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키보드 좋나요?" <div><br></div> <div>뜬금없이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멍때린채 뒤를 돌아 보았다</div> <div><br></div> <div>그곳에는 동네 바보형 마냥 좋은 웃음으로 날 바라보고 있는 한명의 남자가 있었다.</div> <div><br></div> <div>"네..." 하고 얼버무리며 이제 겨우 70찍어버린 마도학자로 신이계 솔플 퀘스트를 깨며 무료 코인을 난사하고 있는</div> <div><br></div> <div>그런, 반쯤 멍때리고 있던 던파를 하고 있었던 23살의 집...그리고 독서실... 그리고 가끔씩 피시방에서 던파를 혼자 하던 나에게는</div> <div><br></div> <div>어느샌가 혼자인게 익숙해져 혼자 PC방에서 시간을 보내는것이 유일한 즐거움 이였던 나에게는, 나 아닌 누군가의 관심은</div> <div><br></div> <div>그저 귀찮기만 하였다.</div> <div><br></div> <div>그 남자는 반가운 표정으로 내 옆에 앉으며 나와 같이 던파를 켰다, 패턴을 깨면서 곁눈질로 바라본 캐릭터 창에는 만렙으로 가득 찬 캐릭터창을,</div> <div><br></div> <div>익숙한 손길으로 한 캐릭터를 고르며 절탑을 오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28살? 29살 아니면 더 나이가 많을지 모르지만, 그 사람에 표정에는 자신의 캐릭터를 하나 하나 바라보며 즐거워 하는것이 보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문뜩, 그 남자의 본캐로 추정되는 다크나이트의 혼자서 도는 진:유령 열치를 도는 모습을 보았고, 나는 조금 식겁하게 되었다<br></div> <div><br></div> <div>'다크나이트가 저렇게 좋은 캐릭터였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남자의 다크나이트 앞에서 빅고스트 플루의 HP바는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었고,</div> <div><br></div> <div>"아 명단 잘 안뜨네... 해신 따기 힘드네요...ㅎ" 라는 말과 함께 나에게 좋은 미소를 보여주었다.</div> <div><br></div> <div>내 자신이 초라해지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부캐라고 하나 이제야 겨우 70을 찍고, 나름 그래도 크로니클 초돌과 이벤트 크로니클 부위를 몰아줘서 레벨 70에 홍염 6셋이면 좋은거지... 라고 생각하고 있던 내 자신이 초라해지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자존심 이였을까.... 그래도 투자를 조금 했다고 생각을 하는 검제 (구 검호구) 를 들고 헬을 돌면서 나름 자부하는 이화+균차 2부여 폭검으로 몬스터를 </div> <div><br></div> <div>녹이면서 아 안뜨네... 라면서 중얼거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런 난 본것일까...</div> <div><br></div> <div>그떄 꺼내든 그 남자의 검제에는, 너무나도 익숙한 무기가 보였다.</div> <div><br></div> <div>'리버 대검.... 색을 보니 13강? 아니.. 14강인가...' 하는 생각에 그래도 11 암검을 들고있던 나에게 더욱더 자괴감을 느끼게 했다.</div> <div><br></div> <div>"검제 키우시네요?" <br></div> <div><br></div> <div>옆에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div> <div><br></div> <div>"아 네... ㅎ 그래도 오래 키운캐릭터라 애정으로 키우고 있어요 ㅋㅋ 아 그쪽도 검제 키우시네요?"</div> <div><br></div> <div>"아네 ㅋㅋㅋ 그냥 이화 9셋만 맞추고 절탑만 돌고있어요"</div> <div><br></div> <div>솔직히 알고있다, 이게셋 9셋을 맞춰준것 이라면 얼만큼에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는지는 대충 알고있다.</div> <div><br></div> <div>이벤트로 아무리 크로니클과 크로니클 초돌을 뿌려주어도, 9셋을 맞추는건 이계에서 적어도 두세달, 길게는 몇달이 걸리는 일이니까</div> <div><br></div> <div>이 사람은 던파를 오래한거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어느새 나 역시도 그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런 저런 말을 주고받았다.</div> <div><br></div> <div>"와... 무기 14리버시면 돈 엄청 투자하신거 같은데... 일톤이나 레이드는 안가세요?"</div> <div><br></div> <div>아 네... 검제는 탈크를 해야되는데 자신이 없더라구요...</div> <div><br></div> <div>그 남자의 표정에서 씁쓸한 표정이 보였다, 솔직히 다크나이트에서 스위칭 할때 본 아이템으로는 에픽 풀셋을 둘둘 입고 사냥하는 모습에, </div> <div><br></div> <div>그 남자에게 탈크라는 것은, 마음만 먹는다면 가능하지만 뭐랄까... 의미 없는 공허함 같은 그런 느낌을 느낄수 있었다.</div> <div><br></div> <div>"아 네... 저도 던파 하면서 그래도 일톤이나 레이드 가야된다는 생각에... 본캐는 검제지만 마도학자 키우고 있어요... ㅎ 선구자9셋에 홍염 6셋 정도 ㅏ맞추고 괴충정도만 사주면... 그래도 함포정도는 껴줄꺼 같아서... ㅎ"</div> <div><br></div> <div>현실적인 이야기였다, 솔직히 검제는 아무리 키워도 그 '인식' 이라는게 아직도 나쁘다는걸 참 많이 느낀다.</div> <div><br></div> <div>신이계 파티에서 10~20분 정도 파티를 찾아야 되고, 환영의 무기와 일취월장에 밀리는... 그래도 많이느 애정을 가지고 키운 캐릭터가 무시당하는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 모습을 보면서, 내가 검제를 왜 키우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도 들곤 했다.... 결정적으로 마도를 키우는 계기도 되었고 말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마음 같아서는 주말에 끽 일해서 받는 월급 다 투자해서 초대장으로 에픽 둘둘을 해줄까... 하는 생각도 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나는 학생이다, 내가 내야될 핸드폰 요금, 한달 밥값, 독서실값을 빼면 한달에 나에게 남는 여윳돈은 그저 삼사만원 뿐이니까...</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담배 한대 피러 가실래요?" 그 남자가 몇번이고 보여준 사람좋은 미소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br></div> <div><br></div> <div>"아네...ㅎ 그러시죠"</div> <div><br></div> <div>먼저 피시방 흡연실에 들어가 익숙한 손동작으로 담배를 꺼내들고 불을 붙이고 있을떄... 그 남자는 캔커피 두개를 들고와 나에게 하나를 건네주었다</div> <div><br></div> <div>"감사합니다.. ㅎ" 나 역시도 고마움에 미소를 지으며 캔 커피를 받았다.</div> <div><br></div> <div>"군대를 전역하신지 얼마 안 되신거 같아요... 머리보면..."</div> <div><br></div> <div>사실은 짧은 머리가 편해서 항상 머리를 짧게 자르고 다녀 이런 오해를 듣고 다니지만 항상 나는 전역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div> <div><br></div> <div>글세... 전역하고 아무것도 해낸것이 없는 내 자신에 대한 변명일까? 그래도 지금 나에게는 이게 편했다.</div> <div><br></div> <div>"던파 오래 하셨나봐요? 아까 보니까 에픽둘둘이시던데..." 캔 커피를 얻어먹는 주제에 어색한 분위기가 싫어 그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div> <div><br></div> <div>"네... 제가 중학교때 부터 던파를 했으니까.. 엄청 오래하긴 했죠 ㅋㅋ"</div> <div><br></div> <div>항상 느끼지만 사람 좋은 미소다, 살짝 꺼무잡잡한 피부가 더욱더 친근하게만 느껴진다.</div> <div><br></div> <div>"아... ㅎㅎ 그럼 레이드는 돌고 계신가요? " </div> <div><br></div> <div>어찌보면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저 정도에 스펙이라면... 레이드는 당연히 돌고 있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div> <div><br></div> <div>"레이드에 관심 많으신가봐요? 아까 보니까 마도학자도 키우시던데... 생각 있으세요?"</div> <div><br></div> <div>생각지도 않은 답변이 돌아왔다... 글세... 이 분위기는 좋은 느낌이라는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아네..ㅎ 지금은 크로니클 몰아주고 있고 이제 홍염 5셋이니까 선구자 9셋 정도만 맞추고 그래도 비벼보려구요... ㅎ 괴충정도 사고...</div> <div><br></div> <div>신생공대에 함포정도는 찔러보려구요... ㅎ"</div> <div><br></div> <div>솔직한 마음으로 대답해 주었다, 던파를 10년 넘게 가 있었고, 항상 나의 컨텐츠는 결장이였지만... 그래도 던파를 하면서 한번 쯤은 레이드도 도전해 봐야 할 과제이니까...</div> <div><br></div> <div>"나중에 크로니클 다 맞추면 연락 한번 주세요 ㅎ 저희 공대에 그래도 자리 하나쯤은 드릴수 있을지도 몰라요"<br></div> <div><br></div> <div>라고 말하며 핸드폰을 건네는 남자...</div> <div><br></div> <div>나는 머뭇거리며 나의 연락처를 주었지만.... 그래도 뭔가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기도 했다...</div> <div><br></div> <div>솔직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 그렇게 던파를 많이 하는것도 아니고, 선구자 9셋은 언제쯤 맞추게 될지도 모르고 있으니까 난...</div> <div><br></div> <div>이런 저런 던파 이야기를 하며, 몇몇의 자랑과 함께 짧은시간 담배를 태우고 난 이후, </div> <div><br></div> <div>그 남자와 나는 같이 신 이계를 돌고 난 이후, 그 남자는 동물병원에 고양이를 찾으러 가야한다는 말과 함께 나에게 짧은 미소를 보여주며 일어났다.</div> <div><br></div> <div>그 남자가 일어난 이후, 조용히 나는 피시방 흡연실에 들어가서 익숙하게 담배에 불을 붙였다.</div> <div><br></div> <div>내 자신이 부족한게 느꺼지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언젠가 그 남자와 같은 공대에서 레이드를 뛸 생각을 하니 두근거리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본캐 어딘가에 있던 신이계 초기화권을 마도에게 넘겨주고, 신 이계 퀘스트를 위해서 돈쩔을 넣은후 구석에서 패턴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div> <div><br></div> <div>'어차피 레이드를 생각하고 있다면, 그래도 조금 더 마도학자에게 투자를 해줘야겠다... '</div> <div><br></div> <div>그 남자를 실망시킬순 없고, 나 역시도 실망시킬순 없으니까....</div> <div><br></div> <div>하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자괴감도 많이 느끼고, 고마움도 많이 느끼던 하루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던게문학] 프레이서버, 트릭스터 '잿빛'</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