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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42772
    작성자 : 티요
    추천 : 5
    조회수 : 272
    IP : 71.192.***.124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3/05/15 13:11:43
    http://todayhumor.com/?pony_42772 모바일
    [포투리수패왕전] 2화 - 애플잭 #2.


          트와일라잇은 애플잭 불안하게 몇마디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끊임없이 사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뭔가를 적어내려갔다.

          "시장님이 이미 공표하셨거든. 곧 시장 선발 시즌이라면서 말이야. 포니빌에는 더이상 어스포니만 사는 게 아니라면서, 유니콘이든 페가수스든 가장 강한 포니가 다음 시장이 되어 포니빌을 지키게 될 거래."

          "아맞나. 근데 그게 와?"

          옥수수가 얼마나 자랐나 잎을 벗겨보려던 스파이크가 빅 맥킨토시에게 혼나고 두 포니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게 사실은 트와일라잇이 수상... 읍!"

          "자치구에 집정관으로 보내지는 선출방식은 비밀이라서 난 전혀 모르고 있었거든. 그래서 더 알아보려고 그러는 거야."

          트와일라잇은 재빨리 발굽으로 스파이크의 입을 막으며 휙 끌어안았다. 스파이크가 불만어린 시선을 던지자 

          '왜 그래?'

          '쉿, 누가 범인인지는 모르잖아. 비밀은 비밀스럽게 쫓아야 하는 법이야.'

          라는 의미로 눈빛을 교환했다. 스파이크도 대충 뜻을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였지만, 입을 놓아주자 입술이 불퉁 튀어나온 게 삐진 것 같았다.


          "애플잭, 너도 무술을 하고 있니?"

          "다 알고 왔는데 뭘 숨기겠노. 응. 난 밧줄을 무기로 쓴다."

          "좀 보여줄 수 있을까?"

          무술을 하는 사람에게 시범을 보이라는 건 어딜 가나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솔직히 무례한 짓일 수도 있었지만, 사실 남이 수련하는 모습을 몰래 보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고 얘들은 그 정도는 웃어넘길 수 있을 만큼 친한 사이였다. 애플잭이 빅 맥킨토시를 바라보자 빅 맥킨토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다음 옥수수 마차를 끌고 스윗홈의 창고로 들어갔다.


          "그럼 이짜로 와바라. 넓은 데서 보여줘야 제대로 보니까."

          그리고 트와이크가 인도된 곳은 돼지축사 뒤쪽의 나무숲이었다. 아니, 사실은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곳도 그 테두리 뿐, 가운데는 텅 빈 공터였고 어찌나 땅을 다져댔는지 땅바닥이 황토침대마냥 매끈하고 단단했다.

          마치 비밀기지 같았다.

          "여기 숨어서 연습한 거야?"


          애플잭은 어디서 났는지 금방 밧줄을 구해 와서는 꼬리에 묶고 이리저리 휘둘러보기 시작했다.

          "원래 수련은 남들 보라고 하는 게 아닌 법인기라."

          다음 순간, 갑자기 대기가 착 가라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


          트와일라잇은 마법공간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에 빠져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따뜻하다 못해 약간 더울 정도인 평화로운 농장의 공터였던 곳이, 이제는 갑자기 에버프리 숲 한가운데의 팀버울프 사냥터로 돌변한 것만 같았다. 아니다, 그렇게 차가운 분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오빠인 샤이닝 아머의 연병장에서 병사들의 사열식을 보던 때처럼 진지한 느낌이었다.


          타악! 타악!


          애플잭의 꼬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밧줄에 전달하고 있었다. 그 길다란 밧줄을 흔드는데, 한두번 장난스레 털기 시작하마자 밧줄 전체가 공중으로 떠올라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하늘을 나는 뱀이 꿈틀대는 것처럼 밧줄이 허공에 채찍질을 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하늘에서 빠르게 움직일 뿐인데도, 그 격렬한 기세가 공기를 때리는 소리가 마치 나무판을 치는 것만 같았다.


          타다다닷-


          그리고 제자리에서 온몸을 흔들며 밧줄을 휘두르던 애플잭이 갑자기 달음박질을 쳤다. 그에 따라 하늘을 찢던 뱀이 마치 벼락치는 구름처럼 공중을 어지럽게 수놓으며 땅 여기저기를 후려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복잡하게 움직이는데도 애플잭의 밧줄은 마치 몰아치는 태풍이 자기 자신은 찢지 않는 것처럼 꼬이는 일도 엉키는 일도 없이 그렇게 폭주하고 있었다.


          따다다다다다다닥!


          아무도 볼 수 없는 숨겨진 연무장에 벼락의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애플잭 스스로도 흥이 나기 시작했는지 자기도 모르게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예이~하!"


          그리고 밧줄이 더욱 빨라지기 시작했다. 구름처럼 넘실거리던 복잡한 패턴의 기예는 끝났다. 애플잭의 밧줄은 이제 훨씬 단순한 선을 그리며 하늘을 베듯이 찢어발기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날렵한 휘두르기는 차라리 길다란 봉을 휘두르는 거라고 보는 게 나을 정도였다. 아니, 정말로 그렇게 보였다.


          "으응?"


          그리고 애플잭은 최후의 비기를 보여주겠다는 듯 큰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꼬리를 교묘하게 흔들어 밧줄로 붕 소리를 낸 다음, 한입 가득 밧줄을 씹어물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밧줄이 허공에 우뚝 섰다. 이제는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저, 저거!"


          온몸의 힘을 쥐어짜내 당기는 것처럼, 애플잭은 옆을 향해 날아오는 공을 피하듯 몸을 던졌다. 그러자 밧줄의 한가운데가 뚝 꺾이며 애플잭이 달려가는 반대쪽을 향해 전갈의 꼬리처럼 구부러졌고, 이제 땅에 닿으려는 순간 애플잭은 몸을 더 돌려 밧줄을 당기며 아예 허공에서 앞구르기를 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바로 다음 순간 방해가 들어오지만 않았더라면 말이다.


          "애플잭!"

          쉬익!


          화난 듯 굵은 음성과 함께 빨간 무언가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날아들었다. 그 무언가는 애플잭의 얼굴로 빨려들어가듯이 비행했고, 애플잭은 균형을 잃은 채 땅 위에 등을 대고 벌렁 드러누웠다. 그리고 그 위로 애플잭의 밧줄이 힘을 잃고 피시식 바람 빠진 행사인형처럼 가라앉았다.


          "애플잭!"

          이번에 소리친 것은 트와일라잇이었다. 그녀의 눈에는 어느 새 다가온 빅 맥킨토시가 사과를 어마어마한 속도로 밀어차서 애플잭의 얼굴을 맞춘 것처럼 보였고, 애플잭이 크게 다친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 뱀이 똬리를 틀 듯 몸을 덮은 밧줄을 뒤로하고 애플잭이 등을 보이며 튀어나왔다. 그 뒷모습이 약간 지쳐하는 것 같아 트와일라잇은 순간 더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지만, 다음 순간 고개를 홱 돌린 애플잭이 씩 웃으며 말했다.

          "응행호?"

          아마 으땠노?라고 물어보는 것 같았지만 재갈이 물려 있어서 웃기는 발음이 새어나왔다. 그녀는 아직도 밧줄을 물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턱에 물린 밧줄 조금 아랫부분에 아까 빅 맥킨토시가 던진 것으로 보이는 사과가 세 번이나 감긴 채 묶여있는 것을 본 트와일라잇의 입이 턱이 땅에 닿을 정도로 크게 벌어졌다.


          "우와... 대단해! 대단해, 애플잭!"

          스파이크가 박수를 치며 애플잭의 다리에 달라붙었다.

          정말 대단한 기예였다.


          "이만큼 숙련된지는 얼마 안 됐다. 빅맥 오빠야가 잘 안 가르쳐줘가."

          "느 옵빠가 남 앞에서 함부로 절초 보이지 말라 안카드나. 문디 가시나 닌 인제 스미스 할매한테 뒤지따."

          "잉?!"

          빅 맥킨토시가 '느-옵'을 말했을 때 이미 말이 끝난 줄 알았던 트와일라잇은 이렇게 길게 수다를 떠는 빅 맥킨토시의 모습에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두 포니와 스파이크가 다 자신을 바라보자 쑥스러워서 또 얼굴이 붉어졌다.


          "하, 하하, 하... 아냐, 아무것도."



    *       *       *       *       *



          "생각보다 훨씬 수준 높은 결투인가봐. 마치 마법같았어."

          "마법보다 훨씬 멋있었어! 트와일라잇, 너 마지막 그건 못 봤어?"

          "그러게, 대체 그건 어떻게 마무리를 했을 지 정말 궁금하다."

          애플잭이 수련을 마치고 난 다음 빅 맥킨토시도 뭔가 보여주길 바랬지만, 그는 트와일라잇에게 자기 무술을 시범보여주기가 꺼려지는 모양이었다.

          더 이상 무리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트와일라잇은 점심식사에 초대받아 새콤달콤한 사과로 만든 요리들과 맛있는 양배추 삶은 물을 마시며 애플잭에게 이것저것을 더 물어보았다.


          "애플잭도 벌써 여러번 그 대회에 나갔다니 놀랍지."

          "그러게. 그렇게 대단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도 우승한 적이 없다는 게 더 신기해."

          세기면 세기, 빠르기면 빠르기, 게다가 그 속도로 날아오는 사과를 보이지도 않는데 밧줄로 묶어내는 그 정교함은 초포니적인 것이었다.

          애플잭이 처음 그 대회에 참가할 목적으로 수련을 시작하게 된 것은 트릭시의 마법에 당한 직후의 일이었다.

          트릭시에게 당하고 분해서 엉엉 우는 모습을 본 스미스 할머니가 그녀의 승부욕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것이었겠지. 

          "이번 대회에도 나갈 생각인가봐."


          사각사각. 지금까지 알아낸 것들을 노트에 끊임없이 적어내려가던 트와일라잇은 필기를 마치고 만족스럽게 적힌 것들을 훑어보았다.

          "대충이나마 패왕전의 개요에 대해 알아낸 것 같아."

          "그래? 벌써? 나도 알려줘."

          트와일라잇의 등 위에 누워 뽈록 나온 배로 숨을 몰아쉬던 스파이크가 화색을 띠며 몸을 빙글 뒤집어 엎드렸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으니까, 정보가 더 모이면 알려주도록 할게."

          "에이~."

          그러나 알지도 못하는 걸 가르쳐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트와일라잇이 쓴웃음을 짓자 스파이크는 투덜거리며 다시 편하게 드러누웠다.

          "삐지지 마. 어쩌면 다음 번에 만날 포니에게서 새로운 정보를 얻을지도 모르니까."

          "그래? 이번엔 누굴 만나러 갈 건데?"

          "뻔하잖아. 이벤트라면 빠지질 않는 포니."


          초여름의 태양은 여전히 따사롭게 위에서 내리쬐고 있었다. 낮이 길어진 만큼 앞으로도 어두워지려면 많은 시간이 남았을 테지만, 스파이크는 곧 도로롱거리며 귀여운 코골이로 식후의 낮잠에 빠져들었음을 알려왔다.

          트와일라잇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다시 미소를 지으며 타박타박 흙길을 걸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곳이 포니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일까.

    티요의 꼬릿말입니다
    너무 길어서 두개로 잘라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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