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모든 발전 목표를 달성해냈다고 신 연합 이사회의 3771명이 밝히는 바 입니다.
마지막 검은 무뎌졌고, 마지막 굶주림은 해소됐습니다.
'불평등'은 이제 역사학도가 보전할 단어일 뿐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한데모여 함께 힘을 합쳐 악마 넷을 무찌르려고 노력해왔습니다.
분쟁. 질병. 가난. 그리고 무지함.
세계인들이여! 낙원이 다시 지어졌습니다."
릴리스와 아담은 카페에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30분 정도는 얼어붙은 채 지구촌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지금 눈물을 흘리거나 웃으며 서로를 껴안고 있다.
"이건 마치.. 그 분의 걸작이 완성됐다는 느낌인데.."
릴리스가 말을 꺼냈다.
"뭐래 신의 걸작?"
아담이 코웃음을 쳤다.
릴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니까 세상은 예술 작품이다 그 소리야?"
"요즘에는 그래. 넌 그런 생각 안들어?"
행복에 가득찬 사람들을 가리키며 릴리스가 말했다.
"잘 모르겠는데. 나한텐 좀 게임같다는 느낌이 더 커."
이번엔 릴리스가 웃음을 터뜨렸다.
"아 뭐!"
아담은 놀림을 받는다고 생각이 들었다.
"음.. 네 말이 틀려야 할텐데 말이야.."
릴리스가 계속 웃으며 대답했다.
"왜?"
"게임은 끝났잖아, 아냐?"
"어 그런거 같아."
"음.. 게임 하나를 다 깨면 넌 보통 뭐해?"
아담은 어깨를 으쓱였다.
"다른 게임을 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