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입니당
http://news.nate.com/vote2012/view/20120405n06021?mid=vt1210

제가 사는 전주인데 이 후보 길거리에서 잠깐 보고 얘기한 적있는데요..ㅋ
지나가다가 봤는데 진짜 도로에서 혼자 유세하더라구요....
대단합니다ㅋ
그리고

손수조 보고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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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안소민 기자] 4.11총선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중요한 길목마다 유세차량과 자원봉사자들의 노래와 율동이 넘쳐나고 있다. 선거운동이 시작된 3월 29일. 전북지역 출마자 중 최연소인 임거진 후보(28. 전주시 덕진구 무소속)를 동행 취재했다. 아울러 덕진구 유권자들의 민심도 함께 들어보았다.
[오전 6시] 전주 동부우회도로와 송천동... 나홀로 아침 인사

▲ 아침 6시. 임거진 후보는 여느 후보들처럼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하루를 연다. 흔한 유세차량, 자원봉사자도 없다.
ⓒ 임거진

임거진(28) 후보는 전주 공설운동장 사거리에서 아침 인사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9일 새벽에도 이곳을 찾았다. 그 자리에는 이미 다른 후보의 유세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그동안은 늘 임 후보 차지였다. 하는 수 없이 이동 경로를 수정해야 했다. 송천동과 동부우회도로에서 아침 인사를 했다.

[오전 10시] 노인복지회관... "신선해서 좋네!"


▲ 덕진노인복지회관에 들러 인사하는 임거진 후보
ⓒ 안소민


▲ 28세. 무소속의 임 후보를 바라보는 60~70대 유권자들의 시선은 대체로 젊고 신선해서 좋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 호감이 4월 11일 선거투표소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 안소민

덕진노인복지회관을 찾은 시각은 오전 10시. 임거진 후보가 명함을 내밀며 인사를 하자 어르신들이 다시 한 번 위아래로 훑어본다. "젊은 사람들이 나오니까 보기 좋다" "이제 새 얼굴이 나와야 한다"는 말로 격려를 대신한다. 할아버지들에게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가 있느냐"고 물었다. 올해 78세인 김모 할아버지는 "야당을 찍겠다"고 대답했다. 이유를 묻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했다.

이어 임 후보가 찾은 곳은 금암노인복지회관. 젊은 후보에게 비우호적일 것이라는 애초의 예상과는 달리 임 후보의 등장에 어르신들 대부분은 "신선하고 좋다"는 반응이다. "젊은 사람이 예의도 바르고, 신선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어차피 우리나라는 젊은이들 세상 아니냐"며 "젊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도 있다.

국가유공자 후손이라고 밝힌 한 할아버지는 양복에 찬 국가유공자 배지를 보여주며 "무조건 나라 사랑하는 사람이 뽑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에 대해 묻자 "아직 누가 누군지 모른다, 덕진구 후보 중에서 오늘 저 젊은이(임거진후보)를 처음 봤다"고 대답했다. 한 중년 남성은 임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고 말하더니 "당선되면 꼭 민주당에 입당하라. 그렇게 머리를 써야 큰 인물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낮 12시] 남은 선거 자금은 몇백만 원... 점심은 '외식'



▲ 점심은 순대국밥으로. 비용을 아끼기 위해 식사는 사무실에서 해결했으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최대한 많은 유권자를 만나기 위해 밖에서 해결한다.
ⓒ 안소민

임 후보는 28일까지 선거사무실에서 점심을 차려 먹었다. 선거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젠 시간을 아껴야 한다. 일분일초가 아깝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오늘 점심 메뉴는 순대국밥.

유세차량도 없고, 그 흔한 자원봉사 부대도 없다. 선거비용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직접 발로 뛰며 시민을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후보등록비를 제외하고 정말 3000만 원으로 선거운동 시작했어요. 이제 그것도 거의 다 써서 몇백만 원밖에 남지 않았네요. 부산시 사상구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가 3000만 원으로 '선거뽀개기'를 내걸었는데, 저는 정말 그걸 실천하고 있어요."

올해 28세의 임거진 후보.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뭘까?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어요. 우리가 사는 곳을 조금이라도 나은 곳으로 바꾸고 싶었죠. 하지만 벽도 높고, 여건도 여의치 않아서 늘 마음속으로만 꿈꾸었죠."

임 후보가 출마를 결심한 시기는 2011년 4월에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였다. 어린시절부터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임 후보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정답은 하나였다. 그렇다면 그는 왜 정당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전북지역은 한 당의 독재가 너무 심해요.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없어요. 당의 힘이 아닌, 제 힘으로 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무소속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민주당 공천 못 받았느냐'고 물어요. 아예 어떤 분들은 '민주당 아니면 당선 힘든 거 아시죠?'라고 말해줘요. 그래서 제가 반대로 묻죠. 민주당을 지지하냐고. 어떤 분이 나왔는지 아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몰라요. 이런 특정 정당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고 생각했어요."

청년비례대표제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임거진 후보는 "의도 자체는 좋은데, 이번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의 토론을 보고 실망했다"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보다, 당의 목소리를 그대로 대변하는 마치 '신입사원'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오후 2시 30분] 모래내시장... "민주당 많이 해먹었다!"


▲ 시장에서 만난 유권자들. 몇번 인사를 다니다보니, 다시 우연히 만나기도 한다
ⓒ 안소민

점심식사 후 인후동 모래내시장으로 이동했다. 덕진구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이다. 임 후보와 인사를 나눈 상인들은 "정말 본인 맞느냐?" "왜 이렇게 젊으냐" "기특하다"며 놀라워했다. 상인들에게 덕진구 출마자들에 관해 물었다. 대부분은 "모른다"고 대답했다.

시장 골목에서 만난 한 50대 남성은 "이제 한나라당에도 한자리 줘야 한다"며 "너무 민주당만 해먹었다, 도대체 민주당이 우리에게 해준 게 뭐냐"고 불평을 터뜨렸다.

길을 가던 한 남성이 갑자기 임 후보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임 후보도 반갑게 알은체 한다. 얼마 전, 이 남성이 불쑥 임 후보 사무실로 찾아왔다. 그냥 임 후보가 궁금해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렇게 이 익명의 유권자와 후보의 인연은 시작됐다. 어디에 사는지도, 이름도 모른다.

건강원이 밀집된 상가에서 만난 한 상인은 "젊은 사람이 출마한 게 정말 의외다. 용기가 대단하다"고 대답했다. 그런가 하면 다른 여성은 "젊은 사람이 좋긴 하지만, 그래도 민주통합당 찍을거다"고 말했다. 임 후보는 상인들에게 "젊은 사람이 왜 나왔는지 한 번 생각해주시고 힘을 실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오후 5시] 전북대학교... "20대 반응이 제일 안 좋아"

▲ 전북대 구 정문 앞에서 만난 대학생들. 임 후보와 비슷한 세대다. 그는 20대가 정치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 임거진

일정을 약간 수정했다. 장소를 인후동 홈플러스 사거리 대신 전북대학교 구 정문으로 바꾸었다. 전북대학교는 몇 차례 들른 곳이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곳이다. 지지를 호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과 비슷한 또래인 젊은 학생들에게 투표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알려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임 후보의 명함을 받고선 그냥 버리거나, 아예 받지도 않는 학생도 있다.

"선거운동하면서 느낀 건데, 20대의 반응이 제일 안 좋아요. 그만큼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증거겠죠. 가장 반응이 좋은 연령대는 30대 후반에서 50대까지의 여성분들이에요. 대체로 여성분들이 반응이 좋죠."

임거진 후보는 대학생들의 정치 무관심도 한편으론 이해된다고 말했다.
"취업, 결혼, 집 장만... 삶이 얼마나 힘들어요. 정치는 재미없죠. 하지만 재미없다고 외면하면 현실은 절대 바뀌지 않아요."

[오후 8시] 송천동 먹자골목... "가장 힘든 건 무관심"


▲ 저녁 시간에는 주로 술집과 식당이 밀집되어있는 상가를 찾는다. 유권자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 안소민

저녁식사를 간단히 마친 뒤 임 후보는 송천동 먹자골목으로 향했다. 식당과 술집이 밀집된 곳이다. 얼큰하게 취한 유권자를 만나는 건, 후보자에게는 긴장되는 시간이다. 언제가 한 번은 취객에게 "꺼져"라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한 고깃집에서 만난 50대 아주머니는 "선거 때가 되면 다들 와서 인사하지만 선거 끝난 뒤에는 코빼기도 안 비친다"며 "나는 정당이고 뭐고를 떠나 술 한 잔 팔아주는 사람 무조건 찍을 거다"거 섭섭함을 내비쳤다.

30대 후반의 한 남성은 임 후보를 가리키며 "젊은 나이에 저렇게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게 대단하다"며 "나는 20대 시절에 뭐했나 돌아보게 된다"고 격려했다. 동석한, 40대 후반의 한 남성도 "이번 선거에서 임 후보가 안 되는 건 당연하다"며 "하지만 우리 정치의 새로운 희망을 보는 것 같아서 기분 좋다"며 임 후보에게 소주 한 잔을 권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고 술자리가 무르익자 4.11총선과 정치에 대한 솔직하면서도 거친(?) 이야기가 오갔다. 한 술집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임 후보를 보더니 대뜸 "선거 자금 얼마로 시작했느냐"고 물었다. 이어 그는 임 후보와 비슷한 또래인 부산 사상구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의 3000만 원 공약을 얘기했다.

이 남성은 "유권자가 된 이래 30년 동안 민주당만 죽어라 찍었다. 하지만 이번엔 절대 안 찍을 거다"라며 "그렇다고 새누리당을 찍을 수는 없다. 정말 찍을 사람이 없다. 오죽했으면 내 이름 쓰고 내 도장 찍으려고 했겠나"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한 이 남성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이기더라도 근소한 차이로 이길 것이다. 예전과 같은 압승은 없다"고 단언했다.

삼겹살 파는 식당에서 만난 한 40대 남성은 "유권자가 된 이래 계속 민주당만 찍었다. 그런데 이번엔 아니다. 새누리당 찍겠다"며 비장하게 말했다. 술기운 때문에 격앙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엿보였다.

다른 술집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 남성은 임 후보에게 "젊음이 재산이다. 발로 뛰어라. 만에 하나 기적적으로 당선이 되더라도 민주당은 절대 입당하지 말라"고 충고 겸 당부를 했다.

저녁 인사는 극과 극이다. 적극적으로 호감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놓고 무안을 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정작 임 후보를 힘들게 하는 건 문전박대나 욕설이 아니다.

"가장 힘든 건 무관심이에요. 정치에 대한 무관심,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죠. 정치인은 다 똑같다는 말이 가슴 아파요. 물론 저도 출마하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죠. 주위에서도 너무 이른 게 아니냐고 만류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반대로 생각했어요. 젊으니까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밤 11시 30분] 선거사무실... 네티즌 만나는 시간

▲ 사무실에 돌아오는 시간은 대략 밤 11시 반. 다음날 일정을 확인하고,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것으로 일과를 마감한다. 임 후보가 총선에서 희망하는 지지율은 10% 가량. 아직 젊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다고 믿는 임거진 후보.
ⓒ 임거진


다시 사무실이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흘러갔다. 하지만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다. 숙식을 겸하고 있는 선거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컴퓨터를 켠다. 내일 해야 할 일들을 점검하고 검토한 뒤, 블로그에 접속해서 오늘 일과를 정리한다. 네티즌을 만나는 시간이다. 일을 마무리하면 자정이 넘기 일쑤다.

아침 인사가 없는 주말은 평일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 하지만 임 후보는 주말 아침이 힘들다고 했다. 몸이 편할수록 생각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거리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야 비로소 힘이 난다. 내일은 오늘과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될 거라 믿으며 임 후보는 잠을 청한다.


<덧붙이는 글>안소민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