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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377352
    작성자 : 아래향꽃
    추천 : 0
    조회수 : 466
    IP : 121.175.***.176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2/08/05 00:02:50
    http://todayhumor.com/?gomin_377352 모바일
    물테러당한 썰.txt
    지금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재수중이지만 

    학창시절(?)에 당했던 어이없는 사건을 한번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얘기가 길어질수도 있으니 급하신분은 3줄요약을 보시길 !















    .




    때는 바햐흐로 질풍노도의 고2시절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성적은 되도 않으면서 


    담임선생님께 사정사정을 하여 정독실 자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상위권 애들만이 들어갈수있는 정독실!


    일반 교실의 야자분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환경!


    이왕 정신 차린김에 열심히 해보잔 마음으로 제 정독실 책상에 책을 한가득 가져다 놓고 


    필요한 책만 펼쳐서 공부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한두달이 지나고 .... 



    저녁을 먹고 야자시간이 임박하고 있어서 급히 가방을 둘러메고 


    정독실로 올라갔습니다 





    그! 런! 데! 






    쌓아놓은 책더미들이 


    장맛철의 쥐처럼 흠뻑 젖어있는게 아닙니까 



    보자마자 순간 마치 꿈을 꾸는것 같았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책들은 흥건히 젖어있엇고, 책을 적시는걸로는 부족했는지 


    책상또한 물범벅이 되어있엇습니다 






    누군가 실수를 하고, 사실대로 말하고 난뒤 용서를 빈다면 


    기꺼이 용서해주겠다라는 생각을 하던찰나,





    그런 책더미 옆에 


    1.8L 짜리 생수통이 보란듯이 주둥이가 책상을 향한채로 세워져 있엇습니다 


    이 생수통은 정독실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자주 물을 떠다 먹어서 별로 이상할게 없었지만 


    보란듯이 주둥이를 세워놓은것을 보고 



    요즘 소위말하는 ... 멘붕이 왔습니다 







    야자시간내내 누가 이런짓을,왜,어째서 하였는가 


    내가 평소에 원한을 지은 사람이 있엇는가? 하며 최근일어났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습니다 


    결국 그날은 공부를 전혀 할수없었죠 .




    ...






    시간이 조금 지나서, 책이 조금씩 말라가는 찰나에 (마르니까 쓸만하더군요!?)


    어떻게든 문제를 풀어볼려고 책을 뒤적거리는 중이였습니다 (잘못 짚어서 넘기면 한번에 수페이지가 넘어가는 강제워프)


    그런데, 그 사건 당날에 그랬는지 빨간펜으로 여러 글자들이 책속에 큼지막하게 적혀있더군요 


    물때문에 많이 번지기도 했고, 글씨체도 워낙 휘갈겨쓴채라 '병신' 한마디밖에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글씨체만으로 누군지 알아낸다! 같은게 될리도 없구요




    이쯤되니까 이제 범인에대한 분노보다 호기심이 나오는 상황이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이제 책이 다 말라가고 공부하는데 별 지장이 없을정도까지 복구가 되었습니다 


    제일 치명타였던게 정석책2권이였는데 종이가 좀 빳빳해진거 말고는 괜찮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또 저녁을 챙겨먹고 


    이번엔 느긋하게 도서관으로 올라갔습니다 










    좀 빨리와서 그런지, 정독실에는 한두명 빼고는 다른학생들이 없었습니다 




    가방을 두고 자리에 앉는순간 ..! 





    !!!!!! 





    그렇습니다 





    물기가 다 빠져나간 녀석들이 그새를 참지못하고 


    또 한바탕 샤워를 했더군요 ^_^ 




    이번에도 역시 자기임을 인지시키려는듯 1.8리터짜리 생수통은 보기좋게 뒤집힌채로 세워져있엇습니다 



    순간 정신을 못차리고 멍해져있던 저는 


    먼저와있던 얼굴도 모르는애들에게 누가 물을 뿌렸냐며 캐묻고 다녔지요 



    당연히 어떠한 수확도 없었습니다 




     

    망연자실한 저는




    이번 야자시간도  젖은 책들을 앞에두고 멍하니 생각만 했지요


    마치 데자뷰를 보듯이 ..





    잠복근무를 해서 잡아볼 생각도 해봤지만 


    한번더 범행을 저지를지는 모르는 일이고,잠복을 한다고 아까운 밥시간과 쉬는시간을 소모할순 없는 노릇 이였습니다






    야자시간 내내 고민을 거듭한 결과 .




    저는 이 녀석을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책상에 샤프로 글귀를 적어놓았죠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 니가 누군진 모르겠지만 내가 뭔가 잘못한게 있다면 


    직접 만나서 사과를 하겠다 . 그리고 내가 잘못이 있다면 물을 뿌린것에 관해 아무런 추궁도 하지않겠다.


    오히려 모든걸 털어놓고 친구로 지낼수도 있다 . 직접 만나는게 껄끄럽다면 문자도 괜찮다 .' 


     옆에는 제 번호도 적어 놓았습니다 







    처음에는 화가나서 욕들을 책상에 마구 적어놓았엇지만 


    왠지 제 얼굴에 대고 욕을 적는것 같아서 도중에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저렇게 용서를 한다는 글귀를 적어놓으니 내심 뿌듯하고 


    혹시나 내마음이 녀석에게 잘 전달이 될까,저 글을 보기는 할까.. 하면서 또 다른 고민을 했엇습니다 






    하루였나 이틀뒤 .. 


    걸레가 되어버린 몇몇 책들을 버리며 


    혹시나 뭔가 남겨놓지 않았을까 하면서 


    야자시간이 아닐때도 여러번 정독실에 들낙거렸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정도 글귀를 써놓은채로 책상을 방치해두었엇는데 


    무심코 글귀를 보니 옆에 글자가 쓰여져 있엇습니다 




    '미안해...' 하고 ... 까지 찍어 놓았더군요





    그 미안하다는 세글자를 보니 


    이런저런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이미 분노는 사라진지 오래고, 얘는 도대체 누구일까.. 하는 의문만 남게되었습니다



    덧붙히자면 .. 글씨체는 여자애 글씨체같은 느낌이 나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남자중엔 이럴녀석이 없고


    그렇다고 해도 남녀공학이긴 하나 


    교실도 따로쓰고 별로 마주칠 일도 없는 여자가 범인이 될수있을까 .. 싶기도 하고






    그나마 있엇던 몇안되는 접촉에서도 이런 사건이 벌어질정도로 원한을 진적은 없는것 같은데 ..


    그게 또 제 생각이라 그런것일진 몰라도 


    여러모로 의문이 남았던 사건입니다 











    음슴체로 3줄요약




    1. 학교 정독실을 이용함 


    2. 누군가 내 쌓아놓은 책더미에 물을 뿌림 2번뿌림


    3. 범인을 용서한다고 글귀를 남겨놨으나 미안해 세글자를 남겼을뿐 끝내 밝혀지진 않음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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