대해 그녀가 말해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 사건의 최종 책임자인 전직 최고권력자의 딸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부정하지 않는다면 도의적으로 희생자들에게 사과하고 30년 세월을 피눈물을 흘리고 살아왔을 유가족에게 사과하는게 도리다. 

물론 그 사건이 그녀의 발목을 잘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은 이해하나 그녀가 일국의 대통령을 노리는 야당 총수라는 사실은 이런 책임을 더욱 중하게 한다. '사과' 라는 단어가 100단어에 포함되지 않았다 해도 101단어를 만드는 파격적인 긴급조치를 취해서라도 말이다. 

방송에 출연해 인디언, 흑인, 유색인종에게 심각한 인권 유린을 자행해온 미국은 인권을 논할 자격이 없다던 이계진이 자신이 속한 당과 당대표가 깊히 연루된 인권유린, 아니 인격살인에 대해서 얼마나 할 말이 많을까하고 기대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과거를 바로 잡는 것은 필요하지만 증거가 불충분하고 이해 당사자의 소명기회 없는 과거사 규명은 신중해야 하며 정치적 이용도 없어야 한다' 고 박 대표의 의중을 대신 논평했다는 이계진을 보면서 슬픈 감정을 느낀게 나 하나였을까?  

그들은 8명의 죽음보다는 이를 정치적인 의도로 사용되는게 더 두려운 무리들이다. 참으로 싸구려 인간들이다. 원래가 싸구려인데다 폭탄세일까지 하고 있으니 조금 있으면 눈물의 폭탄세일에 부도총정리가 멀지 않았다.

법조계와 더불어 탄탄한 조직력으로 둘째 가하면 서러운 딴나라의 조직력도 국가대표 축구팀에 필요하지 않을까? 아드보카트는 이번에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나 많은 아쉬움을 자아낸 전직 대변녀를 국가대표 축구팀 대변인으로 영입하라. 대박난다.

한화갑

한화갑이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초청 강연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미숙함이 임동원, 신건 두 국정원장 구속을 낳았다. 국정원은 정보기관이고 합법 또는 불법적인 공작이 다 있는 곳이다. 인혁당 사건처럼 우리는 공작 속에서 살았는데 그것을 다 까발리면 어떻게 하냐. 미국이 동유럽에 비밀감옥을 만들었지만 미국 내에서 조사하자고 나오지 않는다. 국익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라고 했다고 한다.

불법이라도 원래 그런 곳이니 덮어두라? 그럴리야 없겠지만 저런 인식을 가지고 있는 자가 국정책임자가 된다면? 이번 인혁당 사건 발표를 듣고 한화갑의 발언을 들으니 전에도 말했듯이 진짜 빛의 속도로 망가지고 있는 그를 느낀다.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선거야 빨리 오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는 한화갑을 위해 동네 반장 선거라도 마련해주는 지역 주민들의 배려을 기대한다. 

김동길이 이당시 시국선언을 했던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류근일이 민청학련 사태에 연루됐다는 믿기지 않는 얘기를 듣었다. 진위여부를 아시는 분 계신지...후진 인간의 전형 한화갑의 호가 후재라고 한다. 호는 잘 지었다. 이 인간도 폭탄세일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듯 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지만 위에 한화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이가 아직도 꽤 많은듯 하여 걱정이다. 희생된 분들의 유가족에게는 정부 차원의 사과와 배상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박정희가 저지른 일을 참여정부에서 책임지는게 좀 억울하긴 하다. 마음 같아서는 공주님이 사재를 털어 배상하라고 하고 싶지만 말이다. 

도예종님, 서도원님, 하재완님, 김용원님, 송상진님, 이수병님 우홍선님, 여정남님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합니다. 억울하게 희생되신 여러분들의 피를 먹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이만큼 키가 자라고 덩치가 커졌습니다. 중간중간 군화발과 총칼 때문에 다리가 잘리고 목이 잘릴뻔도 했지만 우리는 이를 이겨내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최소한 죄없는 사람들이 죽어가는데도 힘이 없어 지키지 못하는 그런 나라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을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때는 힘이 약해서 여러분을 지켜드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제 편히 쉬시고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대한민국을 지켜봐 주십시오. 정말 욕 많이 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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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국정원 과거사 진실위원회의 인혁당과 민청학련 사건 진상 발표가 있었습니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8분의 한이 풀렸으면 합니다.

[출처] http://www-nozzang.seoprise.com/board/view_mod_new.php?code=seoprise8&uid=681023&page=&search_c=&search=&search_m=best&member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