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1/1421144118vbAO66bLSEU.jpg" alt="14090524734zCsNFKZFfW3tbOIvBbJq2FE7ZkmwIX.jpg" class="chimg_photo tcx_image" style="border:none;max-width:800px;height:auto;width:800px;"></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 <div style="font-size:11.8181819915771px;line-height:19.6363639831543px;"><span style="line-height:normal;font-family:'맑은 고딕';font-size:small;">벌써 40여 년 전이다.</span></div> <div style="font-size:11.8181819915771px;line-height:19.6363639831543px;"><font face="맑은 고딕" size="2"><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내가 갓 세간난 지 얼마 안 돼서 의정부에 내려가 살 때다.서울 왔다 가는 길에,청량리역으로 가기 위해동대문에서일단 전차를 내려야 했다.동대문 맞은편 길가에 앉아서,비키니뽕을 깎아 파는 노인이 있었다.비키니뽕 한 쌍을 사 가지고 가려고 깎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좀 싸게 해 줄 수 없습니까?"했더니,</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비키니뽕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다른 데 가 사우."</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대단히 무뚝뚝한 노인이었다.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잘 깎아나 달라고만 부탁했다.그는 잠자코 열심히 깎고 있었다.처음에는 빨리 깎는 것 같더니,저물도록 이리 돌려보고저리 돌려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마냥 늑장이다.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자꾸만 더 깎고 있었다.인제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 해도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타야 할 차 시간이 빠듯해 왔다.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더 깎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주십시오."라고 했더니,</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노인은 화를 버럭 내며,</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옷도 멋있게 차려입고, 머리도 깔끔하게 자르고,시간과 공을 들여야 소개팅도 성공하지,오유인이 공도 안들이고 생길거같은가?" 한다.</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나도 기가 막혀서,</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살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깎는다는 말이오?노인장, 외고집이시구먼. 차시간이 없다니까요."</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노인은 퉁명스럽게,</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다른 데 가서 사우. 난 안 팔겠소."하고 내뱉는다.</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차 시간은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그럼, 마음대로 깎아 보시오."</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물건이란 제대로 만들어야지, 깎다가 놓치면 되나."</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좀 누그러진 말씨다.이번에는 깎던 것을 숫제 무릎에다 놓고태연스럽게 곰방대에 담배를 피우고 있지 않는가.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얼마 후에야, 뽕을 들고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다 됐다고 내 준다.사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 있던 뽕이다.</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차를 놓치고 다음 차로 가야 하는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그 따위로 장사를 해 가지고 장사가 될 턱이 없다.손님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그래 가지고 값만 되게 부른다.상도덕(商道德)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노인이다.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노인은 태연히 허리를 펴고동대문 지붕 추녀를 바라보고 섰다.그 때, 바라보고 섰는 옆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노인다워 보였다.부드러운 눈매와 흰 수염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노인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減殺)된 셈이다.</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span><br><span style="line-height:normal;">집에 와서 뽕을 내놨더니 아내는 이쁘게 깎았다고 야단이다.집에 있는 것보다 참 좋다는 것이다.그러나 나는 전의 것이나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그런데 아내의 설명을 들어 보니,비키니뽕이 너무 배부르면, 사람들의 눈썰미 피하기 어렵고또한, 뽕이 너무 얇으면, 무용지물이란다.요렇게 꼭 알맞은 것은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그리고 그 노인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참으로 미안했다.</span></font></div></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1/1421144130VYlASCJngiLG52uUhcy5xWSLqP.jpg" width="480" alt="1409052519d9KaWSid.jpg" style="max-width:800px;height:auto;border:none;"></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 <div style="font-family:Arial;font-size:13px;line-height:normal;">출처 </div> <div style="font-size:11.8181819915771px;line-height:19.6363639831543px;"><font face="Arial" size="2"><span style="line-height:normal;">글 - 오늘의 유머 베스트 댓글 : </span></font><font face="Arial"><span style="font-size:12.7272720336914px;line-height:normal;"><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122081" style="color:#0000ff;text-decoration:none;">http://todayhumor.com/?bestofbest_122081</a></span></font></div> <div style="font-size:11.8181819915771px;line-height:19.6363639831543px;"><font face="Arial"><span style="font-size:12.7272720336914px;line-height:normal;">사진 - 구글 검색으로 작성자 추가</span></font></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