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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enbung_45548
    작성자 : 루우키노
    추천 : 13
    조회수 : 682
    IP : 119.205.***.220
    댓글 : 25개
    등록시간 : 2017/04/13 13:40:21
    http://todayhumor.com/?menbung_45548 모바일
    말로만 듣던 일을 내가 겪은게 멘붕.....
    <div>다짜고짜 음슴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3년여를 암으로 투병하시던 시어머님께서 얼마전에 돌아가셨음.</div> <div>장례식을 마치고 가족들이 모두 어머님 댁에 모여있었음.</div> <div> </div> <div> </div> <div>어머님 댁은 "리" 단위의 아주 작은 시골이고, 앞집이며 뒷집, 옆집 모두가 30년 이상을 함께 지내신  동네인지라 마을분들 얼굴은 가족들이 모두 알고있음.</div> <div>그리고 어머님 집은 차가 다닐정도의 적당한 크기의 골목 길가에 담이 없는 집이고 개방형 마당엔 10여평의 텃밭이 있음.</div> <div>담이 없다뿐이지 밭 경계에 호박 덩쿨이 같은게 올라 갈 철망도 쳐 있고 누가봐도 이집 마당이라는걸 알 수 있음.</div> <div> </div> <div>여하튼 대낮이었지만 장례를 마치고 모두 피곤에 쩔어 상복도 못 벗고 이방 저방에서 쓰러지듯 잠들어있거나 쉬고 있있음.</div> <div>나도 좀 쉬고 있다가 갑갑해서 마당이 보이는 마루에 나와 앉았음.</div> <div>그런데 누가 우리 어머님 밭에서 뭔가를 캐고 있는거임.</div> <div> </div> <div>순간 나는 마을 어르신인가 했음.</div> <div>근데 아님.</div> <div>그 동네는 평균연령이 70대가 넘어갈만큼 젊은 분이 드문 동네인데 그 아줌마는 누가 봐도 50대 초반임.</div> <div>하긴 마을 어르신들이라면 애초에 남에 밭에서 말도 없이 무얼 캐거나 하시지도 않음.</div> <div> </div> <div>당황한 나는 마당으로 나가 그 아줌마께 뭐 하냐고 물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줌마 - "고들빼기좀 캐고 있어"</div> <div> </div> <div>나 - "여기 개인 땅이예요. 허락도 없이 그렇게 캐 가시면 안되죠"</div> <div> </div> <div> </div> <div>아까도 말했지만 선산에 어머님 모시고 내려온 직후라 난 상복차림이었음.</div> <div>보통의 사람이라면 그런 차림의 사람이 얘기 하면 미안하다고 사과는 할줄 알았음.</div> <div> </div> <div>아줌마 - "아 뭐 길 밖에서 캐는데 뭐가 어때서 그래?"</div> <div> </div> <div>아줌마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뻔뻔했음.</div> <div> </div> <div>담이 없는 마당이라고 하지 않았음?</div> <div>발은 도로에 붙이고 쪼그리고 앉아 팔만 밭으로 뻗어 캐는건 된다고 생각했나 봄.</div> <div> </div> <div> </div> <div>나 "아줌마, 내가 아줌마네 집 창가에서 팔만 뻗어 아줌마네 집 물건 들고 가면 그건 도둑질 아니예요? 동네분도 아니신거 같은데 좋게 말할때 그냥 가세요" </div> <div> </div> <div> </div> <div>그 아줌마는 예상대로 시골 인심이 박하다는둥 젊은게 말을 싸가지 없게 한다는 둥 남에 땅인지 몰랐다는 둥 궁시렁 거리더니 캔 고들뺴기는 알뜰히 다 들고 가버렸음.</div> <div> </div> <div>나 안 어림. </div> <div>40대 초반임.</div> <div>맘 같아서는 쫒아가서 머리채라도 잡고 싶었지만 날도 날이고 피곤한 가족들 깰까 싶어 참았음.</div> <div>진짜 세상은 넓고 상상 이상의 미친 사람이 많은 거 같음.</div> <div>노란 점퍼의 아줌마 잊지 않겠음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루우키노의 꼬릿말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철 없고 실수투성이인 막내 며느리 늘 귀여워 해주셨던 어머니.
    더 자주 찾아뵙고 더 살갑게 굴었어야 했는데,
    이 만하면 됐다, 이 정도면 할만큼 했다라고 자위했던 제 어리석음이 너무나 후회됩니다.
    천국에선 더이상 아프지 말고 즐겁게 지내세요.


    10년 동안 어머님 덕분에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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