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유학생활 도중 고등학교를 가는 버스에서 뜬금없이 발작이 일어나 병원에 실려가고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론 일주일에 세네번 꼴로 공황발작이 일어났으며, 몇 년간 버스, 지하철, 백화점, 광장 꿈도 못 꿨고 학교도 택시타고 다녔습니다.
지금은 꾸준한 치료와 주변사람듸 도움으로 증세가 많이 호전되어 동행인이 있으면 큰 무리 없이 대중교통이나 사람 많은 곳을 드나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뜬금 없이 이 얘기를 왜 꺼내냐면요
공황장애가 왜 무서운지 사람들은 잘 몰라요
발작? 그거 생명에 별 지장 없고, 손발이 저리거나 치아가 떨리거나 호흡이 가빠지는 등, 발작 오기 직전의 징후가 보이면 잠깐 바깥공기 쐬면서 물 마시고 하면 괜찮아집니다. (가끔 약을 먹어야만 진정이 될 때도 있지만)
공황장애가 뭐가 무섭냐면요
그리고 더 나아가 정신병이 뭐가 무섭냐면요
그 내가 그런 증상을 갖고있다는게 무서운게 아니라
내가 '정신병자'라고 취급받는게 무서워요
사람들 편견이 무서워서
사람들 시선이 무서워서
그런 두려운 감정 때문에 증세가 호전이 더디고 사람 많은 장소나 대중교통을 더더욱 무서워하게 되고
그렇게 끊임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게 정신병이에요
정말 힘들 때 고게에 가끔 글도 올리기도 하고 위로도 많이 받고 그랬는데
그런 오유를 이끌어나가는 사람들 입에서 정신병자란 소리가 나오는걸 보니깐 괜히 화나고 울컥하네요. 배신감도 들고.
뭐 그냥 그렇다고요. 딱히 뭘 바라면서 오유를 한건 아니지만, 이젠 더이상 아무것도 안 바라게 됐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