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p class="바탕글"></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있었다.</p><p class="바탕글">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긴 생머리에 떨어진 눈이 녹았다가 다시 얼어붙어 있을 정도니 오래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오후 일찍부터 지켜봤는데 한밤중인 지금도 그대로다.</p><p class="바탕글">키도 조그맣고 볼륨감도 있는데다 긴 생머리.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자다. </p><p class="바탕글">당장 다가가서 말을 걸어보고 싶긴 하지만, 이상한 점이 몇 가지 있다. </p><p class="바탕글">좀 멀리서 관찰하긴 했지만 역시, 움직이질 않는다. 몇 시간째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틈틈이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한 치의 움직임도 없다.</p><p class="바탕글">또 한 가지는 나 이외에는 아무도 그녀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p><p class="바탕글">분명히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사거리 한복판에 서있는데 전부 그저 비켜 다닐 뿐 그녀에게 눈길하나 주는 사람이 없다.</p><p class="바탕글">이쯤 되니 마네킹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긴, 생각해보니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사람 피부랑 똑같이 만드는 기술이 있긴 하더라. </p><p class="바탕글">여기까지 생각이 드니 이젠 허무하다. 그래, 날도 추운데 하던 일 끝마치고 빨리 집이나 가야지.</p><p class="바탕글">잠깐... 그녀가 움직였다. 바람도 불지 않았고, 누가 건드린 것도 아니다. 그녀 스스로 몸을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p><p class="바탕글">머릿속이 호기심으로 가득 찬다. 그녀는 대체 뭐하는 누구이길래 저러고 몇 시간을 서있다가 이제야 움직이는 것일까.</p><p class="바탕글">조금씩 용기 내어 그녀에게 다가간다. 물론 나는 숫기가 없기 때문에 그 주변에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행동한다. </p><p class="바탕글">그녀의 바로 옆이다. 바로 뒤에서 언뜻 보니 코에서 김이 난다. 역시 살아 있는 사람이다. </p><p class="바탕글">궁금하다. 궁금해 미치겠는데 왠지 옆으로가서 빤히 쳐다봤다간 미친 사람 취급할 것 같아 그렇게 하질 못한다.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p><p class="바탕글">자세히 보니, 손도 폈다 줬다 하고 발도 꼼지락거린다.</p><p class="바탕글">조금만 더 용기를 내보기로 한다. 그녀의 앞으로 가서 뒤 쪽을 보는 척 연기하기로.</p><p class="바탕글">어...? 그녀가 앞으로 한발자국 발을 디뎠다. 매우 힘겹게... 마치 오늘 처음 걸어보는 것처럼. 한 번 더 움직인다. 그렇게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p><p class="바탕글">갑자기 왜 움직이기 시작한걸까.. 그녀는 걷고 있다. 그게 전부다. 특별히 어딜 향해 가는 것 같지도 않고, 그저 앞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p><p class="바탕글">그걸 보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나는 두 번째 이상한 점도 해결하지 못했다. 아무도 그녀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 </p><p class="바탕글">더 이상 이해할 수 없는 점을 남겨두는 것은 내 호기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길가에 붕어빵 파는 아저씨에게 물어보자. 물론 붕어빵은 사드려야겠지.</p><p class="바탕글">아저씨는 그녀를 보지 못했다. 역시, 내가 미친거다. 이제 답은 두 가지다. 환상 또는 귀신.</p><p class="바탕글">그래! 어짜피 나만 보이는거 그냥 용감하게 물어보자. 그녀가 대체 누구인지를!</p><p class="바탕글">그녀의 앞에 가서 당당히 섰다. 하지만 얼굴을 자세히 볼 수가 없다.</p><p class="바탕글">‘저...아까부터 계속 여기 계시던데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p><p class="바탕글">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말이 머릿속에서만 맴돌고있다.</p><p class="바탕글">그녀가 날 쳐다본다. 어떻게 해야할까.</p><p class="바탕글">“저에게..무슨 볼일이 있으신가요?”</p><p class="바탕글">그녀의 눈동자에 초점이 없다. 말도 매우 떨리고 있다. 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어떻게 말해야 이 상황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p><p class="바탕글">“...... 자세히 보니 닮았네요.”</p><p class="바탕글">뭐라고?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p><p class="바탕글">“닮았어요. 정말로. 혹시 이 사람 아시나요?”</p><p class="바탕글">그녀가 사진을 하나 꺼내든다. 어... 내가 아는 얼굴이다. 아니, 이 사람은 나라고 하는게 더 맞는 표현일 정도로 닮았다.</p><p class="바탕글">사진이 떨어졌다. 사진을 줍기 위해 손을 내민다. 그러다 그녀의 손에 손을 부딪히고 말았다. 그녀의 손에서는 뭔가 표현할 수 없는 차가움이 느껴졌다.</p><p class="바탕글">“으흑..흐흑흑흐헣헣흐흫흐흐...”</p><p class="바탕글">그녀가 갑자기 오열하기 시작한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가... </p><p class="바탕글">그녀의 눈물이 땅으로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진다. 눈이 녹는다. 녹는다...</p><p class="바탕글">녹는다고? 갑자기 머릿속이 깨질듯이 아프다. 주위의 모든 것들이 사라져가기 시작한다.</p><p class="바탕글">여전히 눈은 내리고 있었다.</p><p class="바탕글"><br></p><p class="바탕글">......</p><p class="바탕글"><br></p><p class="바탕글">깨어났다.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제야 기억이 돌아온다. 나는 불에 타고 있었다. </p><p class="바탕글">정신이 번쩍 들어 주위를 둘러봤다. 한 사람이 내 눈에 들어온다. 꿈 속에서 보았던 그녀. 아니,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의 여자. 내 아내. </p><p class="바탕글">내 아내는 까만 내 사진을 보며 꿈 속에서 보던 것 그대로 울고 있었다. </p><p class="바탕글">상황을 보니, 나는 깨어난게 아닌 것 같다. 오히려 그 반대가 맞는 것 같다. 난 화재 사고를 당했었다. 그상태로 며칠간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그리고 지금 죽은 것이다. 내가 꿈속에서 본 것은 무엇일까. 아니, 꿈보다는 무의식의 세계라고 부르는게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아니지, 뭐가 되었던 상관은 없다. </p><p class="바탕글">내가 본 것은 아내의 모습이었다.</p></p></p><p></p><p></p>
으헣헣 제목을 뭘로하지
끝마무리를 어떻게하지
난 시험기간에 이게 뭐하는짓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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