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엄마가 섬 그늘에 매음굴 가면 아가는 혼자 남아 진저리 쳤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바다의 아가리를 수시로 들락대는 뱃사람들은 출항 전과 입항 후 섬그늘에 들렀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그곳에서 싸제끼며 제 목숨 붙어 있음을 실감했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엄마가 항구가 된 사이 아가는 오줌 싼 곳에 다시 오줌을 싸 제꼈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똥 위에 똥을 얹었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아가는 출항하는 배의 기적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곤 했다.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아가를 돌보아 줄 이 아무도 없어 엄마는 튼튼한 빨랫줄을 샀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천정에 묵직한 쇠못을 박았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아가 몸뚱이와 천정의 생채기 사이 빨랫줄을 이었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아가가 움직일 때마다 동맥이 꿈틀대듯 핏빛 빨랫줄이 요동쳤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엄마는 해가 뉘엿해지면 섬 그늘로 출발했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아가는 엄마 걸음으로 한 보폭 남짓, 아무 물건도 손에 닿지 않는 범위에 묶였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아가는 분뇨 방석에 앉아 제 오줌으로 목 축이며 온전치 못한 발음으로, 음므.</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아가 목청이라 여기기 힘들 만큼 새된 소리였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지르다 제 소리에 경기하고, 경기하다 진이 다해 나자빠지면 헛것들을 보기도 했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아가의 환상에서 음마는 온몸에 못이 박힌 채 천정에 붙어 있었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불어 터진 음마 젖에서 풋내 나는 핏방울이 뚝뚝 흘렀다.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엄마는 아침이 되면 부리나케 집으로 뛰어왔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혼절한 아가를 일으켜 더운물로 벅벅 씻기고 서둘러 젖을 물렸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빠는 힘이 약해 거의 억지로 목구멍에 흘려 넣어야 했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아가 사타구니에 습진 마를 날이 없었고, 고추에 늘 누런 때가 꼈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엄마에겐 도리가 없다. 기절로 잠든 아가를 살포시 흔들며 둥기둥가.</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밤이 되면 엄마는 다시 섬 그늘로 갈 테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일 다녀올게, 라는 말이 이상해서, 돈 벌어올게, 라는 말도 이상해서,</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어떤 식으로 말해도 이유들이 전부 이상해서,</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엄마는 굴 따러 다녀올게, 인사하기 시작했었다.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가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파도가 섬을 삼킬 듯 높아도 엄마는 굴 따러 간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태풍이 올 때면 뱃사람들은 한층 열에 들뜬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갑자기 악화된 기상에 동료 한 둘 잃은 경험쯤이야 배 타는 사람들에겐 예사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바다는 사람을 먹고 사람은 바다생물을 먹으니 어쩌면 공평한 거래 일지 모른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언제 휩쓸려 사료가 될지 모를 뱃사람들의 불안은 이처럼 태풍이라도 오는 날이면 걷잡을 수 없이 요동친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그 맘보다 격렬하게 엉덩이를 흔들며 찰나의 생동을 얻는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좁은 섬에서 거친 사내들을 위로할 만한 건 그 외에 거진 없으니.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파도는 예사 절정이 아니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유독 안달 난 사내들 허리춤에 굴 따는 시간이 길어진 엄마는</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평소 잘 가지 않던 둑방길로 내질러 달린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지름길. 아가 묶인 섬집으로.</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파도의 발정이 엄마의 색기에 홀렸던가.</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순식간에 덮쳐 영영 제 품에 안는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그러고는 사정 후 시들해진 사내처럼 태풍은 순식간에 사그라든다.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파도 소리가 싱그러운 바람을 타고 아가 귀에 닿는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파도에 실린 엄마 소리가 아가 귀에 닿는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엄마가 앞에 있는 것 같은데, 흰자위가 뒤집어진 아가는 볼 수가 없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엄마는 가만히 팔 베개를 해 준다. 아가는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든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파도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든다.</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iv>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아가는 더 이상 빨랫줄에 묶여 있지 않다.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