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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aby_10541
    작성자 : Rollroll
    추천 : 4
    조회수 : 1748
    IP : 207.107.***.38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5/10/13 16:56:12
    http://todayhumor.com/?baby_10541 모바일
    심심해서 끄적이는 캐나다 산모의 출산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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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싱중에 다른 분들 출산후기를 재밌게 읽었어서 저도 한번 끄적여봅니다.

    편하게 음슴체로 갈게요.

    출산 예정일을 10일이나 넘긴 토요일이었음. 애기가 아직도 잘 있나 오랜만에 초음파 검사를 하러 감.

    캐나다는 병원이 무료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를 자주 안해줌. 한국은 되게 자주 해준다고 들었는데 여기는 두번인가 세번밖에 안하다가 예정일 넘기면 10일째부터 3일마다 해줌.

    나는 자궁근종이 있어서 보통 사람들 보단 초음파를 더 많이 받긴 했지만.. 여튼 가장 마지막으로 본 한달 전꺼에서 다 별 문제 없다길래 안심하고 있었음.

    그런데 그 운명의 토요일 아침 초음파 검사에서 배에 양수가 부족하다고 함. ㅠㅜ

    한달전까지만 해도 빵빵 했는데.. 언제부터 센거지? 라이너를 너무 두꺼운걸 차고 있었던지 내가 둔감했던건지.. 

    그래서 그날 바로 유도분만 결정.

    어차피 할라고 했던거라 그때까지만 해도 이야 신난다 이러고 있었음.

    그리고 진료실에서 공포의 내진을 받음.. 덜덜 진짜 아픔.... ㅠㅠㅠㅠㅠㅜㅜ 

    아직 자궁이 열릴라면 한참 멀었다며 분만실로 보냄. 

    거기서 배에 애기 심장박동 재는거랑 내 진통 재는거를 주렁주렁 달았음.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병원밥이 나와서 우왕 이게 그 유명한 맛없다는 병원밥! 이러면서 먹음. 역시 맛없음.

    그리고 간호사가 와서 탐폰같이 생긴 약을 자궁쪽으로 밀어넣음.... 내진과 같은 고통을 동반...... 비명이 절로 났음 ㅠㅜ 

    그리고 얼마 있으니 살살 진통 시작.

    그렇게 지루한 몇시간이 흘르고 오후 6시정도 돼자 진통 간격이 일정해짐. 그래도 참을만 한 고통이라 그때도 웃으면서 남편과 놀았음.

    그런데 말입니다.

    진통이 올때 가끔 아기의 심박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거임.

    그래서 간호사들이 걱정하기 시작.

    그리고 공포의 내진2... 으어어규ㅠㅠㅠㅠ 그러나 자궁은 겨우 2센치 남짓.

    아기의 심박수는 계속 불안정..

    결국 인턴 의사가 와서 한번 체크해본다며 내진한지 10분도 안됐는데 또함......... 으아아가가가ㄱ ㅠㅠ

    좀더 기다려보자며 한시간쯤 지났나...

    아기 심박수가 여전히 불안정..

    그래서 의사가 혹시 양수가 터졌었냐며 체크해보자고 내진 4...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말함. 님 양수 안터진듯. 그러니 양수를 터트리자고. ^^ 

    사람이 공포에 질리니까 헛웃음이 나옴. 흐하하.  

    길쭉한 무언가가 안으로 후비고 들어오는 그 공포스러움은 상상에 맡김..... 이미 난 제정신이 아니었음.

    양수가 툭 하고 터지며 뜨거운 물같은 느낌이 철철. 하지만 워낙 많이 없었던지 금방 끝남.

    그리고 기다림. 극강의 진진통이 시작됌.

    양수가 터진 이후로는 진통이 마구 옴. 서너개가 연달아 왔다가 감... 너무 아파서 비명도 못지름. 그냥 온 몸이 멈춤.
     
    남편이 나중에 말해주는데 손 으스러지는줄 알았다함.. 내가 오래정 다른 분들 후기 읽고나서 남편한테 진통오면 오른손 말고 왼손 달라고 했었음. 오른손 다치면 큰일나니까.. 남편이 그 덕분에 왼손만 줬다고 함 ㅋㅋ 오구오구

    여튼 그런 미친듯한 진통을 견디고 있는데 얼마후 내진 하러 또옴. 엉엉어어어어어엉

    그래도 겨우 4센치 열림... 

    그리고 나서 심박수를 잘 재야한다고 애기 머리위에 고정하는 심박수 기계를 넣음........ 나는 정신과 육체가 이미 만신창이라 의사가 그말 했을때 그냥 웃음.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죽창으로 한번찔리나 열번 찔리나 나는 이미 죽어있다는 그런 기분.

    그리고 드디어.

    드디어.

    무통주사를 맞게해줌 ㅠㅠ 엉엉어엉ㅇ어엉

    척추에 넣는 주사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안아픔. 너무 사랑스러움.

    그리고 나서 십분 정도 지나자 고통이 점점 사라짐.

    그때가 자정이었음.

    아침 8시부터 병원와서.. 자정이라니.. 나는 오늘 초음차 검사만 할줄 알았는데.. ㅠㅜ

    그리고 나서 의사가 말함.

    제왕절개 합시다.



    ㅋㅋ

    ㅋㅋㅋㅋㅋㅋ

    ....

    캐나다는 정말 필요하지 않는 이상 제왕절개를 안해줌. 돈을 안받기 때문에...

    여튼 반갑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했음
    ㅠㅠ 진작에 좀 해주지 엉엉엉.....

    그래서 결정되자마자 바로 수술실 들어감. 

    무통주사를 맞았기때매 전신마취가 필요없었음. 다리부터 가슴팍까지 감각을 잃음. 하지만 고통만 없는 거지 누르는 느낌이같은건 남.

    전신마취가 아니라 남편이 수술복 입고 같이 들어옴.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림. 약때매 그렇기도 하겠지만 엄청 무서웠음. 그냥 아무생각도 안남.

    한참 덜덜덜 떨고있으니 배를 압박하는 느낌이 나면서 애기가 응애응애 함 ㅠㅠㅠㅠㅠㅜ

    3.6킬로의 우량아 ㅠㅠㅠ

    애기 울음 소리 듣자마자 그때까지 참아온 눈물이 한꺼번에 터짐. ㅠㅠㅠㅠ

     아기는 참 크고 건강했음. 의사 간호사들도 아시안 베이비 치고 크다며 깜짝 놀람. ㅋㅋㅋㅋ 심박수 문제가 있었을당시 애기가 작아서 그런가? 했는데 이렇게 건장한 아이가 엄살부리고 있었음..

    여튼 수술 잘 끝나고 다음날은 하루종일 어지러움증에 눈을 못뜸.

    여러 인턴의사들 오가며 피검사도 하고 맥박 검사 눈검사 등등을 했는데도 원인을 찾지 못함.

    나는 분명 내진의 후폭풍일거라 생각함. 정신적 데미지... ㅋㅋ

    그리고 다음날은 쌩쌩해서 밥도 잘 먹고 드디어 스시도 먹고 걸어다니고 그 힘들다던 첫 대변까지 올클리어함. 
    내일이면 퇴원임. 병원밥은 여전히 맛없음. 미역국따위 나올리가 없음. ㅠㅜ 산후조리원같은것도 없음. 그래도아기랑 집에 간다니까 찬 설레임 ㅎㅎㅎ

    그런 이만 긴 글을 마치겠음. 

    이 글을 읽는 모든 임산부님들은 꼭 순산하시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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