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회사 여직원과의 썸씽... #1</p><p><br></p><p>글쓴이 : 레드레몬</p><p><br></p><p><br></p><p><br></p><p><br></p><p>벌써 몇년 전 일이다.</p><p><br></p><p>"왜...그랬어? 이러면 당장 내일부터 뭐가 달라져?"</p><p><br></p><p><br></p><p><br></p><p>도봉산에서의 회사 야유회</p><p><br></p><p>2차... 3차에 이은 동동주와 막걸리 러쉬에 속은 이미 '소주'라는 알콜 녀석과 뒤범벅이 되어 있었고, </p><p>사람들은 하나 둘 쓰러져 가듯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p><p><br></p><p>평소 그녀에게 눈길로만 관심을 주고 있던 나는 술기운에 그만 그녀를 택시에 태운다는게 뒤에서 안아버리고 말았던 것이다.</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어깨를 감싸앉은 채 ... 그저 그녀를 품에 안고 싶었던 욕망의 분출이었을까? 한동안 그렇게 꽉 껴안았던 기억이다.</span></p><p><br></p><p>그녀의 샴푸냄새가 코에 들어왔다. 나는 지금도 가끔은 새로 삶아 빤 이불에서 나는 은은한 포푸리 향기가 좋다.</p><p><br></p><p>그리고 ...</p><p><br></p><p>나에게 안긴 채 술취한 눈빛으로 나를 돌아보며 나에게 던진 그녀의 말 한마디...</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덜컥 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고, 순간 범죄라도 저지른 죄인인양 고개를 푹 숙일 수 밖에 없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그녀는 정신이 있는지 없는지 택시에 올라탔고 그렇게 멀어져 갔다.</span></p><p><br></p><p><br></p><p>...</p><p><br></p><p>콧속으로 봄바람이 살랑살랑 들어오는 어느 따스한 봄날...</p><p><br></p><p>어지간히도 술맛이 좋았던 계절이라 술이라면 장사였던 나는 그날의 회상을 이렇게 되짚어 본다.</p><p><br></p><p>도봉산, 망월사, 회룡...</p><p><br></p><p>집은 단지 두 정거장이었을 뿐인데, 무려 4시간 동안 집에 가지 못하고 상행선과 하행선을 번갈아 타며, 한 정거장씩 지나쳐서 내렸었다.</p><p><br></p><p>마치 야구하다가 얼굴에 야구공을 쳐 맞은 듯 그녀의 말 한마디는 머릿속을 온통 헤집어놓았기 때문이었다.</p><p><br></p><p><br></p><p>'아... 내가 무슨 짓을 한걸까...'</p><p><br></p><p><br></p><p>조상님 중에는 정씨 가문 좌의정이었는지 우의정이었는지... 여튼 올곧은 성품 덕에 술자리에서 칼 맞아 죽은 조상이 있다 했다.</p><p><br></p><p>바른 말을 하다가 그렇게 변을 당하셨다던가...</p><p><br></p><p>평생을 바른생활을 하며 살아왔던 나에게 그날의 실수는 인생 최대의 실수이자 오점이 될 것 같았다.</p><p><br></p><p><br></p><p>'그 뜻이 무엇이었을까...'</p><p><br></p><p>저녁 늦게서야 겨우 집에 찾아올 수 있었는데, 술에 완전 떡이 되어서는 걸음은 제멋대로였다. </p><p>몸은 그렇게 엉망이었지만 궁금증은 머릿속에 또렷하게 반복되고 있었다.</p><p><br></p><p><br></p><p>몇일 뒤... 회사 점심시간 채팅을 이용하여 그녀에게 점심시간에 따로 만날 것을 요청하였고, 그녀는 흔쾌히 승낙해 주었다.</p><p><br></p><p>왠지 기분이 좋았다.</p><p><br></p><p>인생 살아가며 누군가에게 점심을 같이 먹자고 했던 적이 있었던가...</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때로는 나 자신에게 있어서 자신감을 좀 가질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span></p><p><br></p><p>봄날 햇살은 따뜻했으나, 우리 둘은 <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무려 점심시간 15분 전부터 </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회사 1층에서 몰래 만나 시장이 있는 골목으로 숨어들어갔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뭐 먹을래?"</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응? 뭐 암거나"</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그래? 그럼 여기 들어가자"</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그렇게 그냥 문 열고 들어간 곳은 조그마한 일식집... 점심이라 카레덮밥을 해주는데 맛이 일품인 집이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아주머니 카레덮밥 둘이요"</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그녀가 그냥 웃고 있다</p><p><br></p><p>"그래서... 날 왜 부르셨어?"</p><p><br></p><p>"응? 뭐야 나 미안하다고 하려고 부른거야"</p><p><br></p><p>"???"</p><p><br></p><p>"아 기억 안나?"</p><p><br></p><p>"??? 뭐가?"</p><p><br></p><p>"아... 이거 참..."</p><p><br></p><p>"뭔데 뭐야 나 실수했어?"</p><p><br></p><p>"아냐... 그런건 아니고..."</p><p><br></p><p><br></p><p>밥이 나왔다.</p><p><br></p><p>한수저씩 입에 가져다가 넣었다.</p><p><br></p><p>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지 참 난감했다. 이야기를 안하면 서른 동정인 나에게 그 일은 나만이 간직할 만한 좋은 추억거리가 되었으리라.</p><p><br></p><p>그저 좋아하는 여직원을 뒤에서 껴안은...</p><p><br></p><p><br></p><p>"말해봐 뭔데~"</p><p><br></p><p>그녀가 웃으면서 재차 묻는다. 워낙 상냥하고 긍정적인 생활을 하던 그녀라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른채 동그란 눈빛을 반짝거리며 천진난만하게 묻고 있다.</p><p><br></p><p><br></p><p>"그게.. 그러니까... 음...</p><p><br></p><p>내가... 널 뒤에서 확 안아버렸어"</p><p><br></p><p>"... 뭐?"</p><p><br></p><p>"아니 그러니까... 아..."</p><p><br></p><p>"큭큭 그래서 안으니까 좋으셨어~?"</p><p><br></p><p><br></p><p>대놓고 나를 약올리고 있다. 그녀는 참 못됐다.</p><p><br></p><p>"...응 그래 맞어 좋았지. 무지 좋았지. 하하핫"</p><p><br></p><p>"이그..."</p><p><br></p><p>"미안해. 내가 사실 진짜 그러려던건 아니었는데"</p><p><br></p><p>"뭐가?"</p><p><br></p><p>"아니 ...그러니까 내가 막 껴안아서 그거 미안하다고. 아 정말 미안해... 누구한테도 이야기 안했어"</p><p><br></p><p>"하하하 그래? 미안했구나? 미안할 짓 했네. 그래서 밥 사준다고 나 꼬셔서 여기 데려온거야 ?"</p><p><br></p><p>"응... 미안 미안"</p><p><br></p><p>"하하하 알았어."</p><p><br></p><p>"... 근데 너 그게 무슨 말이었어?"</p><p><br></p><p>"응?"</p><p><br></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왜...그랬어? 이러면 당장 내일부터 뭐가 달라져?' 라고 너가 그때 그랬거든... 나 돌아보면서..."</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 어? 뭐라고 했다고?"</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내일부터 뭐가 달라지느냐고 그랬다니깐?"</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진짜? 내가 그렇게 말했단 말이야?"</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응 진짜. 그랬어. 그래서.. 아 내가 정말 죽을 죄를 지었구나... 했지"</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진짜야? 내가 그렇게 말햇어?"</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응"</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갑자기 그녀의 즐거웠던 표정이 조용해졌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그 말의 의미를... 알기 전 까지는...</p><p><br></p><p>난 그저 내가 잘못한 것인 줄로만 알았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