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취사했습니다.</P> <P> </P> <P>맞후임이 아들군번에 후임 밑으로 둘이 더 들어왔습니다.</P> <P> </P> <P>말자 군번에, 취사 후반기, 적응기간 2주 하니 아들이 상병 꺾일 즈음에 취사장에 왔습니다.</P> <P> </P> <P> </P> <P>행동도 느리고 예의범절하고 좀 거리가 멀게 살아왔는지 개념은 없었지만 그래도 아들이라 이뻐했습니다.</P> <P> </P> <P>상병 꺾이고 인수인계 하고 훈련 준비 하며 가르치고, 제가 전역하면 왕고니까 취사장 설비 관리 등등 가르치느라 중요한걸 신경을 못썼습니다.</P> <P> </P> <P> </P> <P>탕수육 같은 메뉴는 아시다시피 인기도 좋고 남는 메뉴도 아니라서 만들 때 더 신경씁니다.</P> <P> </P> <P>튀김 튀기는거 그동안 가르친걸 테스트 한답시고 결과물만 보고 판단하기로 결정하고 도와주지 않을테니 해보라고 시켰죠.</P> <P> </P> <P> </P> <P>고기 튀기는건 잘 튀겼습니다.</P> <P> </P> <P>아무래도 바깥 식당에 비해서 양이 많다보니 튀김채도 크고 기름 빼내려고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작은 조각들 한두개는 떨어지기 마련입니다.</P> <P> </P> <P>집에서 해먹으면 몰라도, 많은 사람이 먹는 음식이다보니 바닥에 떨어지면 재료가 비싸든 말든 버립니다.</P> <P> </P> <P>그리고 떨어진 재료는 버리라고 가르치면서 귀가 닳게 이야기했습니다.</P> <P> </P> <P>그런데 이 정신나간 녀석이 떨어진 부스러기를 줍더니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떨어진 조각을 다시 튀김망에 담더군요.</P> <P> </P> <P> </P> <P>진심으로 이 ㅆㅄㄲ가 라는 멘트가 튀어나오고 동시에 장홧발로 조인트를 깠습니다.</P> <P> </P> <P>거기서 죄송합니다 이랬으면 그냥 때려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P> <P> </P> <P>"아 왜 그러십니까?"</P> <P> </P> <P>다섯번을 물었습니다. 세 번째까지는 모른다고 하더니 제가 계속 튀김망 쳐다보고 있었더니 눈치보면서 모르겠다고 이야기합니다.</P> <P> </P> <P> </P> <P> </P> <P>전 제가 30분동안 한마디도 안겹치고 쌍욕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걸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P> <P> </P> <P>원래 음식 만드는 일이 직업이 되면 사람 성격 망친다고 요리하던 선배나 알바하던 레스토랑 주방장님이 이야기 해주시긴 했지만</P> <P> </P> <P>군대+음식이 사람 정말 까칠하게 만들더라구요. 덕분에 지금도 까칠합니다. 어휴.....</P>
아들놈 전역할 때 쯤 되서 부대에 전화를 해봤더니
취사병 휴가 말년에 못 붙인다고 새로온 중대장한테 따졌다가 영창가있다는 내용을 듣고
제가 이상한게 아니라, 이놈이 이상하다는걸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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