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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쯤이였나
돈이 좀 생겼었다
일하다가 밀린 돈을 받고
지금의 여자친구도 만나고
뭔가 일이 술술 풀려가는 느낌이었다
첫번째 개인전도 하고, 앞으로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생각에 차도 새로 샀다
그리고 그 해 2000만원정도를 모았었다
어찌보면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나에게는 큰 돈이었다
항상 돈때문에 힘들었는데 이제 나에게도 나이에 맞는 어느정도의 여유가 온 것일까 생각하며
앞으로는 모든 일이 잘 될 것만 같았다
점점 잘 되지 않아가는 벽화일 보다는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간간히 들어오는 벽화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내 생각외로 일은 들어오지 않았고 2012년에 벌어들인 총 수입이 300만원이 채 안됐다
게다가 그 해
전시도 한번 할 수 없었다
모든 공모전에서 다 떨어졌다
돈도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기만 했다
차도 할부로 샀기 때문에 고정적인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13년이 되고 드디어 전시도 몇군데에서 하게 됐다
하지만 수입이 전혀 없었다
그림에 대한 자존심따위는 버린지 오래였다
그림이 한장에 30만원에라도 팔렸으면 좋겠다
한달 내내 그려서 겨우 한작품 그려내는데 그 가격이라도 누가 사줬으면 좋겠다
예전엔 일이 하나 끝나면 쉬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돈을 벌지 못하니 맘편히 쉴 수도 없다
내 차는 화물차라서 그림을 올기는데는 아주 좋다
전시때문에 그림을 옮길일이 한달에도 4~5번 있는데
돈이 없어 차를 팔더라도 따로 용달을 부른다면 그게 한달 할부값보다 더 나가니
차를 팔기도 애매하다
하지만 현재 통장잔고가 300만원도 채 안되니
몇달을 버티다가 정말 차를 팔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제발 그림이 팔렸으면 좋겠다
왜 벽화를 안하냐고 그거라도 하면 밥먹고 살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일일이 설명하기도 힘들다
나도 안하고 싶어서 안하는게 아니다 일이 없다
다른 직업을 가지며 그림을 그리는 건 사실상 그림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루종일 그림에 집중하며 살아가도 이모양인데 겸업이라니..
취미생 그림수준밖에 안될게 뻔하다
난 체력이 약해서 집에서 그림만 그려도 쉽게 지친다. 겸업은 곧 그림 포기와 같다
몇번이나 죽을까 고민했다
오늘 하루도 죽음에 대해 몇번이고 고민한다
평생을 그림에 투자했는데 이 재능으로 일년에 500만원 천만원이라도 버는게
불가능에 가까운일이란 말인가
올 한해 500만원이라도 벌 수 있다면 어떻게 근근히 살아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유가 없는데 오늘은 몸까지 아프다
30이 넘은 아들이 돈한푼 못벌어오면서
부모님께 빌붙어 있는게 너무 죄송스럽다
내가 없어져주는게 가족을 위해 더 나은건지
그래도 구질구질하게 살아있는게 나은건지 잘 모르겠다
다 잘 모르겠다
이제 로또도 사지 않는다
로또 살 돈도 아깝다
제발 누군가 내 그림 좀 사가서 희망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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