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에 큰일날 뻔 했다.
이어폰 꽂고 폰 만지며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그 횡단보도가 원래
정지신호, 좌회전 신호, 녹색불 순으로
신호가 변해서 좌회전 신호 때
인도에서 오토바이들이 그 신호 타고 자주
나선단 말이야.




난 폰만 쳐다보다가 옆에서 뭔가
건너길래 진짜 무의식적으로 같이 갔어.
아마 오토바이였을 거야.
그러다가 문득 주위를 보니 신호등은 빨간불이고
난 거의 중앙선까지 걸어와 있었어. 나 혼자서.
중앙선 너머로는 차들이 좌회전 신호 받고
막 출발하던 타이밍이었어.




나는 깜짝 놀라고 머쓱해서 쫄래쫄래
인도로 뛰어와서 놀란 가슴을 쓰러내렸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이상했을 거야.
어떤 미친놈이 폰보면서 빨간불인데 태연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말이지.
그런 생각이 드니 애써 태연한 척을 하게 되더라구.




어쨌든 그 다음 신호받고
길건너고 나서야 긴장이 풀려서 식은 땀이 났어.
지금도 상상해보면 아찔하다.
길 한 가운데 서있는 나를 깨달았을 땐
무슨 귀신이 끌어당긴 거라 느낄 정도로
나도 모르게 와있어서 정말 식겁했어.




앞으로는 횡단보도 근처에서는
폰 안 쳐다보고 다른 길거리에서도
정신 바짝차리기로 했다. 폰이 뭐라구..
덤으로 이동할 땐 이어폰은 가급적이면
안 꽂고 다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