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나왔습니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바라는 결과와는 동떨어진 결과가 나왔네요. 

열심히 했는데 결국은 졌습니다.

어제 당직근무를 서고 지하철 타고 오는 도중에 광주분들이 올린 글들을 읽어보았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창피하게 지하철에서 다 큰 사내자식이 울고 그랬습니다. 

정말 죄송하더군요. 그분들이 힘들게 만들어준 이 혜택을 그분들에게 돌려주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더군요.

저는 편향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저들이 말하는 소위 빨갱이 입니다.

전기세를 아끼려 촛불을 켜놓고 자다가 화재로 손자와 함께 돌아가신 노인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빨갱이입니다. 

그분들에게 "열심히 안 살았으니까 그렇게 살다 죽는거지"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미운 빨갱이입니다. 

출발선이 다른 시대를 만들어 놓고 "니가 열심히 안하니까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거야. 저 봐, 저렇게 성공한 사람들을. 열심히 사니까 성공하잖아! 어려운 사람들이 저렇게 사는 건 게으르고 노력을 안해서 그런거야" 라는 주장이 옳다는 시대를 만들어 놓은 사람이 미운 빨갱이입니다.

기득권의 카르텔은 더욱 더 공고해 질 것 입니다. 

0.1%가 되기 위하여 99.9%의 학생들이 경쟁을 할 것 입니다. 

0.1%가 되지 못한 학생들은 본인의 노력이 부족했던 패배자라고 손가락질 받을 것 입니다.   

신자유주의의 시대가 더욱 활개쳐 양극화가 훨씬 더 심해질 것 입니다. 

"월급이 그것밖에 안되면서 어떻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을 생각을 해" 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될 것 입니다.     

결혼과 출산이 해서는 안되는 일처럼 될 것 입니다. 

국민이 누릴 당연한 권리를, 경제적 이유로 '선택' 해야하는 시대가 올 것 입니다.  

그래서 화납니다. 슬픕니다. 

노무현 정권이 잘못했습니다. 그래서 심판받았습니다. 

하지만 왜 이명박 정권은 심판받지 않는 것입니까?

왜 사람들은 자신들의 상황이 더 궁핍해지는 것을 본인들의 탓으로만 돌립니까?

1년에 1000만원씩 적금들어 10년을 모아도 전세 아파트 한 채 구하기 힘듭니다. 

이게 그사람이 게을러서 그런겁니까? 노력을 하지 못해 좋은 직장을 구하지 못해서 그런겁니까?

평생 돈 벌어 집 한채 겨우 마련해서 "아~ 난 참 잘 살았어" 라고 말하는게 그게 맞다고 보십니까?  

다른 출발선을 가진 사람들은 남들 알바할 때 과외합니다. 남들 일할 때 해외연수 갑니다. 남들 돈 아껴가며 라면먹을 때 건강식 먹습니다.  

이런데, 우리 사회는 모두가 공평한 기회라고 말합니다. 이게 공평합니까? 퍽이나 공평합니다. 

그래서 전 이번 결과가 더 슬픕니다. 

물론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저렇게 되어었던 사회가 한번에 확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맛은 볼 수 있습니다. 배부르게 먹지 못해도 맛은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박원순 시장이 그러고 있습니다. 서울시민들에게 맛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조금씩 바뀝니다. 그 맛을 알게 되어 원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열망이 커지고 커지면 사회가 바뀌어 가는 겁니다. 

이렇게 푸념해야 합니다. 화를 내야 하구요. 

진보는 화도 내지 않고 쿨하게 인정해야만 진보입니까?

개나 주세요. 그런거. 

친일파 새끼들, 국민대통합은 개뿔, 아~ 씨바!!, 다카끼 마사오 등등 욕해야 합니다.

그래야 마음에 응어리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야 속이 좀 시원해집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힘을 모으면 됩니다. 

포기하지 말고 좌절하지 말고 실컷 욕하고 술먹고 슬퍼하고 울고 난 뒤에 다시 힘을 내면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먹고 일하러 가서 동료들과 웃으며 열심히 일하면 됩니다. 

그리고 잘못된 정책들에 대해 또다시 이야기 하고 부패에 찬 지도층을 욕하면 됩니다. 

오유와서 웃긴 자료보고 웃고, 감동적인 자료에 울고, 안생기는 자료에 '그렇구나 난 안생기는 구나' 하고 공감하면 됩니다. 

김총수가 계속해서 이야기했잖아요.

쫄지말라고. 떠들어도 된다고.

그러니 힘냅시다. 포기하지 말구요. 

이번엔 졌지만 다음에 이기면 됩니다. 

우리가 포기하지만 않으면 5년 뒤에 또 기회가, 안되면 5년 뒤에 또 기회가 옵니다. 

제 2의, 제 3의 나꼼수가 나올 수 있도록 우리가 그 토양을 마련해 줍시다. 

원래 약팀이 강팀을 잡을 때가 젤 짜릿하잖아요 ^^

그리니 힘냅시다. 포기하지 말구요. 

여러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