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부족한 점을 느끼며 더 나은 사람이 되고싶어 하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여자친구가 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데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span></div> <div><span>그래서 항상 본받을 만한 사람에게만 이성적인 매력을 느꼈어요.</span></div> <div><span>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짝사랑하며 좋아했던 사람들을 되짚어보면 공부를 잘한다던가, 자기 관리가 매우 철저하다던가, 리더십이 있다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천재성을 보이는 사람들 뿐이었네요.</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전 여자친구는 스무살때 대학교에서 같이 수업을 들으며 처음 알게됐는데 항상 화장기 없는 얼굴, 부스스한 머리, 잦은 지각을 해서 눈에 띄었어요.</span></div> <div><span>그러다 우연히 옆자리에 앉아 중간고사 시험을 같이 봤는데, 제가 영어로 힘겹게 두세줄 답안을 적어갈 때 그 친구는 한 페이지 빼곡히 답안지를 채우고 뒷면을 쓰더라구요.</span></div> <div><span>시험 결과 전 여자친구는 그 수업에서 1등을 했고 그 때 이후로 그 친구를 따라다니기 시작했습니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결국 제 3년에 걸친 애정공세에 이어서 4년 정도 그 친구와 연애를 했습니다.</span></div> <div><span>사귀기 전에 여자친구는 '만약 나랑 사귄다면, 너를 내 마음에 들게 바꿔 놓을 것 같아서 너에게 안 좋을 것이라 사귀기가 걱정된다.'고 했어요.</span></div> <div><span>저는 그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하고, 제가 원하는 바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승낙하고 사귀게 됐어요.</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애초에 본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여자친구가 바라는대로 연애를 했어요.</span></div> <div><span>항상 여자친구는 내가 어떠어떠하면 좋겠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었고, 그 논리는 제가 들었을때 전혀 반박할 여지가 없어서 제안하는 방향을 쫓아만 갔었죠.</span></div> <div><span>예를 들면, 저는 집돌이 스타일이어서 휴일에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것보다 집에서 책을 읽거나 취미생활 하는걸 좋아하는데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호회 가입을 권유하는것 같이요.</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물론 여자친구랑 사귀면서 좋았던 기억이 더 많지만, 그렇게 연애를 이어가다보니 여자친구가 선생님 역할을 하고 제가 학생역할을 하는 비정상적인 연애를 하게 되었어요.</span></div> <div><span>평소엔 괜찮다가도 여자친구가 기분이 상해보인다 하면 눈치를 보게 되고, 결국 무엇때문에 기분 상했는지 물어보면 제 성격같이 쉽게 바뀌지 않는 부분을 얘기하더라구요.</span></div> <div><span>이런 일이 잦으니 저는 저대로 답답했고, 여자친구도 이런 얘기를 저한테 하는 것 자체가 저한테 너무 미안하고,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걸 깨달으면서 답답해 했어요.</span></div> <div><span>저는 헤어질 땐 잘 깨닫지 못했지만, 첫 단추를 잘못 꿴 연애였다는걸 미리 깨달은 여자친구에게 반년전에 차여서 헤어졌습니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여자친구랑 사귀면서 제 자존감은 점점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탔지만 헤어지고 나서 자존감이 정말 낮아졌어요.</span></div> <div><span>그 땐 여자친구가 정말 좋았지만 내가 잘못해서 헤어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span></div> <div><span>처음엔 내 모습을 잃어버릴 정도로 더 적극적으로 바뀌어서라도 잡아야겠다는 마음 뿐이었는데 결국 어떻게 여자친구랑 다시 연락해서 사귀게 되더라도 결말은 같을 거라는걸 알았기 때문에 연락을 할 수 없었어요.</span></div> <div> <p><span><br></span></p> <div><span><br></span></div> <div><span>헤어지고 난 후 짧지 않은 6개월의 시간 동안 참 많이 성숙한 것 같아요.</span></div></div> <div><span>빛을 받는 모든 물체에는 그림자가 있고 그림자가 있는 물체는 빛을 받는 쪽도 있는데, 연애할때는 제가 가진 좋은 점들을 보지 못하고 나쁜 점만을 바라보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었어요.</span></div> <div><span>외향적인 사람은 사교성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 쉽고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고, 반면에 내향적인 사람은 신중하고 사려깊다는 장점이 있드시 말이에요.</span></div> <div><span>그동안 제가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사랑 받을만한 사람인걸 깨달았네요!</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