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font size="2"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size="2"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 <div> <div style="line-height:1;"><font face="맑은 고딕" size="2">주희가 벗는다</font></div> <div><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span></div> <div><font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 style="line-height:1;"><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처음 만난 건 편의점이었다. "어서 오세요." 어색하고 쑥스러운 목소리. 화려한 옷차림에 수수한 태도. 겨우 묶이는 단발을 오른 귀 쪽에 묶</font></span><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font-size:small;line-height:1;">고 있었다. 단정한 듯 특이한, 정상에서 조금 빗나간 그 머리가 좋았다.</span></div> <div><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span></div> <div><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span></div> <div style="line-height:1;"><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주희가 눕는다</font></span></div> <div><font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span></div> <div style="line-height:1;"><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당구장과 피시방, 편의점이 있던 상가 건물 지하였다. "행복해." 손잡고 앉은 계단 구석에 담배꽁초 몇 개 버려져 있었다. 만난 지 두 달이었</font></span><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line-height:1;font-size:9pt;"><font size="2">다. </font></span><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font-size:small;line-height:1;">살아온 게 너무 달랐다. 꿈만 없는 여자와 꿈만 가진 남자. 콘크리트 벽에 곰팡이가 스며 있었다. 우리였다.</span></div> <div><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span></div> <div><font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 style="line-height:1;"><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어둠 속 입술을 찾는다</font></span></div> <div><font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span></div> <div style="line-height:1;"><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아냐, 눈에 뭐가 들어가서 그래."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며 어떤 시를 설명해줬었다. 왜 여자친구 속상하게 하고 그래 내가 혼내줄게, 사장</font></span></div> <div style="line-height:1;"><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font face="맑은 고딕">님이 말했었다. 단골이었다. 말없이도 오래 눈을 마주칠 수 있게 되었다. 좀 걷다 들어가자. "사랑해."</font></span></div> <div><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span></div> <div><font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 style="line-height:1;"><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여기저기 입 맞출 때마다 조금씩 움직인다</font></span></div> <div><font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span></div> <div style="line-height:1;"><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괜찮아." 생일을 잊었었다. 시험 준비하느라 그런 거 이해한다 했지만, 며칠 동안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일 년 이 년 대화가 줄어갔</font></span></div> <div style="line-height:1;"><font face="맑은 고딕"><span style="line-height:1;font-size:9pt;"><font size="2">다. </font></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일정을 잡지 않으면 새롭지 않았다. 모든 것을 안 만큼 놓치는 것도 많았다.</span></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span></div> <div style="line-height:1;"><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주희 몸에 들어간다</font></span></div> <div><font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span></div> <div style="line-height:1;"><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또 뭐 하고 싶어?" 처음 바람 핀 다음 날이었다. 갑자기 찾아왔다. 유난히 챙겨주고 잘해줬다. 들키지 않았고, 묻지도 않았다. 그러나 알</font></span></div> <div style="line-height:1;"><font face="맑은 고딕"><span style="line-height:1;font-size:9pt;"><font size="2">고 </font></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있었다. 없으면 안 될 사이. 없었으면 하고 상상하는 일이 잦았다. 앞서 걷는 긴 치마 밑 못생긴 종아리가 눈에 띄었다.</span></font></div> <div><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span></div> <div><font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 style="line-height:1;"><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주희 속에서 주희를 찾는다</font></span></div> <div><font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span></div> <div style="line-height:1;"><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나 유학 가." 삶이 유한해야 의미 있다 했던가. 다시 행복해졌다. 매일 만나며 아쉬워했다. 모든 것은 과정이었고 시련이었다. 아이처럼 웃</font></span><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font-size:small;line-height:1;">고 장난쳤다. 눈동자를 보며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다시.</span></div> <div><font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 style="line-height:1;"><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생각이 없어진다 참을 수 없는 간지러움 눈썹에 난 뾰루지를 긁을 때 나는 재채기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것들이 이어지는 생각에서 해방</font></span></div> <div style="line-height:1;"><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font face="맑은 고딕">된 자유 본능에만 따르는 노예 허락한 구속 칠흑 속 감각을 찾아 휘젓는 손</font></span></div> <div><font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 style="line-height:1;"><font face="맑은 고딕" size="2">얼굴을 잡으려던 손에 물기가 닿는다. "아니야." 주희가 울고 있다. 고쳐 누워 안아준다. 왜 우냐고 묻지 않았다. 슬프지 않았다. 뭘까. 우린</font></div> <div style="line-height:1;"><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font face="맑은 고딕">뭘까. 사랑이 뭘까. 주희는 내일 떠난다. 사랑이란 단어는 너무 작은 것을 말한다. </font></span></div></div></div> <div style="line-height:1;"><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 style="line-height:1;"><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 style="line-height:1;"><font face="맑은 고딕" size="3"><br></font></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