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sisaseoul.com/news/articleView.html?idxno=56883
동탄 동양파라곤 입주민들, 동양건설 향한 '비분강개' 왜?“총, 칼만 안 들었지 강도다”[시사서울 권희진 기자]
최근 동탄 동양파라곤 입주민들이 아파트 하자와 할인 재분양을 두고 불만이 극에 달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10년 말 사용승인을 받았지만, 입주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심각한 악취와 커뮤니티시설 미시공 등의 문제점을 지적받아왔다. 이럼에도 불구 20여 개월을 훌쩍 넘게 방치치되어오다가 최근에서야 겨우 협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마저도 일부분에 그친데다, 워낙 오랜 기간동안 불편을 겪어온 입주민들로서는 시행사와 시공사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게 박혀있어 원만한 사태해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건설 법정관리에 유베스 자금조달 돌파구는 파격 할인 재분양?
사용허가 내 준 화성시 규탄하는 입주민들에 시 관계자 “문제 없었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위치한 동양파라곤 외벽에는 시행사와 시공사를 규탄하는 대형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2010년 11월 입주 당시부터 제기했던 아파트 하자 문제가 20개월 가까이 방치돼왔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들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긴 했으나, 이미 오랜 기간 불편을 겪어온 주민들의 분노와 불신은 시공사를 넘어 시행사와 관할 시청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
입주민, 과대광고에 속고 울고
동탄 동양파라곤은 주상복합아파트으로서 지상 29층 2개동, 지상 44층 1개동 등 3개동 총 278세대로 구성됐다. 시행은 유베스, 시공은 동양건설이 맡았다. 2007년 6월 착공에 들어가 2010년 11월 화성시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았다.그런데 입주를 시작하자마자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광고해온 파라곤이지만, 지하 2층에 위치한 오수처리시설 작동 시 발생되는 심각한 악취가 주민들을 괴롭혔던 것. 입주민 대표 곽모씨는 <시사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아파트 입구만 들어서도 악취가 난다”면서 “오수처리시설조차 엉망인데 어떻게 준공을 받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이에 주민들은 입주 직후부터 동양건설에 오수처리시설의 하자보수를 요구해왔다. 또한 공용커뮤니티시설이 미시공 된 점을 지적,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해 줄 것을 요구했다.그러나 주민들의 민원은 20여개월간 방치됐다. 해를 넘기도록 요구가 해결되지 않자 입주민들은 얼마 전부터 집단행동의 수위를 강화했다. 입주민들은 지난 14일 화성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아파트 공사의 하자가 있음에도 건축승인허가를 내준 시의 무리한 행정처리 때문에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규탄했다.
문제 해결 실마리, 불신은 여전
이런 우여곡절 끝에 결국 지난 20일 시공·시행사와 화성시, 그리고 입주민들이 모인 협상테이블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입주민들이 요구하는 오수시설 하자보수는 다음 달 중순까지 완료하기로 해 사태해결의 실마리가 열리는 듯 했지만, 문제는 공용시설에 대한 협상이 여전히 답보에 놓여있다는 점이다.더욱이 워낙 오랜 기간 하자 문제가 지속된 탓에 주민들의 불신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 입주민 대표 곽씨는 “일단 보수를 하겠다고 말은 했지만, 또 지체하고 ‘나몰라라’ 식으로 행동할 것 같다”며 “총, 칼만 안 들었지 강도가 아니고 뭐겠느냐”고 성토했다.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시행사인 유베스가 최근들어 아파트 미분양 물량을 파격적인 조건에 할인재분양을 하고 있어 입주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다.입주민들에 따르면 분양 당시 유베스와 동양건설은 아파트의 분양율이 100% 분양완료라고 광고해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30여 가구의 미분양 물량이 있으며, 유베스는 이 물량에 대해 21%할인이라는 파격조건을 내걸고 재분양에 나섰다.이에 대해 입주민들은 정상적으로 모든 잔금을 치르고 선입주한 사람들만 고스란히 금전적 손해를 보고 있다며 할인재분양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더욱이 입주민들은 유베스와 동양건설이 분양율을 속이기 위해 차명으로 분양을 했다는 이른바 ‘차명 수분양설’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파문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그러나 유베스 측은 “법이든 무력이든,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하라”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고 입주민들은 전했다.
묵묵부답 시공사, 할 말 있는 시행사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동양건설은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하며 시행사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동양건설 홍보실 관계자는 <시사서울>과의 통화에서 “홍보팀에서는 동탄파라곤에 대해선 아는 바가 전혀 없고, 이슈가 되는 건 시행사하고 얘기해 보라”며 유베스에 책임을 떠넘겼다.반면 유베스는 나름대로 할 말이 있다는 입장이다. 유베스 관계자는 먼저 입주민들이 제기한 차명 수분양인설과 관련해선 “미분양 30가구 중에 계약금만 넣어두고 중도금을 납부하지 않아 계약해지가 된 경우도 있고 여타 이유들이 있었다”면서 “금감위 규정 자료만 보더라도 청약권유권대상자 제외 자료만 보더라도 차명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또 “할인 재분양에 따라 주민들은 집값만 하락한다고 시위를 하고 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해다”면서 “미분양 세대를 제외하더라도 현재 입주한 세대들 중에서 잔금을 안 낸 세대가 50여 가구에 이른다”며 하소연했다.다만 유베스 측은 하자 문제 만큼은 인정하는 눈치다. 지난해 4월 동양건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아파트 하자에 대한 보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유베스 관계자는 “동양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바람에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하자 보수에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