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학같던 친구가 돌아왔어

 

그 친구네집에서 친구들끼리 모여서 고기파티도하고

 

섯다치고 술마시고.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해장국을 먹고 모닝당구장을 갔어

 

친구가 돈을 워낙 많이 써서 당구 한시간 쏠려구 가서

 

한시간 격렬한 당구질후에 패자의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했지

 

"얼마에요?"

 

"음..십분에 800원이고 한시간 했으니까....4800원인데..5천원 줘^^"

 

"ㅎㅎ 감사합닏..........음.....응???..."

 

뭔가 계산이 이상한데...

 

"우리가 워낙 싸다보니 백원단위는 그냥 반올림해^^"

 

이 아줌마야..그렇게 하면 하나두 안싸지잖아....

 

그냥 5천원 내고 다음부턴 안가기로 맘먹고 당구장을 나서서 각자 집으로 향했어

 

술먹고 해장하고 당구치고

 

반바지에 삼선슬리퍼 질질끌고

 

이건뭐 동내 날백수가 된거같아서 이젠 좀 근신하며 지내야지 맘먹고 있는데

 

갑자기 믿었던 삼선에 발등찢겼어

 

는 훼이크고

 

왼쪽 삼선슬리퍼의 발등의 삼선부분이 찢어졌어

 

발을 내딛으면 발자국으로 삼선슬리퍼가 남는 느낌

 

몹시 당황하여 근처에 보이는 가장 가까운 듣보잡 한약방집 앞 의자에 가서 앉았어

 

안그래도 백수몰골인데 맨발로 걸어다니면 거지몰골로 보이지 않을까 싶어

 

가장 친한 친구에게 살려달라 도움을 청했고

 

친구는 늘 곁에서 날 지켜주는듯한 따뜻한 말투로 대답했어

 

"맨발의 기봉이네영"

 

"닭치구 좀 도와주셈"

 

"나 여친만나야함"

 

더러운 세상을 저주하며 한약방에서 50분의 실랑이끝에

 

결국 한손엔 찢어진 삼선을 들고 맨발로 걷기 시작헀고

 

뜨거운 아스팔트의 현대적인 느낌과

 

지저분해지는 맨발의 자연적인 느낌이 함께 어우러져

 

현대적이면서도 자연적인 21세기의 뉴 하이브리드 하모니의 감동에 눈물을 흘렸어

 

는 훼이크고 몹시 창피해서 눈물이 찔끔 날뻔했어

 

그렇지만 주눅들면 더욱 초라해질뿐이라며 자신을 채찍질하며

 

21세기의 당당한 청춘거지마냥 손에 들고있는 찢어진 삼선을 어느 각도에서든 볼수 있게 쥐고 집으로 당당히 걸었어

 

집에 도착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

 

'장ㅎㅁ 넌 곱게 죽진 못할거야'

 

아스팔트가 몹시 뜨거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