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먼저, 전 굉장히 유복하게 자랐습니다.</div> <div>어느 정도였냐면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 땡깡을 놓는다거나, 물건을 갖고 싶다고 떼를 쓴 적이 없었대요.</div> <div>제가 착해서 그런게 아니라, 그저 제가 무언가를 갖고싶다고 말씀드리기 전에 부모님께서 알아서 사주셨거든요.</div> <div>예컨대, [전설의 용사 다간]이라는 만화영화에서 [사자로봇 카온]라는 캐릭터가 새롭게 등장하자, 두 밤만 자고 일어나니 [사자로봇 카온 장난감]이 제 머리맡에 놓여있더라..라는 겁니다.</div> <div>이런 패턴은 제 장난감 방이 가득 찰 때까지 계속 됐습니다.</div> <div>그러니 무언가를 갖고 싶다고 떼를 쓰지 아니할 수밖에요..</div> <div> </div> <div>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div> <div>제가 필요로 하는 물건이 있다면 저희 부모님께서는 어지간한건 다 사주십니다.</div> <div>뭐..뜬금없이 "아빠! 나 집 사주세요." 라고 하는 등의 헛소리만 아니라면 말이죠.ㅋ</div> <div>- 항상 죄송할 따름이지요. 20대 중반에 이르러도 여전히 등골 브레이킹이라니..</div> <div> </div> <div>사실 지난 선거에서도 저희 집은 새누리당이 여당이 되는 쪽이 더 유리했습니다.</div> <div>아버님 지인들도 그쪽에 몇 분 계시기도 하고요. </div> <div>-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를 좇으신 저희 아버님은 존경받을 가치가 있는 분이십니다.</div> <div> </div> <div>그래서일까요? 솔직히 저는 부자들이 새누리당 찍는 행위에 대해서는 큰 거부감이 없어요.</div> <div>[합법적인] 틀 내에서라면 본인에게 이득이 되는 정당을 밀어준다.</div> <div>당연한 말이잖아요?</div> <div>사실 따지고 보면 본인 또한 진보보다는 보수에 가깝습니다.</div> <div>물론 그 보수라는게 새누리당을 의미하느냐고 물으신다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 바꿔 말하면 중산층 이하의 집단에서 새누리당을 찍는 행위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div> <div> </div> <div>또한, 전 국가유공자입니다.</div> <div>민영화? 까짓거 하면 어쩔건데요?</div> <div> </div> <div>의료?</div> <div>보훈병원에 가면 직계가족에 한하여 전액 무료입니다.</div> <div>본인 한정이라면 보훈병원에 갈 필요도 없이 각 지역의 지정병원으로 가도 되고요.</div> <div>뭐..민영화를 하게 되면 이러한 국공립병원(으로 통칭하겠습니다.)의 질이 낮아진다고는 하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div> <div>어차피 대형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에야 살면서 큰 병원에 갈 일은 딱히 없지 않습니까?</div> <div>이런 큰 사고를 당할 확률은 살면서 거의 없지요.</div> <div>애시당초, 의료민영화의 쟁점은 [큰 질병]이 아니라, 감기와 같은 [자잘한 질병]의 치료비가 비싸지는 것이지 않습니까.</div> <div>x-ray같은 장비의 경우에도 병원에 따라 촬영 결과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div> <div> </div> <div>철도?</div> <div>까짓거 하라고 하세요.</div> <div>어차피 거의 타지도 않지만, 설령 탄다고 해도 전철은 무료, 기차는 50% 할인에 연 6회 무임입니다.</div> <div> </div> <div>취업?</div> <div>글쎄요..저랑은 별로..</div> <div>하고 싶은 일이 있기 때문에 준비하는 것이지, 사실 다른 학우들처럼 취업난이 걱정이다..라는 생각은 안해봤네요.</div> <div> </div> <div>예전엔 이러한 사실들을 감추고 살았습니다.</div> <div>십 년 가까이 사귄 친한 친구 몇 명만 알고 있었을 정도로요.</div> <div>이 모든 것은 부모님이 이루신 것일 뿐, 저와는 상관 없는거잖아요.</div> <div>게다가 본인은 굉장히 열등생이라 [물론 학벌이 전부는 아닙니다마는 소위 말하는 엄친아, 아친딸..거기에 제 친척 형/누나들은 서울대, UCLA, 사범대, 호주 유학..저는 삼류대를 다니다가 편입] 배경이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호부 아래 견자인 제 스스로가 부끄러웠습니다.</div> <div>- 물론 저희 아버님께서는 학벌에 관계없이 절 사랑해주시지만요.</div> <div> </div> <div>그런데 요즘 들어 어줍잖게 드라마 따위를 보고, 소설을 읽고 같잖게 짓껄이는 사람들이 많더군요.</div> <div>(유지비는 커녕 기름값도 못내서 주차장에 장식만 해두는 주제에) "남자가 차는 있어야지."</div> <div>(가진건 쥐뿔도 없으면서) "연애나 결혼은 현실이야."</div> <div>(집값이 얼마나 하는지도 알지 못하면서) "남자가 집은 있어야 하는거 아냐?"</div> <div>"난 간호사(인지 조무사인지 잘 모르겠네요. 개인병원 근무자라)니깐 의사랑 만날 수 있지 않나?"</div> <div>지금에 와서는 저도 이러한 사실을 숨기지 않습니다.</div> <div>그리고 대놓고 말해줍니다.</div> <div>"너 능력 돼? 아니면 집 좀 살아? 쥐뿔도 없으면 주제파악좀 해."</div> <div> </div> <div>이렇게 쓰고 보니 굉장히 재수없네요.</div> <div>운좋게 은수저 물고 태어나, 팔자 좋게 살고 있다니.</div> <div>어쨌든 저 굉장히 안녕할 만하죠?</div> <div> </div> <div>그래요. 전 굉장히 안녕합니다.</div> <div>하지만 내 친구들은? 그리고 여러분은? 모두들 안녕하십니까?</div> <div>솔직히 제 주변사람 모두가 안녕한 것은 아닙니다.</div> <div>그리고 여러분들 모두가 안녕할 리도 없겠지요.</div> <div>그렇기 때문에 전 싸울겁니다.</div> <div>하지만 생각보다 힘이 드네요.</div> <div>뱅뱅이론..참 대단한 발견이에요.</div> <div>실제로 여기만 이렇게 떠들썩하지, 오프로 돌아가면 비난이 반, 무관심이 반.<br />그 누구도 거리로 나간다는 사람이 없습니다.</div> <div>그 누구도 함께 하자는 사람이 없습니다.</div> <div> </div> <div>"그럴 시간이 있으면 공부를 더 해라."</div> <div>"네가 아니라도 그런 일 할 사람은 많다."</div> <div>"지금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열심히 공부해서 높은 사람이 된 다음에 네가 직접 바꿔보아라."</div> <div> </div> <div>개소리죠 시발.</div> <div>상대가 정한 룰을 지키며 정의를 수호한다?</div> <div>이런 멍청한 생각들을 하고 있으니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 둔갑시켜도 먹힐 수밖에..</div> <div>그게 가능하다면 왜 우리들은 독립투쟁을 하고, 민주화운동을 했을까요.</div> <div>더러워지지 않으면 올라갈 수 없기에, 올라가서 바꾸는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div> <div> </div> <div>전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말합니다.</div> <div>최소한 나 만큼 사는거 아니라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말 따위는 하지 말라고.</div> <div>특히 지금은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말이죠.</div> <div>걔 중에는 저보다 잘 사는 친구들도, 못 사는 친구들도 있지요.</div> <div>앞서 언급했듯 전자의 친구들이 새누리를 지지하면 전 그냥 그러려니 해요.</div> <div>문제는 후자입니다.</div> <div>이 집단 중에서도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친구들..상당하더군요.</div> <div>그럴 때마다 제가 알게 된 사실을 알려주고는 합니다만..사실 별로 효과는 없습니다.<br /></div> <div>여담으로 그 중에 한 녀석은 "오유도 보고 일베도 봤는데, 둘 다 별로같더라.."라는 말을 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div> <div><font color="#000000"><u>새누리당 지지자에 오유나 일베나..</u></font>어디서 많이 본 레퍼토리죠?</div> <div>한 때는 일간 베스트[일베]를 하지는 않을까 의심했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그건 아니더군요.</div> <div>그저 정치에 관심없는, 모자라지만 착한 친구일 뿐이네요.</div> <div> </div> <div>이야기가 딴 곳으로 샜네요.</div> <div>주제로 돌아와, 다시금 여러분께 여쭙겠습니다.</div> <div>여러분은 지금 안녕들 하십니까?</div> <div>만약 안녕하시다면, 정말로 다행입니다.</div> <div>하지만 안녕하지 못하시다면, 그 울분을, 의지를 직접 행동으로 보이세요.</div> <div> </div> <div>예. 우리 모두 안녕할 때까지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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