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나는 너에게 왜 그랬던걸까?
우리는 아직 꽃조차 피기 전이었던 이른 봄날에 학교 교실에서 처음 만났어.
전학온지 얼마 되지않아 아직 모두가 낮설었던 내게 너는 서슴없이 장난을 치곤 했었지.
같은 반도 아닌 네가 왜 그렇게 우리 교실을 휘젓고 다니는지는 몰랐지만 심심하지는 않아서 괜찮았어.
그러다 차츰 쉬는시간의 폭풍같던 네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그다지 신경쓰지는 않았어.
어느날엔가 양복같은 옷을 입고 학교에 나타난 너를 복도에서 스쳐 지나간 날엔 조금 놀라기도 했었지만.
그때부터였을까? 너는 더 이상 누구에게도 장난치지 않았고 더이상 복도를 뛰어다니지도 않았지. 모두가 놀라고 있었고, 나 또한 놀라고 있었어.
해가 바뀌어 6학년이 된 우리는 같은 반이 되었고, 한 두번 쯤 짝이 되기도 했었고, 너는 어느샌가 나와 닮은 구석이 많은 조용한 사람이 되어 있었지.
중학교로 가게되며 그동안 알게되었던 모두와 아쉬운 이별을 해야 했어. 한 두명 남짓이나 남게된 친구들 조차 모두 다른 반으로 흩어지고 말았고,
너 또한 마찬가지였어. 중학교 1학년, 아직 봄기운이 남아있었던 6월의 어느날, 네가 내게 고백했던 그 날 이후로 같이 조용히 앉아있거나 걸어다니는 정도,
하루에 한 편씩 시를 써서 교환하는 것, 하늘이 깨끗한 날이면 학교 뒷산에 올라 별을 바라보곤 하던 우리였었지.
좋아한다는 감정을 말하는 네게 나는 아무런 말도 해 줄 수 없었어.
좋아한다는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없었던 탓일까? 네가 말하는 것을 나는 잘 몰랐던 거야.
중학교 2학년의 가을, 내가 먼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고 말한 그 다음주의 수련회에서 몰래 빠져나와 이야기를 했었지.
거리, 기다림, 기약없는 약속. 그 해 겨울에 내가 이사를 가기까지 너는 내게 많은 것을 해주려 무던히도 애썼어.
헤어짐의 날이 다 되어서 네가 내게 해준 짧은 입맞춤은 어떤 의미였을까?
이사 온 뒤에도 메신저를 통해 이야기를 주고받았지만 너는 그 때부터 무엇인가를 감추고 있었던 것 같았지.
어느 새 1년이 지나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된 그 봄에 너는 내가 있는 근처로 이사를 왔지. 아마 나는 그때에도 너를 좋아하지 않았던 거야.
친구도 애인도 아닌 애매한 사이로 우리는 1년을 더 보냈고, 이제 나도 모르겠다며 너는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 가버렸지.
그리고는 채 반년도 되지 않아 너의 사고 소식을 들었어.
아스팔트 위에 은색으로 그려진 네 모습을 보고있는 나에게 네 아버지께서는 내가 이사를 간 그 날부터 네가 매일 시 한편씩을 써 놓은 노트를 주셨지.
한페이지씩 점점 어른스러워져 가는 너의 시들을 읽고나니 그제야 알 수 있었어.
열 네살의 우리들이 열 여덟살이 될 때까지, 네가 나에게 어떠한 사람이었는지. 나는 너에게 왜 그랬던걸까? 너의 마음을 모르지는 않았는데.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난 너의 기일마다 너를 찾아 간다.
너와 같이 있었던 4년여의 기억은 이토록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잊히질 않아.
얼마전에야 겨우 깨달은게 있어. 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았던 거야. 어느샌가 너를 사랑하고 있었나봐.
너와같은 사람을 또 만날수는 없겠지. 그래서 나는 내가 다른사람에게 그렇게 되려고 해.
나는.. 다시 누군가를 사랑 할 수 있을까?
내가 사랑했던 친구, 'J'에게.
어느 게시판에 써야할지 몰라 여기에 씁니다.
술 한잔 하고 쓰는건 아니지만.. 기분은 그래요.
아마도 대학 생활이 끝나갈 무렵부터 누군가에 잘 해주려 하고, 또 진솔한 사람이 되려고 했어요.
정말로 누군가와, 나를 알아줄 누군가와 달콤한 사랑이 하고 싶어졌어요.
이런 못난 사람이지만, 가능하겠죠?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 제 목 | 이름 | 날짜 | 조회 | 추천 | |||||
---|---|---|---|---|---|---|---|---|---|---|
24 | 바닐라서버 건축쟁이입니다... [1] | Com-by-net | 14/02/07 19:46 | 38 | 2 | |||||
23 | 제 엠블럼입니다. 공군 모이세요! | Com-by-net | 13/11/01 19:24 | 59 | 0 | |||||
22 | 하... 상옵은 무리겠지... [3] | Com-by-net | 13/10/01 14:56 | 49 | 0 | |||||
21 | 휴대폰을 잊어버림... ㅠ_ㅠ | Com-by-net | 13/09/30 12:27 | 32 | 0 | |||||
20 |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게임 [1] | Com-by-net | 13/07/24 10:56 | 39 | 0 | |||||
19 | 다마스커스 단검의 제작과정 | Com-by-net | 13/06/29 15:30 | 78 | 1 | |||||
18 | 전투기 날개에 치여 봤어요? [2] | Com-by-net | 13/06/05 17:12 | 33 | 0 | |||||
17 | 오유서버 이벤트제안 [오토바이] [1] | Com-by-net | 13/05/31 23:04 | 19 | 0 | |||||
16 | 보수와 진보에 관하여.. | Com-by-net | 13/05/16 16:59 | 24 | 0 | |||||
15 | {소설] 흐르는 강물처럼 | 10dB | 13/05/15 00:36 | 15 | 0 | |||||
14 | 사용하시는 인터넷 좀 잠시 조사하겠습니다... [4] | 10dB | 13/05/04 12:54 | 34 | 0 | |||||
13 | 너무 높은 PING으로 게임을 할수가 없어요 ㅠ_ㅠ [1] | 10dB | 13/05/04 11:11 | 23 | 0 | |||||
12 | ASKY서버 화이트리스트는 닉네임으로만 되나요?? [1] | 10dB | 13/04/10 22:05 | 10 | 0 | |||||
11 | 삐삐삐삐, 삐~ [1] | 10dB | 13/03/16 21:09 | 18 | 1 | |||||
10 | 운영자님은 보세요! | 10dB | 13/03/12 00:40 | 28 | 0 | |||||
9 | 다마반드 정상 - 헬리콥터의 결투 [1] | 10dB | 13/03/10 17:36 | 28 | 0 | |||||
8 | 도막사라무!!!! [5] | 10dB | 13/03/10 01:01 | 117 | 0 | |||||
7 | 엔드게임 나오면 할수있는 오토바이 이벤트! (제안) [1] | 10dB | 13/03/03 14:00 | 31 | 1 | |||||
6 | 여러분 오늘 반가웠습니당~ | 10dB | 13/02/06 00:08 | 9 | 0 | |||||
5 | 파워가 미덥잖습니다.. [3] | 10dB | 13/01/30 21:37 | 45 | 0 | |||||
▶ | 오래전 지나간 첫사랑? | 10dB | 13/01/30 20:55 | 27 | 1 | |||||
3 | 나는 악사인데 왜....; | 10dB | 12/05/25 23:55 | 184 | 0 | |||||
2 | 악사 52렙인데요... [1] | 10dB | 12/05/23 00:00 | 150 | 0 | |||||
1 | ... 이것이 악마의 힘인가요? [1] | 10dB | 12/05/15 23:24 | 409 | 1 | |||||
|
||||||||||
[1] [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