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아...

안녕하세여.

예전 훈련소가기전에 아르바이트(?)로 지방 경찰서, 지구대 컴퓨터, OA, 네트워크 유지보수 일을 했엇는데
별의별 경험이 많아서 음요체로 써봅니다.

1. 귀신들린 사무실

규모가 큰 회사나 공공기관은 내부 인트라넷(내부망)과 외부 이더넷(외부망, 흔히 말하는 인터넷)을 동시에 씁니다.

경찰서에서는 2개의 망을 1개의 컴퓨터로 사용하기 위해 본체 내부에 내부망, 외부망용 랜포트가 하나씩 달린 랜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어느날 한 부서에서 인터넷이 안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뭐 자주있는 일이라 얼른 고치고 와야지~ 하고 갔는데....

도저히 어디가 문제인지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통신과에 있는 네트워크 관리 프로그램보고 이리저리 ip돌려서 할당도 해보고 사무실 바닥에 꼬여러 서 뭉쳐있는 랜선 다발 잡아뜯어가며 며칠을 고생을 해도 도저히 영문을 알수가 없었음요.

마지막 남은 것은 렉장비(랜선이 수십개가 꽃혀서 나가는 커다란 공유기로 생각하시면 됨)에서 일일히 체크하는 일....


설마했는데 미친..... 내부망용 랜선이 외부망에 꽃혀있엇음요(.......)

? 대체 왜?

어째서?

도둑이 들어와서 랜선을 뽑아서 외부망에 꽃았다?

여기 경찰서임요(...)
결국은 귀신이 와서 그랬다고 생각하고 그냥 생각하는걸 포기



2. 지금은 2011년


2011년은 아이폰4가 나오고 몇달 지난 시간이고 옵티머스X2가 듀얼코어의 빠른 속도로 호갱을 만들고 갤2가 우월한 스펙으로 다 발라먹던 시절.

그러나 경찰서 컴퓨터의 평균 연식은 2005년도 조달청 PC였음(.....)

셀러론에 램256mb, 하드 50기가 달려있는 기종이 대부분, 2003년도 연식부터 가장 최신이 2007년도 조달청 삼성콤퓨타...

보안때문에 보안 Active X형식으로 자동으로 깔리고 기타등등 램 상주 프로그램이 주렁주렁 달려서 사람으로치면 80살 노인이 완전군장에 방독면 쓰고 타이어도 허리에 묶어서 끌고가는 상태...

거기다 특별한 부서는 더욱 보안이 중요해서 몇개 더 깔리는 경우도 있고...

SI를 하청x5로 받아서 만들었는지 각종 프로그램들이 어딘가 하나씩 나사가 빠진 상태임, 버그없는 코딩은 없다지만 라이브러리를 덕지덕지 발라 붙여서 누더기처럼 돌아간다는 느낌이었음요.

뭐 지금은 좋은거 쓰고 있겟지여.... ㅠㅠ

암튼 이런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는 바로 아래 이야기를 하기 위해 필요함

사람들은 좋은 컴퓨터를 쓰고싶어하는건 인지상정.

컴퓨터가 더이상 어찌할수 없을 정도로 고장나면 새PC로 교체하게 됩요.

2003년식, 05년식 있던 부서에 갑자기 삐까번쩍한 07년식 조달청 콤퓨터가 한개 똵 들어오면

옆자리 경찰아저씨은 배가 아픈게 당연지사. 게다가 새 콤퓨타를 받은 경찰아저씨는 염장질을 하고....

며칠후 옆자리 경찰아저씨가 컴퓨터가 안된다고 전화옴.

"어디가 어떻게 안되는데여?" 라고 물어보면 모르겟대 암튼 안된대...

이건 컴터산 닝겐들이 오밤중에 전화해서 시전하는 스킬임. 컴덕들은 이말만 들으면 손발이 먹먹하고 가슴이 저립니다

암튼 가보니 진짜 안됨. 그냥 안켜짐

본체들고 올라가서 본체 배를 까봄.

읭? 멀쩡함. 근데 안켜짐. 전원이 아예 안들어올 이유가 없는대도 안켜짐. 파워에도 문제가 없음ㅋㅋㅋㅋㅋ

남은건 스위치임(...) 




전원버튼이


뿌셔져 있음.


(..)


정확히 말하면 버튼에 달린 다리가 뒤에있는 스위치를 누르는 건데 그 "다리"가 박살이 나있음
이건 백프로 인위적으로 부순거임... 전원버튼이 오래되서 잘빠지는데 아마 뽑아서 다리를 부순거 같음.

그 경찰아저씨의 염원이 담긴 컴퓨터.. 그 마음을 헤아려너무나 귀찮은 일이지만 굴러다니던 빈 캐이스를 깨끗히 닦아서 내용물만 그대로 달고 굴러다니던 램도 하나 더 달아서 돌려드렸음요. 메데따시 메데따시.

아 더 재밋는 일도 많은데 스크롤의 압박으로 나중에 쓸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