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TV 토론 보고 난 소감입니다. "저것들이 왜 문재인만 못잡아먹어서 저 난리야.."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TV 토론은 지금까지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방송을 통해서 후보자의 장점을 찾아내서 지지할 후보를 결정하기보다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를 더 지지해야하는 명분과 정당성을 찾는게 더 클겁니다.
그러니 사실 TV 토론을 보는 사람들중에 아직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의 비율보다는 이미 누굴 선택할 건지 마음을 결정하고 내가 지지하는 후보자를 응원하기 위해 시청하는 유권자들이 더 많지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정말 TV 토론을 통해 내가 지지할 후보자를 결정하는 유권자들이 분명히 적지 않게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은 무엇을 보고 결정할까요?
이미 마음을 결정한 유권자들은 내가 지지한 후보가 겪어온 평생의 삶, 그 사람의 생각, 그 사람의 말과 행동.. 하나 하나 많이들 알고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TV 토론을 보고 지지에 대한 확신을 갖고 조금 더 지지의 정당성을 굳히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아직 누굴 선택할지 결정하지 못한 분들의 경우 토론을 통해서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상대방은 또 그 사람의 어떤 잘못을 지적하고 있는지도 물론 볼 것입니다. 당연히 보겠죠.
그런데 정작 더 많이 보는 것은 TV 토론이 전체적으로 갖고 있는 구도와 느낌입니다.
누가 더 잘한 것 같아.
누구는 좀 아닌 것 같더라. 대략 이런 정도의 평가이겠죠.
어제 2시간 동안의 스탠딩 토론은 그런 측면에서 볼 때 5명중 네 명이 나머지 한 명을 집단으로 공격하고 괴롭히는 그런 구도였습니다. 그걸 본 문재인 후보 지지 유권자의 경우 열받았을 겁니다.
그렇다면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은 어떤 것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을까요?
유승민은 시니컬하더라, 심상정이 문재인 잘까더라, 홍준표는 개그맨이냐, 안철수는 뭐가 이렇게 자꾸 변명하는 것 같냐.. 뭐 이런 느낌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아니.. 왜 저 네 명이 문재인만 갖고 그렇게 못잡아먹어서 난리야"..
이런 느낌을 크게 받았을 겁니다. 어제 TV 토론 방식이 딱 그거더군요.
그러면 그 TV 토론을 통해 아직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질까요?
이미 어느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확고하게 신념을 굳힌 80% 정도의 유권 시청자들은 각자 자기 후보가 제일 잘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한 20%의 유권 시청자들을 왠지 모르게 문재인이 좀 안되보인다. 괴롭힘을 당해보인다. 나라도 좀 지켜줘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아마도 문재인과 안철수 사이에 고민하는 사람이 봤다면 50% 대 30% 정도 비율로 문재인에 더 표를 줄겁니다. 나머지 20%는 각 후보들별로 알아서 분포될거고요.
그래서 저는 어제와 같은 스탠딩 토론 방식. 4 : 1 구도로 다구리치는 듯한 그런 방식은 결국 아직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표를 문재인 후보 표로 더 끌어오는 비중이 클거라고 판단하니다. 이제 TV 토론 후 여론 조사 결과를 두고 보면 알겠지요.
저는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압승을 전망합니다. 지금 여론조사 결과보다도 훨씬 더 큰 압승을. 그리고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몰락을 예견합니다. 그리고 민주당에 투항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고 셋이 합쳐서 이합집산해서 뭔가 보수당하나 만드는 세력으로 나뉠겁니다.
아마도 정의당은 그냥 가던길 갈겁니다. 하지만 정의당은 아무리 심상정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비난하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의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정당이 될겁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된 더불어민주당이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이 이 땅에서 발디딜 틈을 더 넓게, 많이 만들어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