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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_12450
    작성자 : 멘붕의시간
    추천 : 0
    조회수 : 290
    IP : 59.1.***.123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6/10/06 19:44:22
    http://todayhumor.com/?love_12450 모바일
    참으로 고요한 밤이다.
    <div><br></div> <div> 여기서 시작이다. 두 도시를 물바다로 만든 태풍이 왔다간 다음 날이라고는 믿기지 <span style="font-size:9pt;">않을정도로 고요하고 평온하고, 아스팔트 위에 물기를 머금은 자국 하나 없을 정도로 </span><span style="font-size:9pt;">너무도 일상적인 하루였다. </span></div> <div><br></div> <div> 벌써 발이 차갑다. 아직 하루마다 반팔과 긴팔을 번갈아 입고 있지만 내 체온은 이미 <span style="font-size:9pt;">완연한 가을이라 말한다. 침대위로 노오랗고 곧게 뻗은 햇볕에 차가워진 발을 녹이며 </span><span style="font-size:9pt;">아침 여덟 시 알람 이후부터 아무 소리도 내지않는 핸드폰을 켰다. 메신저어플이 아니</span><span style="font-size:9pt;">더라도 업데이트 시켜달라며 매일을 귀찮게 굴던 어플들의 알림메세지 하나가 없다.</span></div> <div><br></div> <div> 어제 나와 그 사이에도 태풍이 한차례 몰아쳤었다. 나로부터 시작된 감정의 소용돌이<span style="font-size:9pt;">는 쓰나미와 같은 거센 감정의 파도를 일으켜 나와 그, 둘 다를 침수시켰다. 아니 사</span><span style="font-size:9pt;">실 침수는 나만 됐을 수도. 그의 마음 속 두터운 벽이 넘실거리는 내 감정으로부터 굳</span><span style="font-size:9pt;">건히 지켜줄 만큼 쌓여있었을 수도 있으니까. 확실한건 나는, 잠겼다는 것이다. 그리</span><span style="font-size:9pt;">고 아직 잠겨있다는 것이다.</span></div> <div><br></div> <div> 그는 나의 요구가 집착이라고 말했다. 난 단지 '선 상황 후 통보'가 아닌 '선 통보 <span style="font-size:9pt;">후 상황'이길 바란 것 뿐인데. 이게 집착이라면 저 사람은 왜 연애를 하려했을까 싶다</span><span style="font-size:9pt;">. 오만가지 생각이 다 스친다. 나에 대해 흥미가 떨어진건가. 어디서 안좋은 소문을 </span><span style="font-size:9pt;">들었나. 내게서 정 떨어질만한 무언가를 본건가. 아니면 외로운 타지생활 중에 심심할 </span><span style="font-size:9pt;">때 언제든 불러낼 여자가 필요했던건가. 정말 웃기게도 그렇게 좋아한다던 돼지고</span><span style="font-size:9pt;">기를 공짜로 얻어먹고싶어서 만난건데 한번도 안먹여준건가 싶은 생각까지 든다. 그 </span><span style="font-size:9pt;">이유가 뭐든 이 남자가 내 상식을 벗어난 사람이란게 명확해진다면, 더이상의 미련은 </span><span style="font-size:9pt;">없다. 미련둘만한 가치가 있는 남자이길 바라는 희망사항은 아직, 있다.  </span></div> <div><br></div> <div> 여자의 서운함을 남자는 이해심 부족이라 말하고 여자는 애정의 식음이라 말한다. 이 <span style="font-size:9pt;">남자 역시 나의 이해심 부족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 애정의 식음이라고 말하고 싶지 </span><span style="font-size:9pt;">않다. 여자들의 보편적인 생각을 거부하는게 아니라, 식을만한 시간이나 있었어야지. </span><span style="font-size:9pt;">그럼에도 애정이 식은거라면, 그런 남자에게 마음이 더 깊어지기전에 빨리 그만두게 </span><span style="font-size:9pt;">된거니까, 아쉽지도 않다. </span></div> <div><br></div> <div> 참으로 고요하고 또 고요한 밤이다. 식당에는 손님이 없어 고요하고, 입닫고 고요히 <span style="font-size:9pt;">글만 쓰고있는 나와 하루종일 울리지않는 고요한 핸드폰이 지키는 내 방도, 참 고요하</span><span style="font-size:9pt;">다.</span></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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