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해외에서 일하면서 룸렌트해서 살고있는 처자에요.

며칠 전에 주인집에서 고양이를 데려와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고양이와 한지붕 아래에서 살게 되었는데요.

(저한테 일언반구없이 데려온 다음에 자는 와중에
문자로 통보해서 '내가 고양이 알러지였으면 어쩌려고..
아무리 렌트해 산다지만 말해줬어야 하는거 아닌가ㅠ'하고
소심한 불만을 가졌었지만, 고양이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잊어버리기로 했습니다. 힐링되는 느낌...♡)

개만 키워봤지 고양이는 처음 키워보는데
(사실 제 고양이가 아니라 키운다기보단 그냥 같이 사는거지만)
고양이를 싫어하진 않았지만,
개에 비해 좀 도도하고 츤데레일 것 같고 그랬거늘
이 고양이는 얘 성격이 이런건지 생각보다 너무 친근하더라고요;;

고양이 온 날,  일 끝나고 새벽에 늦게 들어왔다가 처음 만났는데
저를 빤히보다가 슬금슬금 오더니 몸을 비비면서 야옹거리더군요.

고양이를 키워본적이 없으니
얠 어떻게 만져야할지, 싫어하면 어쩌지하면서
조심스러워서 어쩔줄 모르고 있는데도 그 귀여운 몸짓ㅠㅠ을
보고 있으니 절로 소심하게 손이 나가더라구요.

머리랑 귀 밑쪽? 목 근처?
거기 살살만져주니 골골거리더군요.
검색해봤더니 좋아하는 거라고...!

귀엽긴한데 어찌 대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출근할때 퇴근할때 거실에서 만나면 가만히 쳐다봐주고
야옹거리면서 저한테 오거나 비비적거리면 잠깐 만져주고
밥 한 번 준적 없지만 그럭저럭 잘 지냈습니다.

제 손을 핥기도 하고, 장난치다가 아주 아주 살짝 깨물기도
하고....으아아 귀여워어어어 하면서 전 덕후가 되고있죠.

고양이가 도도하고 그런거 다 루머였어.


그런데.

친근하게 굴어줘서 좋긴한데
그래서 곤란한 점이 생겼습니다....


너무 친근하게 구느라 이러는 건지
아니면 저한테 원하는게 있어서 이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방에 들어갈때는 기를 쓰고 같이 들어가려고 하고
(문 여는 사이에 쌩 들어오는 걸 못막아서 두번정도
들어왔었는데 도통 나가려고 하질 않아서 애먹었어요!!!!!)

못들어가면 문밖에서 야옹거리면서 문 긁고
출근하려고 오후 늦게 일어나서 나오면
문앞에서 배깔고 자고 있거나 앉아있고요;;;;

어디 딴데 가있더라도 문 여는순간 쏜살같이 달려와요;;;;

제가 어딜 가는 족족 따라다니고;
샤워하러 욕실 재빨리 들어가면 나올때까지 기다리고
어디 문앞에만 서면 자기도 같이 서서 기다리고
그루밍하거나 혼자 놀다가도 어디 움직이기만하면 따라와서
점점 출근하기가 힘들어지고 있어요....집밖에 나갈까봐ㅜㅜ


안만져주면 야옹거리면서 주변을 빙글빙글 돌고
제가 어디 앉으면 꼭 그 근처에 앉거나 누워요.
자리 옮기면 쫓아와서 다시 누워요;;;;;;;;;;;;

집주인 딸래미가 
고양이가 자기랑 같이 안자려고 한다면서
방에서 재우는 걸 포기하고 거실에 풀어놓은 건데

밥 한번 준 적 없는
전 왤케 따라오나 싶어서 정말 난감합니다;;;;;


얘 왜이러는 거죠;;;;;;
친근해서 좋긴한데 제가 주인이 아니다보니 좀 부담스럽;;;;;;;
그리고 출근할때 너무 힘들고요;;;;
(제기 출근할때는 집에 아무도 없어요)
아까도 제 방에 쏜살같이 들어와서....어이구;;;;;


아래는 고양이 사진이에요. (이날도 딱 문여니까 제 방문앞에 누워있던;;)
몸집은 제법 큰데, kitten이라는 걸 보니 아직 아기인가봐요...
청소년기...?모르겠네요;

집주인 말로는 kitten인데 fat하다고 하니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전 심지어 고양이 이름도 모릅니다;;;;;

직업상 생활이 일반인들과는 패턴이 달라서
사실 집주인 사람들이랑 마주치는 일도
한달에 몇번 있을까...;


여하간 얘가 왜이러는 것이며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랑스럽고 귀엽지만 난감해서ㅠㅠ 나쁜 뜻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