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었으므로 음슴체. ㅠㅠ

새벽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었음.

가로등도 별로 없는 골목을 주차하려고 올라가는데 헤드라이트에 갑자기 한여자가 보였음.

흰색옷을 입고 머리는 긴데 무릎꿇은 자세로 고개는 푹 숙이고 있었음. (맘마미아 내심장이야)

완전 놀랜 마음을 진정하고 차를 언릉 주차한 후에 귀신이면 몰라도 사람이면 위험하겠다 싶어서 다시 그 자리로 가봄.

갔더니 이번에는 그여자가 서있는 자세로 고개는 숙이고 가만히 있는거임.. (왤케 머리는 길어서 여러번 놀래게) 

내가 겁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다른사람이었으면 황천길 구경했을듯...

아무튼 가까이 가려고 하는 순간 여자분은 뒤를 돌아서 완전한 S자를 그리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오르막을 올라가 셨음...

(ㅎㄷㄷ 앞은 제대로 보이시나...)

어느정도 가까이서 보니 술에 완전히 취한상태였음. 그와중에도 얼굴은 예쁘셨던걸로 기억..

한 100미터 걸어가는데 3번정도는 큰절하시고, 신발도 벗겨지시고 했었음.

그곳이 사람들이 잘 안다니는 곳 인데다가 새벽인지라 나와 그 여자 둘밖에 아무도 없었음.  (으흐흐..)

그냥 집에 가려다가 도와주기로 결심이 섰음.

근데 막상 도와주려니, 옛말이 떠올르는 거임 "목숨을 구해주니 보따리를 내놓으라 한다." (나란남자..)

그냥 가기도 찜찜하고, 대놓고 도와주자니, 변태나 성추행범 오해 받을수도 있을거라 생각해서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도 그 여자분은 주차된 차에 큰절을... (아가씨 무릎 튼튼 데스넼ㅋㅋ)

뭐.. 여러가지로 범죄의 표적이 될수도 있는 모습이었기에.. 또.. 여동생 생각도 나고 해서

집에 잘 들어가는 모습까지만 보려고 마음을 고쳐 먹음.

그래서 멀리서 뒤따라가기 시작했음....

누가 보면 이상한 행동이고, 충분한 오해를 살만한 행동이겠지만, 나로서도 방법이 없었음. ㅠㅠ

골목을 걸어가시다가 갈림길이 나오면 한 3분 멈춰서고,,, 또 가시다가 갈림길에서 3분.... ㅠㅠ

그렇게 약 300미터 정도를 가다 서다를 반복 하시며, 중간에 까먹으셨는지 오늘 먹은것도 한번 확인하시고. (과일인걸 보니 양주드신듯)

한 20분 정도 걸어가시는데, 이제 정신을좀 차렸는지.. 사거리가 나와도 망설임없이 선택하시는걸 2번정도 목격한 후.

집에 거의 다 오신것 같았고, 술도 어느정도 깨신것 같길래 집으로 돌아옴....

집에와서 생각하니 내가 뭔짓을 하고 온건지 모르겠고,

이건 뭐 도와준것도 아니고 안도와준것도 아니고.........

세상 무서워서 사람도 못도와주는 세상이 되어버린게 아쉬움.

그냥 집까지 바래 드렸다면, 고맙다고 나중에 밥한번 먹자고 했을지도 모르는데... ㅠㅠ

어쨌든 혼자 멘붕한 사건임. A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