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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58746
    작성자 : *^,~
    추천 : 28
    조회수 : 2571
    IP : 211.245.***.34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10/12 02:17:20
    http://todayhumor.com/?panic_58746 모바일
    [펌] *****내가 사는 이야기 1

    앞에 주저리주저리 떠드는거 싫어서 그냥 바로 시작함

    --------------------------------------------------------------------------------------

     

    우리집엔 폐암말기로 힘들어 하시던 외할아버지가 계셨음.

     

    외할아버지는 7남매 중에 울 엄마를 제일 예뻐하셨음.

     

    외할아버지가 엄청 엄청 무서우셔서 이모들 성적표는 몰래 들고가서 도장찍어서 도망가고

     

    할아버지랑 안마주치려고 노력하는데

     

    울엄마 엉망인 성적표도 떡하니 들고가서 당당하게 내려놓고

     

    도장 찍어달라는 멋진 여자였다고 함.

     

    그런 엄마가 20살에 일찍 결혼을 하심.

     

    아빠는 군대에 가게 되었고, 엄마는 뱃속에 7개월된 나를 데리고 외할머니 집으로 들어갔음.

     

    할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하시기 전 집앞에 시집갈때 장농해주라고 대추나무를 심으셨음.

     

    생각해보면 내가 딸내미 일줄 어떻게 아셨던걸까...

     

    3개월 후 내가태어남.

     

    의사는 사정없이 내 궁둥이를 후려갈김.

     

    두근두근

     

    아무리 기다려도 아기 울음소리가 안들렸다고 함

     

    의사는 "이상하다. 울려고를 안하네..."라며 거꾸로 들고 엉덩이를 계속 후려침

     

    두둥....'벙어리 인가...'라고 생각하던 찰나

     

    "으.....응...애!"...................................정적;;;;;;

     

    귀찮다는 듯, 나 벙어리 아니라는 듯, 호들갑 떨지 말라는 듯

     

    옛다!

     

    그렇게 난 참 조용하고 시크하게 태어났음을 알렸음.

     

    (난 지금도 참 시크한 여자사람으로 자람)

     

    나를 대리고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외할아버지가 걱정되었지만

     

    가족들의 만류로 할아버지를 뵈러가지 못했음.

     

    한달정도가 지나고 임종준비를 해야한다는 병원측의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감.

     

    그때 할아버지께서 엄마를 기다렸다는 듯이

     

    "지금 밖에 노란 옷 입은 애들이 너무 정신없이 뛰어다니는구나...시끄러운데...좀 조용히좀 시켜라"

     

    라고 말씀하셨음.

     

    병원에 그것도 중환자실 복도에 어린애들이 시끄럽게 뛰어다닐리가 없지않음.

     

    정신이 없으신가보다 하면서 "네 알겠어요" 대답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음.

     

    새벽 3시쯤....

     

    주무시던 할아버지께서 정적을 깨고 말씀하셨음.

     

    "병원 입구에 검은옷을 입은 남자 두명이 내 이름을 부르고 있구나.. 집으로 가야겠다....어서"

     

    엄마와 외할머니는 무슨 소리냐고 그런소리마시고 주무시라고 하셨고

     

    할아버지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계속

     

    "집으로 가자 집으로....내이름을 부르고 있어....날 찾기전에 어서 집으로 가자!!!"

     

    라고 속삭이셨다고 함.

     

    완강히 집으로 가길 원하셨고 의사 선생님께 다음날 말씀드렸더니

     

    어차피 병원에서는 더이상 손쓸 방법이 없으니 집으로 모셔가서

     

    편히 눈감으실수 있게 준비하라고 퇴원하라고 함.

     

    할아버지를 모시고 집으로 옴.

     

    그렇게 몇일을 집에 있으면서 할아버지는 날 안아보지도 못하심.

     

    그러던 어느날

     

    할아버지께서 또 다급한 목소리로

     

    "집앞까지 왔어....집을 찾았어!"

     

    라고 하심.

     

    외할머니 집은 밖에 큰 대문이 있고

     

    안으로 작은 대문을 거쳐 빌라식으로 된 집이였음.

     

    그러니 집까지 총 문 3개를 지나야 안으로 들어올 수 있음.

     

    두시간쯤 지나자 할아버지께서 또 말씀하심..

     

    "대문앞에서 내이름을 부르고 있어. 나 없다고해. 이집에 나 안산다고해"

     

    벌벌벌 떠시면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리고는 계속 중얼중얼.....

     

    집안에는 싸늘한 기운이 감돌고 정적만이 흐르던 그때....

     

    새벽 1시쯤 된 시간이었다고 함

     

    "응애 응애 응애 응애~~~~~"

     

    내가 정말 이제껏 들어본적 없는 목청으로 집이 떠나가라 울어댐.

     

    외할머니는 깜짝 놀라서 엄마에게 찾아와

     

    애 울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가심.

     

    그때 엄마는 내가 그렇게 우는걸 처음봐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 당황했다고함.

     

    나 엄마 젖먹고 자고 먹고 자고 먹고자고 배만 안고프면 절대 눈도 안뜨는 아이였음.

     

    그런데 젖을 물려도 먹지않고

     

    기저귀를 봐도 멀쩡하고

     

    안아줘도 울고 내려놔도 울고

     

    순간!!

     

    '아...갓난아이들은 저승사자를 본다 그러던데....자기를 데리러 왔는줄알고 그렇게 운다던데...'

     

    라는 생각에 엄마는 얼른 안방으로 달려가심.

     

    그때 할머니는 할아버지 약을 데우고 계셨고, 외삼촌과 막내이모는 주무시고 계셨음.

     

    할아버지께서 엄마손을 꼭 잡고 엄마를 빤~히 보시다가 엄마 뒤로 방문을 지긋이 바라보며

     

    '그래 갑시다'

     

    라는 말씀과 함께 숨을 거두셨음.

     

    그 순간 내 울음소리가 거짓말 처럼 뚝 멈춤.

     

    결국 할아버지 임종은 엄마만 보심.



    출처 :  http://pann.nate.com/b312595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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