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17살 때 일입니다. 한참 친구들하고 놀다가 들어와서  급하게 씻고 잠을 자던 중에 일이 일어났죠.

여름이고 덥고해서 거실 문이랑 전부 열어놓고 잠을 자는데 갑자기 어디에선가 꽹가리 소리. 장구 소리와

피리소리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한쪽눈이(한쪽눈만)번쩍 뜨이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저기. 그러니까 그 때 우리집이 2층에 있었는데

창문을 통해서 옛날 무당복장한 사람들이 여러명 우리집으로 오더라구요. 그리고 그 놈인지 년인지도 확실찮은

것들이 제 주위에 둘러서더니 막 웃으면서 꽹가리. 장구. 북, 피리를 연주하는 것이었습니다. 웃음소리와 악기소리가

짜증스럽다는 생각이 무서운 것보다 먼저 들 정도로 시끄럽더라구요.

그리고 갑자기 우리집 수호개 복슬이(암컷 당시 3살. 하얗고 간지나는 털덩이)가 막 짖어대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그때서야 이것들이 귀신이라는 확신이 서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무서워하기 시작한 것을 알기라도 한듯이 악기소리가 딱 멈추고는 귀신들이 이제는 제 옆에 무릎을

꿇고 저를 내려다보면서 막 웃어대는 것이었습니다.

얼굴의 형태도 뭣도 확실치는 않고 그냥 입에서 피?혀?아무튼 빨간 뭐가 자꾸 들어왔다 나갔다 하던게 생각나네요.

그리고 저의 공포심이 커질수록 이것들이 더 신이 나는지 입이 찢어지게 웃더라구요.

정말 그 순간에는 죽는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근데 그 때 할머니가 어릴 때 해주신 말씀이 기억난거에요.

제가 전주에서만 살았는데 할머니는 남원분이고 어릴때는 우리집에 올라오셔서 저랑 동생을 돌봐주셨거든요.

할머니 말씀에 따르면

'귀신이라는 것들은 '찡'(실제로 이렇게 말씀하심)가진 차사놈들 말구는 절대로 사람보다 기가 셀 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을 겁줘서 절벽이나 위험한 곳으로 몰고 심장마비 일으켜서 데려가는 수단으로 삼는다구요.

그러니까 귀신이 가위를 누르려고하거나하면 다 필요없고 내가 '쎈'놈이라는 걸 확인시켜주면 된다고 말씀

하셨었습니다.(이제 생각하니 이 말씀은 제가 14살인가 일때 해주신 거군요.)

그 수단이라는게 ㅋㅋㅋ

욕입니다.

오만가지 욕지거리를 퍼부으면서 기를 바락바락 내세우면 귀신들도 질려서 도망간다구요. 내가 원망사서

들러붙은 귀신은 욕먹으면 더 덤비지만 그냥 사람하나 잡아보려고 온 놈치고 욕먹었는데 버틸 놈이 없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도 제가 아는 욕(솔직히 할머니 외할머니...두분다 할미넴이 울고가실 솜씨십니다. 저도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 봉인하지만 솔찬히 하지요.)

모르는 욕 전부를 그 놈년들에게 마음속으로 있는힘껏 퍼부어대면서 눈에 힘을 주었습니다. 눈이 시린 느낌이

들어도 깜빡이지도 않구요.

그랬더니 어느 순간 가위가 풀리더라구요. 그 욕을 상세히 쓰면 유해매체가 되니 ㅎㅎㅎ

이쯤해서 줄이겠습니다. 명심하세요. 욕은...귀신도 떨게 할 수 있습니다.

추신. 어설픈 욕은 역효과를 불러옵니다. 할미넴 수준으로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